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와 관련해 쿠키뉴스 신영삼 기자, 호남교육신문 김두헌 기자, 아시아뉴스통신 고정언 기자가 만나 주요 이슈와 인물평, 발탁 의미와 배경, 향후 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쳇지피티 생성 이미지. |
전남교육청이 지난 18일, 이선국 총무과장을 행정국장으로 승진 임명하는 등 ‘2026년 1월 1일자 지방공무원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퇴직 등으로 발생하는 상위직급 결원에 대한 승진과 결원기관 충원 등을 위한 것으로, 인사 규모는 총 806명이다.
노권열 행정국장 명예퇴직에 따른 후임 인사로는 이선국 총무과장이 승진 임명됐으며, 김의곤 고흥평생교육관장도 3급으로 승진해 나주도서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또, 이번 인사에서는 총무과장에 강성근 행정과장, 행정과장에 최 현 전남도청 교육협력관, 재정과장에 한종덕 노사안전과장, 노사안전과장에 박상길 감사총괄팀장을 배치했고, 오준헌 재정과장은 고흥평생교육관장으로 전보 발령됐다.
4명이 승진한 4급 자리에는 총무과 김전호 총무팀장이 감사총괄팀장으로 승진 임명됐으며, 오병환 교육공동체협력팀장과 문세경 유초등학사팀장, 김경곤 기록민원팀장은 중앙교육연수원 고급관리자과정에 파견 발령됐다.
5급에서는 김경주 재산관리팀장이 여수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장으로 이동하는 등 40명이 전보됐고, 심사승진제를 통해 선발된 21명의 5급 승진 대상자 중 총무과 김미선 등 16명이 사무관으로 승진했다.
이번 인사와 관련해 쿠키뉴스 신영삼 기자, 호남교육신문 김두헌 기자, 아시아뉴스통신 고정언 기자가 만나 주요 이슈와 인물평, 발탁 의미와 배경, 향후 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번 9월 전문직 인사부터 시작된 익명 대담은 이번에도 유지된다. [편집자 주]
노권열 행정국장 |
◇2026 병오년 말띠해=이번 인사의 가장 큰 충격파는 아무래도 노권열 행정국장의 명예퇴직인 것 같습니다.
전임 박영수 행정국장도 1년 공로 연수로 자리를 비웠지만 행정직 최고위직 신분을 일거에 내던져버린 것은 어찌됐건 과감한 결단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노 국장의 이번 퇴직을 두고 여러 추측과 억측이 난무하지만 6개월 도서관장으로 지내느니 명예롭게 행정국장으로 퇴직하고 싶은 그의 충심이 인사권자에게 전달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 같은 노 국장의 결단으로 인해 김의곤 부이사관을 비롯해 서기관 1명, 사무관 발령자 증가 등 연쇄적인 반응이 일어났습니다.
신임 이선국 행정국장(왼쪽)과 김의곤 나주도서관장. |
◇그리숨어=이선국 신임 행정국장의 발탁은 이미 예견이 됐습니다. 시기가 문제였죠.
‘선한 사람은 선한 사람을 알아본다’고 인사권자가 장만채 교육감시절 비서실에서 함께 근무하며 그의 성품을 눈여겨 보고 점을 ‘꼭’ 찍어 둔 것 같습니다. 전북 순창의 명문 ‘순(창)고’ 출신입니다.
민선 4기 김대중 교육감호 출범과 함께 재정과장, 예산과장, 총무과장을 역임하면서 교육재정 운영과 조직·인사 관리 전반에 대한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습니다. 재정 운영의 전문성과 함께 조직 운영의 안정성을 두루 갖춘 행정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인사 발표일인 18일, 전국공무원노조 교육청본부 전남교육청 지부가 이례적으로 “이선국 총무과장의 행정국장 승진 임명을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전한 바 있습니다.
또 이번 인사에서는 김의곤 고흥평생교육관장이 부이사관으로 승진하며 나주도서관장으로 임명됐습니다. 지난 2016년 8월 1일자로 행정국장으로 발탁된 김기정 전 국장 이후 10여 년 만에 기술직 출신의 부이사관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고위직 인사만 언급하다 갑자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교육청본부 전남교육청지부의 인사 논평을 꺼내는 일이 생뚱맞지만 그래도 여기에 기록해 둘 역사적 필요성이 있어 부기해 둡니다.
공무원노조 전남교육청지부는 18일 이번 인사에 대한 성명서를 내고 “지난 2022년 이후 장기간 타결되지 못한 단체교섭 문제를 비롯해 인사·정책 제도의 정체로 인해 현장 공무원들의 피로감과 불만이 커지고 있다. 특히 시설관리직 채용 중단으로 학교 현장의 시설관리 공백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본청 중심의 승진 구조 탓에 교육지원청과 학교 근무 공무원들의 상대적 박탈감도 확산되고 있고 동일한 업무를 수행함에도 학교 근무 지방공무원에게 특정업무경비가 지급되지 않는 등 형평성 논란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신임 행정국장과 총무과장님,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활짝 열어 주시길 바랍니다.
왼쪽부터 서기관으로 승진한 김경곤, 김전호, 문세경, 오병환. |
◇그래도=이번 인사에서 4급 서기관으로 총무과 김전호 총무팀장이 감사총괄팀장으로 승진 임명됐으며, 오병환 교육공동체협력팀장과 문세경 유초등학사팀장, 김경곤 기록민원팀장은 중앙교육연수원 고급관리자과정에 파견 발령됐습니다. 피말리는 승진경쟁에서 살아남은 4명의 신임 서기관님들, 축하드립니다.
오병환 서기관의 경우, 민관산학과 학부모 단체, 영호남 교육교류 등 주로 대외적인 업무 분야에서 맹활약했습니다. ‘센터장 출신은 서기관 안돼’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깬 최초의 인물로 기록됐습니다. 건강 때문에 힘들어 보여 안타까웠는데, 이번 승진이 오 서기관에게 보약이 되길 기대합니다.
김전호 서기관과 김경곤 서기관은 본청 업무 총괄 관리, 민원실과 기록관리실 업무에 우수한 실적을 올렸고 문세경 서기관도 유초등 교사임용 등 업무를 안정적으로 추진한 성과를 인정 받았습니다. 김전호 서기관과 문세경 서기관은 7급시절 해남교육지원청에서 함께 근무하며 20년 넘는 우정을 쌓아왔는데 동반 승진했습니다. 역시 축하드립니다.
또 하나, 이번 노권열 행정국장의 명예퇴직으로 부이사관 2명, 광주교대 파견을 포함해 서기관이 4명이나 승진하다 보니 사상 최다 승진잔치가 예고됐던 내년 7월 1일자 인사는 부이사관 2명(김춘호·김광일), 서기관 2명(오준경·차계옥)에 불과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본청에는 지역청 행·재정과장을 지낸 후 호시탐탐(?) 서기관 승진을 노리는 팀장이 25명에 달합니다. 이 때문에 나이가 어려 여유가 있는 분, 주요보직 근무자, 지역청 과장으로 근무한 적은 없지만 교육감실 재직 중인 사무관을 제외하면 서기관 승진은 그야말로 낙타가 바늘귀 통과하는 만큼 어려운 일이 될 것 같습니다.
정년이 늘어나면 끝물에라도 서기관 구경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하는 것 같습니다만, 조직 활성화와 젊고 능력있는 후배들을 위해 일선으로 내려가 근무하는 것이 국가적으로나 개인적으로도 이득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쓸데없는 부언 같습니다만, 중국 남북조시대에 황문시랑이라는 고위직에 오른 인물로 안지추라는 사람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 양반이 자신의 후손들에게 ‘안씨가훈(顔氏家訓)’이라는 책을 남겼는데 거기에는 우리가 그냥 웃어버리고 넘길 수 없는 이런 말이 적혀있습니다.
“벼슬살이를 할때에는 최고 자리까지 승진할 수 있더라도 중간 이상의 품계는 넘지 않는 것이 좋다. 자기 앞에 쉰명 정도 내다 볼 수 있고, 자기 뒤에 쉰명 정도 돌아도 볼 수 있으면 세상에 대해서도 부끄럼이 없게 되고 위험한 지경에 빠지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 이보다 높은 자리에 올라가게 되면 마땅히 완곡하게 거절하고 자기집에서 한가로운 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
◇2026 병오년 말띠해=이번 인사의 주요 보직에는 총무과장에 강성근 행정과장, 행정과장에 최현 전남도청 교육협력관, 재정과장에 한종덕 노사안전과장, 노사안전과장에 박상길 감사총괄팀장이 배치됐고, 오준헌 재정과장은 고흥평생교육관장으로 전보 발령됐습니다.
우선 모처럼 젊은 과장들이 전진 배치돼 조직 활성화가 기대됩니다. 또 사무관들도 능력 있는 뉴페이스들이 본청에 전입해 변화의 조짐이 보입니다. 하지만 “인사가 끝나고 나면 그 사람이 부임하기 전, 그 사람에 대한 평판이 먼저 해당부서에 내려가 ‘의자에 떡하니 앉아 있다’”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이번 4개 부서의 과장들이 전보되거나 신규 임명됐는데요. 각 과에서는 ‘풍랑 걱정하다 태풍만났다’, ‘괜찮은 분이라는데 소문이 진실일까’, ‘적어도 전임 과장만큼만 능력발휘를 했으면 좋겠다’라는 등 반응이 각양각색입니다. 물론 직접 겪어보면 뜬소문이었거나 확증편향의 사례일 수도 있겠지만 ‘좋은 사람들이 좋은 자리에 갈 확률이 그렇지 않을 경우보다 훨씬 높다’는 사실 만큼은 진실이라는 점,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그래도=그래서 신임 행정국장님이 6개월 단위로 과장들의 업무를 평가해 과감한 로테이션을 감행할 것이라는 소문도 들립니다. 권한은 과감하게 이양하되 그에 따른 책임도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죠. 침체된 본청 조직의 활성화가 기대됩니다.
또 하나 잇따른 지역교육청 센터장들의 행정지원과장 전보는 지적돼야 한다는 여론이 높습니다. 지난번 인사에서도 이소향 완도교육지원청 학교지원센터장이 완도행정지원과장으로 전보됐고 이번 인사에서도 박경순 나주센터장이 나주행정지원과장으로, 백수호 영암센터장이 영암행정지원과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전보된 인물들을 문제삼아야 된다는 말이 아니지만 5대 도시와 무안을 제외한 지역별 센터장들의 업무 강도가 많이 다르다고 합니다. 이렇다 보니 지역교육청 행정지원과장 전보를 위해 층층시하 본청에서 근무하며 고생하는 사무관들의 사기가 저하될 수밖에 없죠.
이런 인사가 지속되면 ‘내가 본청에서 뭐한다고 이 고생을 하고 있나, 지역청 센터장이나 하다 행정지원과장 갈 걸’하는 말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대안으로 센터장의 전보 기준을 3년으로 정하는 등 일정한 인사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여론이 높습니다.
◇그리숨어=센터장 이야기가 나온 김에 서기관 승진자들의 파견 문제도 향후 인사에 골칫거리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중앙교육연수원 고급관리자과정 3명, 도청 협력관 1명, 미래교육재단 1명, 안전공제회 1명, 순천대 1명, 목포대 1명 등 총 8명에 달했는데 이번 인사에서 광주교대까지 1명 추가돼 파견 서기관만 총 9명으로 늘었습니다.
문제는 이 9명의 서기관들이 돌아올 곳이 없다는 것이죠. 서기관 승진자 숫자만 늘리다 보니 마치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낭인(浪人)처럼 ‘파견에서 파견으로, 또 파견을 전전’하다 잘하면 직속기관장, 아니면 직속기관 부장으로 정년을 맞게 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할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사실이 진짜 문젭니다. 왜냐하면 파견 서기관들도 69년생부터 71년생으로 본청 과장과들과 연배가 같습니다. 파견 서기관이나 직속기관에 근무 중인 서기관들을 대상으로 본청 과정 전입 시험을 별도로 치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웃음)
이제 일반직들도 욕심을 내려놔야 합니다. 서기관 승진만 생각했지 내가 후배들이나 조직을 위해 어떤 희생을 하고 어떤 비전을 제시할 것인지는 아예 관심 자체가 없어요. 한 줄 평을 하면서 이번 대담을 마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들, 한 해 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6 병오년 말띠해= ‘인사보다 평판이 먼저 부임, 좋은 사람이 좋은 직위에 앉는다’
◇그래도=사무관 출신 센터장들 때문에 본청 사무관들 ‘옴메 기죽어’
◇그리숨어=‘이제 서기관 파견은 그만, 새해에는 제발 욕심을 내려놓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