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혁 기자(mijeong@pressian.com)]
"김범석 의장은 도대체 쿠팡을 어떤 기업으로 만들고 싶은 것입니까? 3700만 명의 고객정보 유출 사고에 단 한마디 사과도 없고, 글로벌 기업 CEO라는 핑계로 국회 청문회도 참석하지 않는 기만적 행위를 보이는 김범석은 대한민국 땅에서 40조가 넘는 매출을 올리는 쿠팡의 수장 자격이 있는 것입니까?"(김광석 전국택배노동조합 위원장)
전자상거래 플랫폼 쿠팡이 3700만여 명의 고객정보 유출 사고와 반복되는 택배노동자 과로사에도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은커녕 책임을 회피하기 바쁘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가운데, 전국 택배기사들이 한파를 뚫고 쿠팡 사옥을 찾아가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 겸 CEO는 한국에 와서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은 26일 서울 강남구 쿠팡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망한 쿠팡 택배기사와 관련해 왜곡된 노동관을 보인 김 의장을 비판했다.
앞서 김 의장은 지난 2020년 10월 쿠팡 칠곡물류센터에서 야간 근무 뒤 숨진 고(故) 장덕준 씨와 관련해 "그가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이 남지 않도록 확실히 하라"며 사건을 은폐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그는 장 씨 사망 당시 정보보호 책임자에게 "시간제 노동자가 왜 일을 열심히 했겠냐"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도 알려져 '시간제 노동자에 대한 왜곡된 노동관을 갖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광석 전국택배노동조합 위원장은 "노동자들을 과로로 내모는 로켓배송 시스템은 설계자인 김 의장의 저급한 노동관과 천민자본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는 쿠팡의 모든 임원들에게 하늘처럼 떠받들어야 할 지시 사항이 됐고, 그 속에서 로켓배송은 쿠팡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을 로켓의 연료로 태워버리고 개처럼 뒤게 만드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되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듯이 대한민국 땅에서 국민의 피눈물로 일궈 온 쿠팡 제국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며 "김 의장은 즉시 노동자들을 과로로 내모는 로켓배송 시스템을 전면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26일 서울 강남구 쿠팡CLS 본사 앞에서 전국택배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쿠팡의 과로방지 사회적 합의 미이행 규탄 기자회견 및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날 기자회견에는 부산, 춘천, 일산 등 전국 택배노동자들이 모여 사회적 합의를 통해 세운 과로사 방지 대책을 지키지 않는 쿠팡의 태도를 규탄했다. 앞서 지난 2021년 마련된 1·2차 사회적 합의에는 △택배 분류 전담인력 투입 △택배기사 사회보험료 원청 택배사 부담 △주 60시간·하루 12시간 초과 노동 금지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재훈 택배노조 쿠팡 춘천지회장은 "쿠팡은 국회 청문회에서 분류작업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최근 진행된 사회적 대화에서도 쿠팡은 구체적 대책 없이 시간 끌기로 일관하며 노동자들을 기만하고 있다"라며 "이는 명백한 사회적 합의 위반이며 노동 착취"라고 규탄했다.
또한 "주60시간 넘는 살인적인 과로노동 속에 우리가 바라는 것은 단 한 가지다. 사람이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환경, 퇴근 후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을 수 있는 소박한 일상"이라며 "분류인력 투입을 통해 택배기사들의 실질적인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것만이 반복되는 과로사를 막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송정현 일산지회장은 쿠팡 물품 배송에 사용되는 '프레시백'을 배송기사들이 회수해야 하는 것이 택배기사들의 노동 강도를 높이고 수익을 줄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송 지회장은 "쿠팡이 자랑하는 친환경 프레시백 수거, 늘어나는 합포장 상품배송은 노동자들의 생명과 건강을 갉아먹고 있고 결국 과로사망이 끊이지 않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1월 쿠팡cls 대표가 국회 청문회에서 개선 약속을 했지만 아직도 현장은 바뀐게 없다"라며 "김 의장이 직접 나서서 희생된 노동자들에게 사죄하고 문제를 해결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했다.
김 의장은 대규모 정보유출 사태와 관련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지난 14일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로서 업무가 바쁘다"는 이유로 국회에 불출석을 통보했다.
청문회에는 미국인인 해럴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가 대신 참석했으나, 로저스 대표는 통역 탓을 하며 질의 대부분을 회피했다. 국회는 오는 30일과 31일 쿠팡 청문회를 다시 열 예정이다. 참여 상임위는 과방위와 정무위, 국토교통위,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 기획재정위, 외교통일위 등 6곳이다.
[박상혁 기자(mijeong@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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