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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람 맞는 사령탑④] 조명 밖에서 답을 찾다 ‘비주류’ 감독들의 반격…이정효·염경엽·이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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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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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재밌다. 경기 이렇게 하니까 재밌다.” 전북 박진섭

“전술의 중요성이다.” 전북 김진규

지난 7월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 팀 K리그의 전반 종료 후 라커룸에서 나온 대화다. 당시 이정효 감독(현 수원 삼성)이 수석코치로 참가해 팀 K리그의 전술을 이끌었다. 경기가 채 끝나기도 전 선수단은 모여 이 감독의 전술에 감탄했다. 당시 이 감독 밑에서 뛰던 변준수(광주FC)는 “괜찮죠?”라고 말했고, 박진섭은 “패스 선택할 곳이 많으니까”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무명 지도자들이 써내려가는 ‘자수성가형 신데렐라’ 이야기다. 스타들이 판을 치는 무대에서 한때 평범하다고 여겨졌던 비주류 출신들이 전술과 결과로 존재감을 증명하고 있다. 물음표로 시작했지만, 결국 느낌표를 찍으며 스타 출신 지도자들보다 앞서 간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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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심에 이정효 감독(수원 삼성)이 있다. 선수 시절 K리그서 10시즌 간 200경기 이상 뛰었으나, 한 번도 조명을 받은 적이 없다. 선수로 이루지 못한 꿈을 지도자로서 그라운드 위에 구현했다. K리그2에서 코치로 지도자 수업을 받은 뒤 2021년 12월 광주의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정효볼’의 시작이었다. 전술적 완성도는 K리그에서도 으뜸을 자랑했고, 선수단 장악력과 리더십까지 뛰어났다. 광주에서 성과를 낸 그는 능력을 인정받아 최근 K리그2 수원의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축구계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프로야구에선 염경엽 LG 감독이 대표적이다. 선수 시절 그를 설명하는 수식어는 1할 타자다. 10년간 프로 선수로 뛰었지만 타율은 0.195에 불과했다. 지도자 역시 쉽지 않았다. 2022년 11월 LG 지휘봉을 잡을 당시엔 ‘우승 없는 우승청부사’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그러나 염 감독은 최근 3년간 두 차례나 통합우승을 이끌며 평가를 완전히 뒤집었다.


그 비결은 ‘기본’ 위에 쌓은 시스템과 자율성이다.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되 선수단에 권한을 부여했고, 그 과정에서 형성된 책임감과 효율성은 팀을 쉽게 흔들리지 않게 만들었다. 선수·프런트 시절의 경험이 쌓여 지금의 염갈량이 탄생했다. 이제 야구 팬들 머릿속엔 ‘1할 타자’가 아닌 ‘명장’만 남아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프로농구에도 우려를 정면으로 이겨낸 수장이 있다. 이상범 하나은행 감독도 선수 시절 평범했다. 지도자로 변신하면서 두각을 드러냈다. KGC(현 정관장)에서 창단 첫 우승을 이끌었고, DB에서도 두 차례 올해의 감독상을 받았다. 올 시즌 여자농구로 무대를 옮기며 우려가 또 뒤따랐지만 기우로 만들었다.

자신의 눈높이를 낮추는 동시에 선수단의 시각에서 바라봤다. 남자농구와는 또 다른 색의 전술을 입혔고 ‘만년 꼴찌’였던 팀을 1위에 올려놨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처음이라 정신없을 텐데 정말 대단하다”며 “관록이 확실히 무섭다. 내가 여자농구에 오래 있었지만, 나도 배운다. 대단한 감독”이라고 혀를 내두를 정도다.


사진=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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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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