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성매매 女 "유럽 여행 중인데 지원금 겨우 540만원"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탈성매매 지원금을 받던 전 직업여성이 지급액이 줄었다며 불만을 토로한 글이 확산하며 제도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2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을 중심으로 자신을 전 성매매 종사자라고 밝힌 A씨 게시글이 확산하며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A씨는 “전에 일하던 곳은 오피스텔이었고 7월부터 지원금을 신청했다”며 “지난달까지는 620만 원이 들어왔는데 12월 성매매 피해자 지원금으로 540만 원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 왜 갑자기 줄어든 것이냐”고 불만을 드러냈다.

누리꾼을 더욱 화나게 만든 건 그의 다음 발언이었다. A씨는 “현재 자신이 유럽 여행 중이라 돈 쓸 일이 많은데 80만 원이나 줄어든 건 체감이 크다”고 토로했다. 성매매피해자지원금을 통해 유럽 여행을 다니고 있다는 취지로 보인다.

게다가 그는 “집 대출금과 차 대출금도 있는데 쉬게 할 거면 돈이나 제대로 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한국으로 돌아와 성매매를 다시 시작하겠다는 암시도 남겼다.

과거 성매매에 종사했던 여성이 지원금에 대해 불만을 토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사회관계망서비스)

이 같은 불만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지원금 들어온 언니들 만족하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같은 논란을 일으켰다.

해당 글의 출처는 성매매 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로 글쓴이 B씨는 “성매매 피해자 지원금으로 650만 원이 들어왔는데 생각보다 너무 적다”며 “줄 거면 소득대체율 80%는 적용해서 1200만 원은 줄 거라고 생각해 출근 안 하고 있었는데 좀 실망스럽다”고 적었다.

성매매로 매달 1500만 원가량을 벌고 있던 B씨가 적어도 1200만 원은 받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던 것이다.

그러면서 “그냥 바로 다시 출근할까 싶다”며 “오피스텔 성매매를 그만두게 할 거면 돈이라도 제대로 주든가. ‘성매매를 근절시키고 있다’고 생색만 내고 지원하는 척한다”라고 푸념해 공분을 샀다.

파주시 성매매 집결지용주골 내 행정대집행 대상 건물. (사진=파주시)

성매매피해자자립지원은 성매매피해자 여성 및 피해자 지원시설 퇴소자에 대한 자립 지원으로 성매매 재유입 방지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조성됐다. 자립정착금은 1인 1회 5000만원이다.

현재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는 지역은 경기도 파주시다. 파주시는 성매매 집결지인 ‘용주골’이 근절되지 않아 골머리를 앓아왔다. 현재는 정비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2025년 기준 파주시는 성매매 자활지원 대상자에 최대 7180만 원을 지급한다. 2023년 5월 첫 지원 대상자 선정 이후 현재까지 총 22명이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7월부터 10월까지 4개월간 7명이 지원 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전체 대상자의 약 32%가 최근 집중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는 일정 기간 내 피해자로 확인된 경우만 지원했으나, 이제는 기간 제한 없이 파주시 성매매피해자로 확인되면 지원받을 수 있도록 대상을 넓혔다. 또한 지원 기간도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1년 연장했다.

그러나 성매매 피해자와 성매매 여성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당대표는 지난해 보도자료를 통해 “성매매 여성 지원단체들이 성매매 여성을 앞세워 사업예산을 받아 가고 있다. 지금처럼 ‘성매매를 하면 국가가 지원한다’는 개념으로는 성매매 여성을 사회로 복귀시킬 수 없다”며 “성매매 피해자와 성매매 여성을 명확히 구분해야 진짜 도움이 필요한 피해 여성들을 실질적으로 구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