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종택 주간 |
'회남자'는 일찍이 이렇게 경책했다. "지금 나무를 심는 사람이 깨끗한 물을 대주며, 비옥한 흙으로 북돋워 준다. 하지만 한 사람이 기르고 열 사람이 그것을 뽑아버린다면 말할 필요도 없게 될 것이다. 하물며 온 나라가 함께 그것을 베어버린다면 어찌 되겠는가."
인간이 자연을 해친다는 경고였다. 회남자의 2000년 전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킬리만자로(Kilimanjaro)'는 1860년 채택된 스페인어와 영어, 프랑스어 표기로 현지 사람들은 다르게 부른다. 마아(Maa)어로는 '올 도이뇨 오이보르(Ol Doinyo Oibor)', 그 의미는 '하얀 산'이다. 스와힐리어로는 '킬리 은자로(Kilima Njaro)' 즉, '빛나는 언덕'이란 뜻이다. 요한 루트비히 크라프 같은 19세기 탐험가들에게 이 산은 '화려한 산' 또는 '빛나는 산'과 동의어였다.
이 신비한 자연보물이 심각한 환경 문제에 직면해 있다. 기후변화로 가뭄이 반복되면서 만년설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산의 경사면에서는 인간의 활동으로 자연 서식지가 망가지고 있다. 과학 저널 '플로스 원(PLOS ONE)'이 지난 10월 2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11년에서 2022년 사이, 킬리만자로 산의 자연 식물종 75%가 사라졌다. 이 기간 인구밀도는 평방킬로미터당 약 30명에서 430명으로 증가했다. 인구증가는 장작 채취, 방목, 벽돌 제" 등 생태계를 파괴하고 이러한 활동으로 인해 토지 갈등은 심화된다.
이처럼 인간이 자초한 환경 파괴는 재앙을 몰고 온다.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198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킬리만자로 산의 빙하가 녹아내림으로써 탄자니아와 케냐의 200만 주민에게 즉각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라고 밝히고, "국제사회는 이 생명줄 같은 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현지 당국과 주민들을 지원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2040년까지 완전히 사라질지 모르는 킬리만자로의 눈과 점점 더 빈번해지는 가뭄은 탄자니아와 케냐의 물 공급과 생태계를 심히 위협하고 있다. 그렇다. 인류가 고도의 문명을 누리는 대가가 비싸다. 인간의 자원 낭비로 지구 환경에 과부하가 걸려 지구촌 곳곳이 이상 징후를 보이고 있다. 지구의 신음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유럽 100년 만의 대홍수' '아프리카 30년 가뭄' '캘리포니아 초대형 산불' '일본 제2 쓰나미 공포'∼.
최근 보도된 기상이변들이다. 문제는 자연의 대공습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이다. 금세기 안에 가공할 재앙의 서곡이 준비돼 있다는 예측이 적잖기 때문이다. 얼마 전 공개된 '펜타곤 비밀 보고서'는 충격적이다.
가까운 장래인 2030년 안에 극지의 빙하가 녹아 대양으로 흘러들어 해류 순환 시스템이 붕괴될 경우의 농업 타격, 네덜란드 헤이그 등 저지대 침수, 메콩강·도나우강 등 국제 하천을 둘러싼 물 분쟁 등을 시뮬레이션으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한반도의 고온 건"해진 이상기후를 들 수 있다.
인간의 무분별한 자연 개입과 자연 파괴는 이상기후로 인한 대형 산불 및 집중 폭우 등 재난성 기후변화 야기로 이어진다, 더 나아가 자연 파괴는 경제성장을 위한 삼림 개발에서부터 야생동물 밀거래와 취식, 공장형 축산업 성행, 항생제의 남용, 유전자 변형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변형된 질병은 무분별한 산림 파괴와 몬도가네 식 야생동물 식용 등에 따른 인류에 대한 자연의 역습이다.
'녹색 세계사'의 저자요, 빅 히스토리의 개척자라고 평가받는 저명한 역사학자인 클라이브 폰팅 교수(영국 스완지 대학)는 "거의 1만년을 동물과 가까이 하며 살아온 사람들은 개와는 65종의 병을, 소와는 50종, 양과 염소와는 46종, 돼지와는 42종, 말과는 35종, 가금류와는 26종의 병을 공유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의 수의학자이자 언론학 교수인 마크 제롬 월터스는 저서 '에코데믹, 새로운 전염병이 몰려온다'에서, 지난 1970년대 이후 등장하는 인간의 신종 질병 75%가 야생동물이나 가축에서 전파된 것이므로 인간이 이러한 병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간과 다른 종 사이의 경계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인간의 자연에 대한 과도한 개입과 파괴로 자연 생태계 균형이 무너지면서 다른 동물들도 심각한 병을 얻어 죽어간다는 것이다.
이 공포에서 벗어나려면, 자연을 파괴·교란하는 인간의 생활·생산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지구는 인간만의 '삶터'가 아니다. 무수한 동식물을 비'한 자연이 공존하는 '우주의 작은 푸른 별'이다. 인간이 자연과 공동체 의식이 회복하는 길만이 대재앙을 막는 유일한 대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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