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아지는 온도만큼 마음이 차가워지는 순간이 있다. 이럴 때 가장 빠르게 우리를 회복시키는 건 바로 한 그릇의 온기. 뜨끈한 국물에 숨을 고르고, 데워진 요리들의 따스함으로 냉랭해진 우리들의 속 깊은 곳을 풀어주는 훈훈한 겨울 밥상을 소개한다.
필동면옥
#충무로 맛집 #사계절 웨이팅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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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냉면의 대표 성지 중 하나인 ‘필동면옥’은 계절을 가리지 않고 긴 줄 세우는 몇 안 되는 식당이다. 여름엔 말할 것도 없지만, 겨울에도 물론이다. 충성도 높은 겨울 메뉴들 덕분이다. 온면은 평양냉면과 비주얼은 흡사하지만 맛의 결은 완전 다르다. 담백함으로 승부하는 평냉과 달리 뜨끈한 육수 속에 참기름 향이 폭발, 졸깃함보다는 입안에서 스르르 부드럽게 풀리는 메밀면이 속을 단번에 어루만진다.
이북 스타일인 손만두의 슴슴한 매력도 빼놓을 수 없다. 단품으로도 좋지만 진한 국물에 더해진 만둣국은 단골들의 최애 메뉴다. 곁들이기 좋은 수육은 촉촉하고 담백해 사계절 언제나 정답이다. 그럼에도 불문율은 여전하다. ‘얼죽아’처럼 얼어 죽어도 냉면을 외치는 사람들에게 이곳은 코가 얼얼한 영하의 날씨에도 한치의 흔들림 없이 사랑받는다는 사실. 겨울에도 고민 없이 필동면옥을 찾게 되는 이유다.
구좌리 얼크니 손칼국수
#대치동 맛집 #샤브샤브 칼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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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보면 칼국수 전문점 같지만 실제로는 샤브샤브가 메인인 식당이다. 경기 분당지역 유명 맛집이 직영으로 오픈한 ‘구좌리 얼크니 손칼국수’에선 자가제면은 기본, 특제 육수도 ’하얗게’, ‘빨갛게’ 두 버전으로 나뉘어 얼큰함을 더한 국물 베이스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 함께 구성되는 재료의 구성도 탄탄하다. 넉넉한 소고기 슬라이스와 신선한 채소들은 기본, 특히 다양한 버섯들이 푸짐해 풍미와 식감을 잡아준다.
잘 우러난 육수에 끓인 칼국수 맛, 마지막엔 밥을 볶아 눌러 붙은 누룽지까지 맛보며 마무리하는 완벽한 풀코스는 추운 겨울에도 땀을 뻘뻘 흘리며 먹는 행복한 에너지를 더하기 충분하다. 허리춤을 풀 준비가 되었다면 연말연시 모임은 이곳이 어떨까.
시래밥상
#압구정동 맛집 #정갈한 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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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역 골목에 위치한 작은 식당. 오전 11시 오픈과 함께 금세 손님들로 가득 찬다. 손님 대부분이 40~60세 여성들이라는 점만 보아도 이곳의 밥상이 얼마나 건강하고 제대로인지 짐작할 수 있다. 기본 찬으로 나오는 정갈한 나물류는 서빙되는 순간부터 반갑다.
입맛 도는 시래기 고등어 조림정식, 고소한 들깨 시래기탕, 든든한 구성의 시래기 수육정식 등 푸짐한 반찬과 감칠맛 나는 메인 메뉴 구성이 1만 원대로 제공된다는 건 이 집이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다. 정성 들인 한 상으로 위안받고 싶을 때 언제 들러도 반갑게 맞아주는 곳이다.
[글과 사진 최유진]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11호(25.12.3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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