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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번 돈 빌린 사기범에게 "왜 내게 사과하느냐" 일갈한 재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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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은 여러 차례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했는데, 진정으로 사과해야 할 대상은 이 사건의 피해자입니다."

퇴직 교사의 노후 자금을 가로챈 사기 사건 피고인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전주지법 형사11부(김상곤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진정으로 사과해야 할 대상은 재판부가 아니라 피해자라고 지적했습니다.

A 씨는 2022년 12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지인인 B 씨에게서 278차례에 걸쳐 모두 14억 원 상당을 빌리고 이를 갚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A 씨는 무분별하게 사채를 쓰다 빚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나자, 어려운 처지를 호소하며 한 번에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씩 돈을 빌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 씨는 '조폭이 와서 저를 데려간대요', '저는 오늘 죽임을 당할 수도 있어요'라고 말하며, 사채를 갚지 못하면 큰일이 난다는 점을 강조해 B 씨를 속였습니다.

B 씨는 40년 넘게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한 뒤 퇴직해 노후 자금을 마련해 둔 상태였고, 과거 같은 학교에서 근무했던 A 씨의 사정을 딱하게 여겨 도움을 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하지만 A 씨는 이미 수억 원을 빌린 뒤에도 집요하게 추가로 돈을 요구했고, B 씨는 신용카드 현금서비스와 장기 카드론, 마이너스 통장까지 동원해 자금을 마련했습니다.


B 씨는 가족 명의로 대출을 받거나 제자에게 어렵게 빌린 돈까지 건네며 A 씨의 새 출발을 기대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A 씨가 돈을 사용한 곳은 내국인 카지노인 강원랜드였습니다.

A 씨는 매달 적게는 3차례, 많게는 9차례씩 왕복 3시간 이상 걸리는 카지노를 찾아가 도박에 돈을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장기간의 사기 행각 끝에 법정에 선 A 씨는 재판 과정에서 16차례나 반성문을 제출하며 선처를 호소했습니다.

반면 피해자인 B 씨와 가족들은 다수의 탄원서를 제출하며 엄벌을 요구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채 때문에 궁지에 몰린 나머지 범죄를 저질렀다며 여러 차례 반성문을 냈다"고 운을 떼고는 "재판장이 사기 피해를 본 게 아닌데 왜 피해자가 아니라 재판부에 사과하느냐"고 일갈했습니다.

또한 "피고인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불법 사채 피해자가 아닌 전형적인 사기꾼의 후안무치한 태도를 보였다"며 "피해자 입장에선 피고인에게 아무리 무거운 처벌을 내려도 부족하다고 느낄 것"이라고 꾸짖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B 씨는 노후 자금을 모두 잃었고, 퇴직 이후 거액의 채무까지 떠안게 됐습니다. 이로 인한 이자만 매달 600만 원을 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 씨는 전체 피해금 14억 원 가운데 지금까지 5천200만 원만 상환한 상태입니다.

A 씨는 1심 판결 이후 형이 지나치게 무겁다며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습니다.

(SBS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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