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 앓던 10대 필리핀 소녀…JYP엔터가 살린 사연은

세브란스병원 수술비 지원
수막척수류 질환 빠른 회복

조안나 양의 어머니가 감사 편지를 읽으면서 울고 있다. [사진 제공 = 세브란스병원]

“치료해주신 세브란스 선생님, 살라맛(감사합니다)!”

필리핀 소녀 조안나 양(10)은 하반신 마비로 부모에게 업혀서 학교에 다녔다. 출생아 1000명 중 1명 이하에서 발생하는 ‘수막척수류’ 때문이었다.

수막척수류는 수막과 척수가 외관상으로 돌출한 질환이다. 가장 흔한 증상으로 하지 마비, 근력 저하, 배설 장애 등이 있다. 출생 직후 뇌와 척수 발달의 기초가 되는 신경관을 봉합하는 수술 등을 진행해야 하지만 경제적 사정이 어려웠던 조안나 양은 시기를 놓쳤다.

게다가 최근 등에 돌출된 척추 신경의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 노출된 신경으로 극심한 통증이 생겨 앉는 것은 물론 똑바로 눕는 것조차 불가능해졌고, 결국 학업을 중단한 채 밤마다 제대로 잠들지 못하며 힘들어 했다.

필리핀 빈민촌에서 사역하다 이런 사정을 알게 된 이정현 선교사(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는 세브란스병원에 문의했고, 병원은 ‘글로벌 세브란스 글로벌 채리티’ 프로그램 대상자로 선정했다. 2011년부터 시작한 글로벌 세브란스 글로벌 채리티는 세브란스병원이 의료 취약국 환자들을 국내로 초청해 수술비 전액을 지원하며 치료하는 프로그램이다.

김동석(앞줄 왼쪽부터) 세브란스병원 소아신경외과 교수와 조안나, 조안나의 어머니, 이정현 선교사 등이 모여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제공 = 세브란스병원]

집도의 소아신경외과 김동석 교수는 조안나 양의 닫히지 않은 신경관 틈을 삐집고 밖으로 돌출된 수막류 주머니를 먼저 손 봤다. 수막류 주머니 안 들어 있는 신경 조직들을 주변 조직들과 분리하고 원래 있어야 할 척추 안쪽으로 넣었다.

특히 외부 자극으로 인한 추가적인 신경 손상과 통증을 방지하고 감염 위험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수술 전에는 등에 돌출된 수막류 주머니 때문에 똑바로 눕는 것조차 불가능했던 조안나 양은 수술 후 빠르게 회복하여 현재는 바른 자세로 잠을 잘 정도로 호전됐다.

김 교수는 “조안나가 고통에서 벗어나 건강한 모습으로 필리핀에 돌아가 일상생활을 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우리가 과거 선교사님들로부터 받은 하나님의 사랑과 숭고한 정신을 해외 환아들에게 되돌려줄 수 있어 뜻깊다”라고 했다.

조안나의 수술 비용 전액은 JYP엔터테인먼트가 후원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앞서 작년 4월 국내외 취약계층 소아·청소년 환자 치료비 지원을 위한 EDM 사회공헌 업무 협약을 연세의료원과 맺고 후원을 이어왔다. 현재까지 누적 기부액은 7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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