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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신간] 길 위에서 기록한 시대의 균열…현대에도 여전한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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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문화원·매월당김시습기념사업회 '김시습 전집' 발간
'매월당 전문가' 심경호 고려대 명예교수 신편신역·주해


'신편신역 김시습 전집'. 심경호 신편신역·주해. 발행처 부여문화원·매월당김시습기념사업회. 5000쪽. 비매품. /매월당김시습기념사업회

'신편신역 김시습 전집'. 심경호 신편신역·주해. 발행처 부여문화원·매월당김시습기념사업회. 5000쪽. 비매품. /매월당김시습기념사업회


[더팩트ㅣ이병욱 기자] 우리나라의 최초 한문 소설 '금오신화'의 작가로 잘 알려진 매월당 김시습(金時習·1435~1493). 그는 조선 전기의 문학·사상·예술을 한 몸에 품은 인물로, 시대의 굴레를 넘어 '영원한 자유인의 초상'으로 추앙된다.

그는 단종을 향한 절의(節義)의 상징인 동시에 소설 '금오신화'를 통해 서사의 가능성을 열었고, 유람의 길 위에서 시대의 균열을 언어로 기록했다고 평가받는다.

물 한 쪽박 찬밥 한 술이라도(水一瓢食簞)// 그저 먹지 말며(切勿素餐)// 한 그릇을 먹었으면(受一飯)// 한 사람의 몫을 하되(使一力)// 모름지기 의로움의 뜻을 알라(須知義適).

김시습이 지은 시 '북명(北銘)'은 그가 공주 계룡산 한 초가에 칩거할 무렵 북쪽 벽에 걸어두고 아침저녁으로 읽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북명'을 좌우명으로 삼고 평생토록 새기고 또 새기면서 선비로서 풍모와 염치를 지켰다.

자유롭게 사유하고 경계를 넘나들며, 끝내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않는 방식으로 조선을 횡단한 삶에서 잉태된 그의 작품은 현대에도 여전히 울림이 있다.

부여문화원과 매월당김시습기념사업회가 최근 '신편신역 김시습 전집'(전 6권)을 공동 발간했다.


책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작품들을 한 데 묶은 것을 뛰어 넘는다. 신편(新編)은 새로 편집하고 바로잡았다는 선언이고, 신역(新譯)은 새로운 번역이라는 의미이다. 또 책 곳곳에는 역자의 해설을 덧붙여 문장과 시대 사이의 간극을 메워준다.

총 6권으로 구성된 이번 전집은 시·문·별집·속집·부록을 한 질로 엮어 김시습의 전모를 조망했다. 2003년 '김시습평전'을 펴내며 '매월당 전문가'로 자리매김한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명예교수가 신편신역·주해했다.

조선 중기 세종대부터 세조대까지 살았던 김시습은 충남 부여군 외산면 천년고찰 무량사에서 입적했다.


1493년 무량사에서 발간된 '법화경' 발문, 불갑사 소장 '수능엄경' 발문, 일본 내각문고에서 확인된 '임천가화' 등은 이번 전집이 '신편신역'이라는 이름을 스스로 증명하는 대표적인 수록 성과다.

김시습의 글을 만나는 일은 과거를 반복하는 일이 아니라 지금을 더 정확히 만드는 일이다.

'신편신역 김시습 전집' 전집은 현재를 진단하는 기준이 된다.


wookle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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