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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ICT·산업 10대뉴스] 'AI 혁신' 그리고 '해킹'…이재명 정부, 시험대로

디지털데일리 채성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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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편집국 종합] 2025년 대한민국의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은 그야말로 변곡점의 한복판에 서 있었다. 정치·산업·기술·문화가 복합적으로 얽히며 새로운 성장 프레임을 제시한 동시에 '디지털 주권'과 'AI 전환(AX)'이라는 거대 과제가 사회 전반을 관통했다. 변화는 '예고'가 아니라 '현실'로 다가왔고 혁신과 불안·기회와 위기가 동시에 몰아친 한 해였다.

그 시작은 정치에서 비롯됐다. 지난 6월 치러진 조기대선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으로 출발한 새 정부는 '디지털 경제 대전환'을 내걸며 산업구조 개편의 기치를 높이 올렸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디지털 인프라 확충을 핵심 성장축으로 삼은 만큼 정부의 주도적 ICT 전략이 다시금 전면에 부상하면서 민·관 협력의 새 판이 짜여졌다.

경제와 산업 현장에서는 변화의 파장이 거셌다. 국내 증시는 사상 첫 4000포인트를 돌파하며 성장 기대감이 폭발했지만 한편에선 SK텔레콤·KT·롯데카드·쿠팡 등 주요 기업들의 연쇄 보안사고로 디지털 신뢰 위기가 불거졌다. 기술 확장 속도만큼 보안과 데이터 보호가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대외적으로는 한·미 '팩트시트' 체결로 기술동맹의 새 지평이 열렸다. 동시에 생성형 AI의 확산은 고대역폭메모리(HBM)·D램 시장에 호황을 일으켰다. 또한 '깐부치킨'에서 성사된 현대차·삼성·엔비디아 간 'AI 동맹'은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장 도입으로 이어지며 한국 AI 생태계를 넓히는 계기를 만들었다.




방송통신위원회 폐지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 출범으로 정책 체계가 재편되고 K-컬처 부문에선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신드롬'이 전 세계를 휩쓸었다. 그러나 AI 기본법 제정을 둘러싼 '규제 vs 진흥' 논의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기술혁신의 열기와 제도적 균형, 그리고 디지털 주권을 둘러싼 논의가 공존한 한 해 대한민국은 ‘디지털 패권 시대’의 문턱 앞에 서 있었다.

<디지털데일리>는 올해 우리 ICT산업에 의미와 과제를 던져준 사안을 중심으로 각 분야별 전문가 및 전문기자 의견을 취합해 '2025년 ICT·산업 10대 뉴스'를 다음과 같이 선정했다. 순서는 ▲이재명 대통령 당선…디지털·경제 공약이 표심 가르다 ▲주가 사상 첫 4000 돌파...금융투자업계, 성장 기대감 폭발 ▲SKT·KT·롯데카드·쿠팡까지 '도미노 보안사고'에 쓰러진 한국 ▲한미 팩트시트 확정, ‘마스가(MASGA)’가 핵잠 빗장 열었다 ▲AI가 불러 온 HBM·D램 훈풍…소비 시장 수급난 심화 ▲APEC 정상회의 성공 개최…AI·디지털 전략으로 한국 존재감 부각 ▲깐부치킨서 시작된 'AI 동맹'…정의선·이재용·젠슨 황, GPU 26만장 현실로 ▲"케데헌 신드롬"…K-드라마·컬처 글로벌 열풍 지속 ▲방통위 폐지하고 방미통위 출범…OTT는 ‘남은 퍼즐’ ▲규제 vs 진흥…한국 AI 기본법 제정 '동상이몽' 순으로 정리했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디지털·경제 공약이 표심 가르다=12·3 계엄 사태의 충격은 대선 국면까지 이어져 표심의 흐름을 크게 바꿨다. 민주주의 위기를 겪은 유권자들은 선택 기준을 '안정'과 '실질 정책'으로 옮겼고, 이는 이재명 대통령의 승리로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AI 민생 프로젝트, 데이터센터 규제 개선, 플랫폼 공정화 등 디지털·경제 공약을 앞세워 청년층과 수도권 지지를 모았다. 새 정부는 AI 규제 정비와 디지털 산업 구조 개편이라는 과제를 안고 출범했다. 계엄 사태를 겪은 사회는 대선을 통해 '생활과 기술 중심의 국정 운영'이라는 새로운 방향성을 선택했다.




◆주가 사상 첫 4000 돌파...금융투자업계, 성장 기대감 폭발=코스피가 전고점인 3316을 넘어 4226에 도달하며 '역대급' 랠리를 펼치고 있다. 미국발 관세 여파로 올해 4월 코스피가 2284까지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2배 가까이 성장한 셈이다. 더불어 정부는 '코스닥 3000'을 연일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 금융투자업계 내에서는 코스피 5000과 코스닥 3000이 이재명 대통령 임기 내 실현될 가능성에 기대감이 모인다. 정부는 이를 위해 AI·바이오·콘텐츠·방산·에너지·첨단 제조 등 6대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개편한다. 아울러 종합금융투자사업자를 통해 모험자본 공급을 활성화함으로써 자본 시장 활성화를 이룩하겠다는 계획이다.




◆SKT·KT·롯데카드·쿠팡까지 '도미노 보안사고'에 쓰러진 한국=올해 한국은 연이은 보안사고로 큰 혼란을 겪었다. 1월 GS리테일은 크리덴셜 스터핑 공격으로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알리며 첫 사례로 주목받았다. 이후 SK텔레콤은 BPF도어 공격으로 약 2500만명 규모의 유심 정보가 유출됐고 KT는 무단 소액결제, LG유플러스는 AI 서비스 ‘익시오’ 통화 내용 유출 사고를 냈다. 통신 3사 모두 보안 취약점이 드러난 셈이다.

사고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6월 예스24는 랜섬웨어로 서비스가 중단됐고, 8월 롯데카드는 해킹으로 고객 정보를 유출했다. 11월에는 업비트 가상자산 해킹과 쿠팡의 3000만건 이상 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랐다. 공공부문에서도 온나라시스템 침해가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민관 전반의 보안 투자와 인식 부족이 사고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한미 팩트시트 확정, ‘마스가(MASGA)’가 핵잠 빗장 열었다=한미 양국이 ‘안보·경제 협력 팩트시트’를 최종 확정하면서 대한민국의 숙원인 원자력 추진 잠수함(SSN) 보유가 현실화됐다. 닫혀 있던 미국의 ‘핵잠 빗장’을 연 결정적 열쇠는 한국 조선업계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였다.

미국은 자국 조선업 재건을 위해 한국이 제안한 1500억달러 규모의 조선·해운 투자를 수용했고 그 상응 조치로 한국의 핵잠 건조 승인과 핵연료 공급 지원을 명문화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실리주의와 한국의 기술력이 맞교환된 ‘빅딜’이다. 팩트시트 발효로 한국은 원자력 협정의 제약을 넘어 독자적 핵잠 건조와 운용을 위한 전략적 토대를 완비하게 됐다.




◆AI가 불러 온 HBM·D램 훈풍…소비 시장 수급난 심화=AI 데이터센터 투자 랠리가 메모리반도체 수요 지형을 새롭게 쓰고 있다. 메모리 수요의 핵심 축이 PC·모바일에서 서버·AI로 이동했고 이에 따라 메모리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됐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모양새다. HBM 내년 물량이 대부분 배정된 가운데 소비 시장 수급 불균형으로 일반 D램 가격도 오름세를 타고 있는 덕분이다.

반면 PC·모바일 시장에서는 급등한 메모리 가격에 제품 판가 인상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11월 D램 가격 상승률은 15.5%에 달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내년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메모리 부족으로 2.1% 줄고 평균 판매가격은 6.9% 상승할 것으로 봤다.




◆APEC 정상회의 성공 개최…AI·디지털 전략으로 한국 존재감 부각=올해 APEC 정상회의는 지난 2005년 부산 회의 이후 2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 정상회의로 미·중 전략 경쟁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불확실성이 고조된 환경 속에서도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한국은 AI·디지털 전환을 핵심 의제로 제시하며 회원국 간 기술 협력과 산업 연계 논의를 주도했다.

정상회의와 함께 열린 APEC CEO 서밋에는 역대 최대 규모 글로벌 CEO들이 참여해 투자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지역 경제 협력 강화의 전기를 마련했다. 특히 한국은 국가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GPU 약 26만장 확보 계획을 공식화하고 데이터센터·반도체·클라우드를 아우르는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 전략을 국제 사회에 명확히 제시했다. 이번 APEC은 외교 성과를 넘어 한국 미래 산업 전략과 실행력을 각인시킨 계기로 평가된다.




◆깐부치킨서 시작된 'AI 동맹'…정의선·이재용·젠슨 황, GPU 26만장 현실로=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0월30일 서울 삼성동의 한 치킨집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만났다. 이른바 '깐부치킨 회동'으로 불린 이 장면은 한국 산업계에 AI 협력 신호탄으로 읽혔다.

회동 직후 시장의 관심은 그래서 '셋이서 뭘 하기로 했나'로 쏠렸고 다음 날 APEC(경주) 일정에서 윤곽이 공개됐다. 엔비디아는 한국 정부와 주요 기업에 최신 GPU를 총 26만장 규모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물량은 정부 5만장, 삼성전자·현대자동차·SK텔레콤 각 5만장, 네이버클라우드 6만장으로 제시됐다.




◆"케데헌 신드롬"…K-드라마·컬처 글로벌 열풍 지속=K-컬처가 글로벌 스탠다드로 확장했다. K-팝 문화를 소재로 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데헌은 누적 3억뷰를 돌파하며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많이 본 작품에 등극했다. 케데헌의 OST 중 하나인 '골든'은 내년 2월 열리는 ‘그래미어워즈’의 본상 부문인 '송 오브 더 이어' 등 5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걸그룹 블랙핑크 로제가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협업한 '아파트'(APT.)도 K팝 최초 본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수상을 기대케 하고 있다.

K-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극본상·음악상(작사·작곡상)·무대디자인상·연출상·남우주연상·작품상을 수상했다. 작가 박천휴는 극본상·음악상을 받으며 한국인 최초로 토니상 수상의 영예를 얻었다. 드라마 부문에서는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시즌3가 누적 시청수 1억 4580만을 기록하며 역대 넷플릭스 비영어권 3위에 올랏다. 해당 분야 역대 순위 1~3위는 모두 ‘오징어게임’ 시리즈가 차지했다.




◆방통위 폐지하고 방미통위 출범…OTT는 ‘남은 퍼즐’=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출범 17년 만에 폐지된다. 대신 방송의 규제와 진흥을 담당하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이하 방미통위)가 새롭게 출범했다. 분산 수행 중인 방송 관련 기능을 통합한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담당하던 방송진흥정책 기능이 방미통위로 이관됐다.

다만 현재 정해진 소관부처가 없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경우 과기정통부·문체부·방통위 부처 간 이견이 있는 만큼 판단을 미뤘다. 방통위원 정수도 확대됐다. 기존 5명(상임위원 5)에서 7명(상임위원 3·비상임위원 4)으로 확대해 공영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초대 위원장인 김종철 위원장은 한국공법학회와 인권법학회 회장을 역임한 헌법·행정법 분야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다만 상업방송과 통신 분야에서의 실무 경력은 제한적인 편으로, 헌법학자 출신 위원장이 방송 규제와 산업 진흥 정책을 어떻게 균형 있게 이끌어갈지에 관심이 쏠린다.




◆규제 vs 진흥…한국 AI 기본법 제정 '동상이몽'=내년 1월 22일, 대한민국 'AI 기본법'이 본격 발효된다. 지난해 12월 국회 문턱을 넘은 지 약 1년 만이다. 이 법은 격화되는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국내 AI 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딥페이크 등 AI 악용 사례를 방지할 신뢰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는 이번 기본법이 산업 진흥의 법적 토대가 돼 기업 불확실성을 해소할 것이라 기대한다. 그러나 업계의 표정은 복잡하다. 법안 내 '고위험 AI' 등의 정의가 여전히 모호하며 포괄적 규제가 자칫 혁신의 '족쇄'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법 시행이 정부의 의도대로 AI 생태계 활성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남은 법령 정비 기간 중 정부와 업계의 정교한 의견 조율이 중요한 문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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