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3차전 뒤 눈물 쏟은 김서현 "랜더스 구장이 된 것 같아서…자꾸 그때가 생각났다"

김서현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한화 이글스 마무리 투수 김서현이 2025시즌 막바지 부진에 대한 심경을 털어놨다.

김서현은 25일 한화 공식 유튜브 채널이 공개한 2025시즌 다큐멘터리에 출연했다.

2023년 전체 1순위로 한화의 지명을 받은 김서현은 올해 한화의 마무리 투수 보직을 맡았다.

그는 정규 시즌에서 2승 4패 33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했다. 특히 전반기엔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42경기에서 1승 1패 22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1.55를 작성했다.

하지만 후반기부터 페이스가 급격히 내려오기 시작했다. 김서현의 후반기 성적은 27경기 1승 3패 1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5.68이다.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에선 크게 흔들렸다. 김서현은 SSG 랜더스와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팀이 5-2로 앞선 9회말 마무리 투수로 등판했다. 그러나 현원회, 이율예에게 투런포를 허용하며 패전이 됐고, 타이브레이커가 성사될 기회를 날렸다.

포스트시즌에서도 김서현의 부진은 계속됐다. 삼성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팀이 9-6으로 앞선 상황 등판했지만 선두타자 이재현에게 솔로포를 맞는 등 0.1이닝 3피안타(1피홈런) 2실점을 기록했다. 플레이오프 4차전에선 6회에 올라왔으나 김영웅에게 동점 3점포를 맞으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김서현은 김경문 한화 감독의 믿음 아래 꾸준히 기용됐다. LG 트윈스와 한국시리즈 1차전에 구원 등판해 하나의 아웃카운트를 무실점으로 잡아냈다. 3차전에선 마무리 투수로 나와 1.2이닝 1피안타 1사사구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특히 3차전이 끝난 뒤 김서현이 더그아웃에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됐다. 김서현은 "인터뷰가 있다고 해서 나와 있었다. 아무 생각 없이 야구장을 보고 있었는데, 야구장이 갑자기 랜더스 구장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머릿속에 자꾸 SSG전 그때가 생각나고 계속 안 좋았다 보니까 너무 힘들었다"고 눈물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김서현은 이어진 4차전에서 팀의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지 못했다. 한화는 4차전 선발로 나선 와이스가 7.2이닝 4피안타 3사사구 7탈삼진 1실점 완벽투를 선보이며 8회까지 4-1로 앞서 있었다. 이날 와이스는 117구를 던지는 투혼을 발휘했으나, 한화의 불펜이 4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아내지 못하면서 승리를 놓쳤다.

김서현이 0.2이닝 1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3실점으로 흔들리면서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고, 이어 올라온 박상원도 0.1이닝 3피안타 3실점을 기록하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이후 5차전까지 내준 한화는 결국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김서현은 "와이스가 잘 던졌을 때 제가 완벽하게 막아주지 못했던 적이 몇 번 있다. 그래서 더 미안했다"며 "와이스가 '어차피 너는 우리 팀 마무리인데 미안해하지 말고 자신 있게 네가 할 거 했으면 좋겠다. 잘 던졌으면 좋겠다'고 항상 응원해줬다.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마무리에서 잘할 수 있었던 이유는 팬분들이 많이 응원해 주셨기 때문"이라며 "솔직히 미워하셔도 된다. 마지막까지 좋은 모습 많이 못 보여드렸다"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다만 와이스는 김서현을 탓하지 않았다. 그는 "서현이가 그 경기에서 홈런을 10개를 맞았어도 상관없다. 아직 22살이고 정말 어린 선수인데, 올해 33세이브를 올렸고 올스타에도 뽑혔다. 우리가 한국시리즈에 갈 수 있었던 건 시즌 내내 서현이가 해준 역할 덕분이었다. 그러니까 시즌 막판에 있었던 일들 때문에 내년에 성장할 기회를 스스로 막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김서현을 감쌌다.

[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