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 게티이미지뱅크) |
국내 최고의 트렌드 전문가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올해 대한민국을 “불안과 갈등 속에서 피로감이 극에 달한 ‘토스트 아웃(Toast Out)의 해’였다”라고 표현하며, “역설적으로 더욱 강렬한 재미(도파민)와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노력이 치열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구글 ‘올해의 검색어’로 돌아본 2025년
2025년 한 해 동안 우리의 관심사는 무엇이었을까. 구글이 발표한 ‘올해의 검색어’(전년 대비 검색량이 증가한 키워드를 기준으로 선정)를 통해 살펴보도록 하자. 구글 코리아가 발표한 ‘올해의 검색어’에 따르면 한국 사회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려 했는지를 보여준다.
먼저 생활 지원 제도·경제 정보에 대한 검색이 증가했다. ‘상생페이백’,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의 지원 정책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정치·사회 흐름을 정확히 이해하려는 사용자도 증가했다. ‘2025년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뿐 아니라, ‘파기환송’, ‘파면’ 같은 법률 용어에 대한 검색량도 늘었다.
올해는 국내외에서 굵직한 사건이 이어졌던 만큼, 국제 이슈에 대한 높은 반응도 있었다. ‘찰리 커크 피살 사건’, ‘2025년 경주 APEC 정상회의’ 등 주요 글로벌 이벤트 역시 뉴스 상위권에 오른 것. 디지털 보안·자산 관리에 대한 꾸준한 관심도 이어졌다. ‘유심 교체 방법’, ‘KT 소액 결제 차단 방법’처럼 일상 속 보안·자산 관련 검색 등 디지털 사용이 늘어난 환경에서 스스로 위험을 관리·예방하려는 행동이 일상화됐다.
이 밖에도 K-콘텐츠는 올해도 전 세계의 검색창을 점령했다. 미국 ‘올해의 검색어’에서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영화 부문 1위를 차지했고, ‘소다 팝(Soda Pop)’과 ‘골든(Golden)’은 노래 및 ‘허밍 검색(Hum to Search)’ 카테고리 상위권에 오르며 음악·영상·검색을 넘나드는 인기를 입증했다.
방송인 타일러 라쉬는 “한국의 검색어는 ‘극현실 생존법’과 ‘확실한 도파민’이 공존한다”고 말하며, 이어 “(2025년은)현실은 똑똑하게 버티고, 즐거움은 확실하게 챙기는 ‘한국스러운 스마트한 에너지 배분’이 돋보인 한 해였다”고 설명했다.
올해의 검색어 2025 |
새 정부가 인공지능(AI)·방위산업 중심의 성장동력 창출, 민생 경제와 외교 정상화에 주력한 결과 코스피는 사상 첫 4000선을 넘어섰고,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도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올 1월 취임 후 ‘미(美)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글로벌 관세 전쟁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APEC에서 만난 이재명 대통령은 상호관세를 15%로 낮추는 대신 3,500억 달러의 대미투자를 약속하며 최종 합의를 이끌어내고, 핵추진잠수함 건조 승인까지 얻어냈다.
유심칩 관련 안내가 붙은 이동통신 매장(사진 매일경제 한주형 기자, 매경DB) |
누리꾼들이 2025년을 ‘개인정보 유출의 해’, ‘해킹의 해’라고 지칭할 정도로, 올해는 국내 이동통신 3사과 대형 유통사의 잇따른 해킹 사태로 인해 대한민국의 보안에 빨간 불이 켜졌다. 지난 4월 가입자들의 유심(USIM) 관련 정보가 유출된 SK텔레콤(이하 SKT). 이후 SKT는 전 가입자 대상 유심 무료 교체, 보안 강화, 가입 해지 위약금 면제 등으로 수습에 나섰다. KT의 경우 지난 8월 불법 소형 기지국에 접속한 2만여 명의 가입자 식별번호, 단말기 식별변호 및 전화번호가 유출됐다. 또 지난 12월 초에는 LG유플러스 인공지능(AI) 통화 앱 ‘익시오(iXi-O)’에서 일부 이용자의 통화 정보가 다른 이용자에게 노출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올해 대형 유통사 및 플랫폼에서 개인정보 유출이 확인돼 개인정보 보호가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다. GS리테일, 듀오, 알바몬, YES24, 롯데카드, 넷마블뿐만 아니라 특히 지난달 쿠팡의 경우 고객 계정 3,370만 개가 노출되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벌어져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유튜브 채널 ‘핑계고’ 유재석(사진 유튜브 채널 ‘뜬뜬’ 제공, 매경DB) |
올 한 해 가장 활약한 예능방송인·코미디언 1위는 유재석(48.2%)으로, 14년 연속 1위에 올랐다(한국갤럽, 11월 11~28일 전국(제주 제외) 만 13세 이상 1,700명 조사). 2018년 ‘유재석-박나래-강호동’ 삼파전에서 2019년 이후 다시 유재석 독주 체재로, 이수지(5위)·장도연(10위)이 10위권에 첫 진입한 것도 돋보인다. 5위에 오른 이수지(9.5%)는 ’SNL코리아’에서 ‘인간 복사기’로 불릴 만큼 탁월한 성대모사와 닮은꼴 연기를 선보였다.
또한 2024년 12월부터 운영 중인 자신의 유튜브 채널 ‘핫이슈지’를 통해 각종 사회 현상과 인물을 패러디해 화제 몰이 중이다. 무해한 웃음과 친화력이 특기인 ‘한국의 오프라 윈프리’ 장도연(3.5%)은 작년 11위에서 10위로 올라왔다.
사진출처 손흥민 인스타그램(@hm_son7) |
올해를 빛낸 스포츠선수 1위는 손흥민이 76%의 압도적 지지로 9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강팀 토트넘 홋스퍼에서 핵심 멤버로 10년간 활약한 손흥민은 올해 8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로스앤젤레스 FC)로 이적했다.
한편 올해 말레이시아 오픈부터 프랑스 오픈까지 단일 시즌 10승, 남녀 단식 선수 통틀어 한 시즌 역대 최고 승률(94.4%)을 올린 배드민턴 여자 단식 안세영(삼성생명, 12.2%)은 3위, 올해 현역 은퇴 후 예능 프로그램 ‘신인감독 김연경’(MBC) 등을 통해 활동 폭을 넓히고 있는 ‘배구 황제’ 김연경(6.3%)이 5위를 차지했다.
유튜브 2025 트렌드 리포트 한국, 유튜브 추성훈 채널 ‘추성훈 ChooSungHoon’ 화면 갈무리 |
유튜브 오피셜 블로그 팀이 작성한 ‘연말 결산 리스트로 돌아본 2025년 한국 유튜브 트렌드’에 따르면 한국 최고 크리에이터 중 1위는 MMA 파이터 추성훈이 차지했다. 소탈하고 친근한 성격으로 자신의 삶을 가감 없이 보여준 그의 콘텐츠 채널 ‘추성훈’ 중, 올해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은 ‘야노시호 집에 셋방살이하는 추성훈’이다. 자신의 집을 여과 없이 공개한 ‘집들이 영상’으로, 1,0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미쉐린 스타 셰프 안성재 역시 진솔한 매력으로 최고 크리에이터 6위에 올랐다. 넷플릭스 프로그램 ‘흑백요리사’를 통해 날카로운 심사위원의 모습을 보여줬던 그는 자신의 채널(‘셰프 안성재’)에선 인간적인 면모로 셀럽 및 동료 셰프와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요리 콘텐츠부터 재료 탐방, 맛집, 냉장고 공개 등 다양한 영역을 선보였다.
사진출처 이수지 인스타그램(@comediansuji) |
올해 유튜브에선 세밀하게 만들어진 허구적 ‘페르소나’를 테마로 한 콘텐츠들이 시청자들의 깊은 공감과 몰입을 끌어냈다. 2025년 최고 크리에이터 2위 자리에는 코미디언 이수지의 채널 ‘핫이슈지’가 올랐다. 이수지는 라이브스트림에서 제품을 홍보하는 인플루언서, 자녀 교육에 집착하는 부유층 엄마 등 현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양한 페르소나를 연기하며 시청자들의 몰입감을 자아냈다.
최고 크리에이터 7위에 오른 ‘정서불안 김햄찌’는 AI 기술을 활용하여 탄생한 페르소나 캐릭터다. 공감 가는 직장 생활 에피소드와 일상적인 이야기에, 크리에이터 본인의 목소리로 내레이션하여 인간적인 연결점을 만든 것이 특징이다.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
올해 가장 반응이 뜨거웠던 트렌드 키워드는 바로 ‘AI(인공지능) 검색’이었다. AI 기반 리서치 기업 오픈서베이는 지난 15일 자사 블로그에 ‘대한민국 트렌드 연말결산’을 발표하며, 올해 발행된 리포트 중 독자들에게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은 주제가 ‘AI 검색’이었다고 발표했다.
독자들이 이 주제를 1위로 꼽은 주된 이유는 ‘높은 실무 활용도’에 있다. 이는 AI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단순한 기술 학습 차원을 넘어, 실제 업무와 생활에 적용하는 구체적 활용 단계로 진입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한국인의 경우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AI 테스트베드로, ChatGPT 사용 경험률은 50.9%에 달했으며, 이는 미국(29.0%)이나 일본(14.8%)보다 월등하게 높은 수치다.
인공지능 트렌드 중에서도 ‘AI 에이전트’가 특히 부상했다. AI 에이전트는 ‘생성형 AI’의 다음 단계로, 실시간 학습 능력을 가지고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다. 기업 업무에서 AI 에이전트가 확대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사용자에 더욱더 맞춤화된 방식으로 개별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킬 것으로 보인다.
얼박사(사진 GS리테일) |
구글이 발표한 ‘올해의 키워드-생활 밀착형 검색’ 중 인기 바이럴 제품군은 ‘찾아보는 재미’와 결합된 소비 패턴이 돋보였다. ‘크보KBO빵’, ‘삼양1963(우지라면)’, ‘두바이 초콜릿’ 등과 같이 온라인에서의 화제성과 희소성이 결합된 제품을 직접 사먹어 보고 싶은 심리를 자극한 것.
편의점 GS25에서는 2025년 한 해 동안 메가히트를 친 상품을 선정했다. 그 결과 1위는 ‘얼박사’, 2위는 ‘안성재 소비뇽레몬블랑하이볼’, 3위는 ‘서울우유 우유크림모찌롤’이 차지했다. 지난 6월 출시한 ‘얼박사’는 GS25가 박카스와 사이다, 얼음컵의 높은 병매 패턴을 파악하고, 이를 하나의 상품으로 출시한 것이다. 최근 누적 매출 130억 원을 돌파, 3개월 연속 음료 매출 1위를 기록하며 메가 히트작으로 자리 잡았다.
GS25에서 출시한 소비뇽레몬블랑하이볼(500ml) 상품(사진 GS리테일) |
지난 7월 출시한 ‘안성재 소비뇽레몬블랑하이볼’은 뉴질랜드 말보로 소비뇽 블랑 베이스에 생레몬을 더한 제품으로 출시 4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60만 개를 돌파했다. 3위에 오른 크림모찌롤 등 ‘서울우유 디저트 시리즈’는 올해를 대표하는 히트 상품으로 꼽힌다.
GS25는 지난 5월 ‘서울우유 우유크림빵’을 시작으로 커피·초코·말차·딸기 등 다채로운 플레이버를 선보이며 취급 상품수(SKU)를 14개까지 확장했는데, 크림빵은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 600만 개를 돌파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Maybe Happy Ending’ 공연 사진 (사진 NHN링크), (좌로부터)박천휴 작가, 윌 애러슨 작곡가 (사진 NHN)(매경DB) |
미국의 대표적 대중문화상이자 공연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상에서 한국 창작진이 주축이 된 뮤지컬 ‘Maybe Happy Ending’(한국명 ‘어쩌면 해피엔딩’)이 큰 성과를 거뒀다.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Maybe Happy Ending’은 총 10개 부문 후보에 올랐고, 극본상·음악상(작사·작곡상)·무대디자인상·연출상·남우주연상·작품상 등 총 6개 부문을 수상하며 한국 창작 뮤지컬의 저력을 입증한 것. 특히 박천휴 작가는 극본상과 음악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한국인 최초 토니상 수상자라는 영예를 얻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2040년대 서울을 배경으로 두 로봇(헬퍼봇)의 이야기를 다는 작품으로, 올해 한국 초연 10주년을 맞아 지난 10월부터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 중이다(오는 2026년 1월 25일까지). 이번 토니상 수상으로 한국 콘텐츠는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에미상 수상에 이어 미국 4대 시상식 중 세 부문을 석권하는 성과를 이루게 되었다.
[APT.(ROSÉ & Bruno Mars)] 앨범 표지 (사진 더블랙레이블) |
2025년에도 K-팝의 인기는 전 세계적으로 뻗어갔다. 오디오·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Spotify)가 전 세계 리스너들의 한 해 청취 경험을 돌아보는 ‘Wrapped(랩드) 연말결산’ 캠페인을 발표했다.
그 결과 △올해 글로벌 최다 스트리밍 K-팝 아티스트 1위는 방탄소년단(BTS)이 4년 연속 차지하며, 변함 없는 글로벌 위상을 증명했다. 스트레이키즈(2위), 제니(3위), 로제(4위), 올해 글로벌 돌풍을 일으킨 헌트릭스(5위)가 그 뒤를 이었다.
△글로벌 최다 스트리밍된 K-팝 음원은 장르를 넘나드는 협업으로 전 세계 대중에게 폭넓은 사랑을 받은 로제와 브루노 마스(Bruno Mars)가 함께한 ‘APT.’가 차지했다.
이어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 가운데 헌트릭스의 ‘Golden’, 지민의 ‘Who’, 진의 ‘Don’t Say You Love Me’, 제니의 ‘like JENNIE’가 2~5위에 이름을 올렸다.
빌보드 편집진이 ‘올해 최고의 노래’ 1위로 꼽은 ‘Golden’ 외에도 케데헌의 대표 OST 수록곡들이 ‘톱10’ 순위권에 안착하며, 한국형 스토리텔링이 글로벌 팝 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음을 증명했다. △2025년 글로벌 최다 스트리밍 아티스트는 배드 버니(Bad Bunny)가 차지, 통산 네 번째 1위를 기록했다. △2025년 글로벌 최다 스트리밍 음원은 레이디 가가(Lady Gaga)와 브루노 마스의 ‘Die With A Smile’이 차지했다.
2025년 노래방 인기차트 (사진 TJ미디어) |
TJ미디어가 2025년 1월 1일부터 12월 7일까지 TJ반주기에서 집계된 연주 데이터를 기반으로 ‘2025년 노래방 인기차트’를 발표했다. 그 결과 올해 가장 많이 불린 곡은 우즈(WOODZ, 조승연)의 ‘드라우닝(Drowning)’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황가람 ‘나는 반딧불’, 조째즈 ‘모르시나요’가 각각 2, 3위에 오르며 남성 솔로 가수의 감성 발라드 장르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2025년에 새롭게 노래방에 수록된 곡만 별도 집계한 차트에서는 글로벌 흥행작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OST가 강세를 보였다.
‘골든(Golden)’이 3위, ‘소다 팝(Soda pop)’이 10위를 기록하며 노래방에서도 높은 인기를 입증했다. 이 밖에 5위는 일본 곡 츠키(tuki.)의 ‘만찬가(晩餐歌)’, 6위는 보이넥스트도어(BOYNEXTDOOR)의 ‘오늘만 I LOVE YOU’, 8위는 아이브(IVE)의 ‘REBEL HEART’가 차지하며 OST부터 일본 음악, 아이돌 곡 등 다양한 장르가 폭넓게 사랑 받았다.
배우 이순재 (사진 매일경제 김재훈 기자, 매경DB) |
2025년 한 해는 원로 거장들의 별세라는 슬픈 소식이 자주 들려왔다.
지난 11월에는 이순재 배우가 향년 91세로 별세했다. 이순재는 1960년 KBS 1기 탤런트 출신으로, 지난해까지 국내 최고령 현역 배우로 활동했다. 올해 1월 ‘2024 K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순재 배우는 “언젠가는 기회가 한 번 오겠지 하고 늘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연기자는 연기로 평가해야지 인기나 다른 조건으로 평가하면 안됩니다. 늦은 시간까지 이 자리까지 와서 이렇게 격려해 주신 시청자 여러분, 또 집안에서 보고 계신 시청자 여러분. 정말 평생 동안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소감을 전해 먹먹함을 남겼다.
트로트계의 큰 형님 송대관은 지난 2월 7일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 가요계를 슬픔으로 물들였고, 지난 9월 코미디계의 대부 코미디언 전유성의 별세 소식도 전해졌다. ‘춘희’, ‘장희빈’ ‘토지’ 등에 출연하며 1960년대 한국 영화 르네상스의 주역이자, 일평생 한국 영화 발전에 힘쓴 ‘한국의 엘리자베스 테일러’ 배우 김지미도 지난 12월 향년 85세로 우리의 곁을 떠나며 연예계를 비롯, 대중들에게 슬픔을 안겨주었다.
한편 지난해부터 분 ‘한강 열풍’은 올해도 이어져, 『소년이 온다』는 교보문고와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1위로 2024년, 2025년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한강 열풍’에서 이어진 ‘한국 문학의 인기’도 2025년 출판계를 관통했다. 예스24 2025년 종합 10위권 내 한국 소설이 3권이나 포함됐으며, 알라딘 올해의 책 1~4위도 『혼모노』(1위)를 비롯, 김금희의 『첫 여름, 완주』(2위), 김애란의 『안녕이라 그랬어』(3위), 4위에는 구병모의 『절창』(4위) 등 모두 한국 소설이었다.
(왼쪽부터)예스24가 꼽은 2025년 출판계 트렌드, 2025년 독자 선정 알라딘 ‘올해의 책’ |
올해 사회정치적 상황을 대변하듯 ‘사회정치서’도 약진했다. 지난 4월 출간된 이재명 제21대 대통령의 『결국 국민이 합니다』는 예스 24 2025년 상반기 도서 판매 1위와, 독자가 뽑은 ‘올해의 책’ 1위에도 올랐다. ‘ETF(상장지수펀드)’ 도서 판매량은 전년 대비 109.6%, ‘AI·인공지능’ 도서 판매량도 전년 대비 40.5% 상승했다.
손으로 직접 글귀를 되새기는 ‘필사’ 책이 작년 대비 64.7% 증가하며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고, 인기 애니메이션의 잇따른 흥행으로 원작 만화 붐이 일며 ‘만화/라이트노벨’ 분야는 올해 12.2% 증가했다. 9월 개봉한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의 원작 만화 『체인소 맨』 시리즈도 전년 대비 20.8배의 판매고를 올렸다.
인기 인플루언서 및 유튜버, 연예인, 유명 작가 등 ‘저자 파워’를 가진 도서가 인기를 끌며 예스24 가정살림 분야에서는 『류수영의 평생 레시피』가 1위에 올랐다.
「타임지」 커버를 장식한 헌트릭스 (ⓒIllustration by Sony Pictures Imageworks for TIME; Simon Baek and Mingjue Helen Chen; Scott Watanabe; Netflix) |
공개 3개월 만에 3억 2,500만 뷰를 돌파, 93개국 톱10에 오르며 올 한 해를 뜨겁게 뒤흔든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는 최근 ‘2025년 올해의 혁신적 작품(Breakthrough of the Year)’으로 미(美) 「타임」(12월 29일자)지 커버를 장식했다.
“2013년 겨울왕국 이후 이렇게 우리 삶 곳곳에 스며든 애니메이션은 없었다”고 분석한 기사는 넷플릭스 영화 부문 댄 린(Dan Lin) 회장이 ‘케데헌’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문화 속으로 파고들었는가?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있는가? 라이브 경험을 원하나? 속편을 원하나? 코스튬을 사고 싶어 하나?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은 ‘예’였다”고 전하고 있다.
걸그룹 헌트릭스와 매기 강 감독 등은 지난 10일 美 「포브스」 ‘여성파워 100인’에 선정됐다. ‘케데헌’은 내달 11일 열리는 ‘제8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최우수 오리지널송(주제가상) 등 3개 부문, 그래미에도 3개 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OTT로 관객을 떠나 보낸 극장가는 그야말로 침체일로다. ‘파묘’ ‘범죄도시4’ 등 천만 영화가 탄생했던 작년에 비해 썰렁했던 올해 극장가는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이나 박찬욱 감독의 ‘어쩔 수가 없다’ 등의 화제작들도 구하지 못했다. 조정석 주연의 ‘좀비딸’과 하반기 개봉했던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정도가 관객수 560만을 넘겼고 특히 귀멸의 칼날은 올해 극장 매출액 1위에 올랐다.
(사진 스카이스캐너 제공) |
스카이스캐너 여행 전문가 제시카 민(Jessica Min)은 “2025년 한 해 동안 단연 가장 강세를 보인 곳은 후쿠오카, 제주, 도쿄 등 비행시간 3시간 이내의 근거리 여행지”라고 밝혔다. 2025년 한국인 여행객의 인기 여행 도시 순위에서 1위의 ‘어디든지’에 이어 후쿠오카가 2위(13.2%)로 상위권을 지켰다. 4위 도쿄, 5위 오사카에 이어 방콕, 다낭과 나트랑, 타이베이와 삿포로가 뒤를 이었다.
스카이스캐너 제공 |
2025 여행업계는 로컬의 색다른 매력을 경험하는 ‘로코노미(Local+Economy)’ 트렌드가 돋보였다. KPR 디지털커뮤니케이션연구소는 지난 12월 16일 소셜 빅데이터 4만여 건을 분석한 결과 “특정 시기·지역에서만 느낄 수 있는 차별화된 경험과 지역·기업·소비자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로코노미’ 트렌드가 자연스레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로코노미’ 관련 언급량은 가을철 축제와 맞물려 1월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는데 이에 대해 KPR은 “MZ세대의 경험소비 및 로컬힙(Local Hip) 트렌드에 힘입어 스타벅스의 고흥 유자민트티 등 ‘지역 특산물 활용한 식음료’, 김천시 ‘김밥 축제’와 구미시 ‘라면 축제’ 등 로컬 축제의 인기가 꾸준히 증가했다”고 밝혔다.
2025 호텔 룸 인사이트 인포그래픽(호텔스닷컴 제공) |
기술과 편안함을 합친 ‘컴포트테크(ComfortTech)’가 올해 호텔업계 키워드로 등장했다. 호텔스닷컴은 “날씨 및 뉴스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 거울과 음식 인식 기반 욕조 물 채움 기능, 안면 인식 체크인과 AI 기반 컨시어지 로봇 등을 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컴포트테크, 그중에서도 가장 스마트해지는 공간, 욕실
객실 공간 중에서도 욕실은 가장 빠르게 기술이 발전하는 영역으로 꼽힌다. 그랜드 하얏트 제주나 노르웨이 오슬로에 위치한 더 시프 호텔, 중국 항저우의 플라이주 호텔은 안면 인식을 통한 체크인을 진행하고 있다. 프랑스에 위치한 캄파니르 스마트 린 에스트 호텔은 유럽 최초의 완전 디지털 호텔로 투숙객이 스마트폰으로 조명·온도·엔터테인먼트를 제어한다.
(좌로부터)그랜드 하얏트 제주, 더 시프 호텔(노르웨이), 플라이주 호텔(중국 항저우)은 안면 인식 체크인을 진행 중이다(이미지 제공 호텔스닷컴). |
[호텔 욕실의 대표적인 컴포트테크 기능]
▣날씨 및 뉴스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 거울
▣디지털 수온 조절 장치 및 모션 센서 수도꼭지
▣물 사용량에 따라 색이 변하는 스마트 샤워기
▣스마트 비데
▣음성 인식 기반 욕조 물 채움 기능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높이 조절 욕조 등 접근성 강화 기능
[글 시티라이프부 박찬은 기자 park.chaneun@mk.co.kr, 이승연 기자 lee.seungyeon@mk.co.kr]
[사진 및 일러스트 매경DB, 각 브랜드, 게티이미지뱅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11호(25.12.3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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