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쿠데타 4년 10개월 만에 28일부터 총선

미얀마에서 민주화 지도자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이 이끌던 정부가 쿠데타로 축출된 지 4년 10개월 만에 총선이 치러집니다.

군부가 관리하는 연방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28일 전국 330개 행정구역 중 102곳에서 1차, 내년 1월 11일과 25일 163곳에서 2∼3차 투표를 진행하고, 나머지 65곳은 내전이 격화해, 투표가 진행될지 불확실합니다.

미얀마 연방 의회는 하원 440석, 상원 224석으로, 2008년 군정이 만든 헌법에 따라 의석 25%인 166석은 군 최고사령관이 임명한 현역 군인에게 배정되고, 나머지 498석만 선거로 뽑습니다.

총선이 끝나면 60일 안에 의회 간접선거로 대통령을 선출합니다.

미얀마 군정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최근 "유권자들이 미얀마의 강력한 군대와 협력할 수 있는 후보자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고, 이는 군부가 권력을 계속 유지하려 시도하는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습니다.

정치 전문가들도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총선 이후 대통령이나 군 최고사령관 지위를 유지하며 사실상 권력을 계속 장악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미얀마 민주 진영과 미국 등 서방국은 군정 주도 선거는 군부 통치를 장기화하기 위한 꼼수라며 반대해 왔습니다.

다만, 여전히 내전 중인 미얀마에서 안정된 행정부를 세우려는 목표는 비현실적이고, 민간 정부라는 외피만 씌운 군부가 국제사회에서 많은 지지를 받기는 어렵다고 분석했습니다.

앞서 미얀마 군부는 수치 고문의 민주주의민족동맹이 압승한 2020년 총선을 부정 선거라고 주장하며 이듬해 2월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습니다.

인권 단체 국제엠네스티 보고서에 따르면, 군부는 쿠데타 이후 6천 명 넘게 살해하고 2만 명 넘게 임의로 구금했습니다.

수치 고문은 2022년 군정 법원에서 부패 등 혐의로 징역 33년을 선고받았고, 이후 일부 사면이 이뤄져 형량이 27년으로 다소 줄었습니다.

군정은 수치 고문을 독방에 가두고 변호인 접견도 금지하는 등 외부 접촉을 철저히 차단해 왔습니다.

수치 고문이 1988년 민주화 항쟁 당시 야권 인사들과 창당한 민주주의민족동맹은 2023년 사실상 군정에 의해 해산됐습니다.

YTN 김종욱 (jw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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