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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팔리자 6억4천만원씩 보너스…“직원들께 보답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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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경영하던 회사를 판 자금을 종업원에게 나눠준 미국 루이지애나 미든의 파이버본드 대표인 그레이엄 워커. 월스트리트저널 누리집 갈무리

자신이 경영하던 회사를 판 자금을 종업원에게 나눠준 미국 루이지애나 미든의 파이버본드 대표인 그레이엄 워커. 월스트리트저널 누리집 갈무리


미국의 한 중소기업 대표가 회사를 매각한 자금을 직원들에게 나눠줬다. 액수가 생활의 큰 변화와 지역경제에 활력을 줄 정도여서,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고 월스트리저널이 24일 보도했다.



미국 루이지애나 미든에서 전력장비 회사 파이버본드를 경영하던 대표 그레이엄 워커(46)는 지난 3월부터 직원들을 호출해 봉투를 건넸다. 이 봉투를 받아 열어 본 직원들은 큰 놀라움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워커 대표는 539명 직원에게 2억4천만달러(약 3500억원)의 보너스를 나줘줬다. 1인당 평균 44만3천달러(약 6억4230만원)이다. 집을 사거나, 주택 대출을 모두 갚거나, 창업을 할 수 있는 돈이었다.



워커 대표는 올해 초 전력 및 데이터센터용 구조물 제조 기업 파이버본드를 전력관리 기업 이튼에게 17억달러에 매각했다. 그는 거래 조건에 ‘매각금의 15%를 직원들과 나눠야 한다’는 조항을 넣었다. 그는 “어려운 시절 회사를 지켜준 직원들에게 반드시 보답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직원들은 평균 44만3천달러를 5년에 걸쳐 받게 된 것이다. 장기 근속자들은 훨씬 더 많은 금액을 받았다.



보너스 통보를 받던 날, 직원들은 “장난인 줄 알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29년 경력의 레시아 키(51) 는 주택 대출을 모두 갚고 오랫동안 꿈꾸던 옷가게를 열었다. 그는 “이전엔 월급으로 간신히 살았다. 이제야 숨 쉴 수 있다”고 말했다. 홍 블랙웰(67) 은 수십 년간 물류 부서에서 일하다 고향으로 은퇴했다. 그는 “마지막까지 버티길 잘했다. 이제 평온한 노후를 맞았다”고 전했다.



파이버본드는 1982년 워커의 부친 클로드 워커가 창립했다. 통신장비용 구조물 제조업으로 출발했다. 1998년 공장이 전소되고 닷컴 버블 붕괴 뒤 고객사가 줄어들며 한때 직원이 900명에서 320명으로 감소했다.



2000년대 중반 경영을 맡은 워커 형제는 부채를 갚으며 회사를 재정비했다. 2013년 데이터센터 구조물 사업으로 전환하면서 재도약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클라우드 수요와 인공지능(AI) 산업 확대로 매출이 급증해 최근 5년 새 매출이 400% 증가했다.



워커는 “루이지애나의 작은 도시 미든은 오랫동안 일자리와 인구를 잃어왔다”며 “이번 보너스가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길 바란다”고 말했다. 1만2천명 인구인 미든의 닉 콕스 시장도 “지역 소매점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도시 전체가 들떠 있다”고 전했다.



워커는 오는 12월 31일자로 최고경영자에서 물러난다. 그는 “언젠가 80세가 되었을 때, 누군가가 이 돈으로 삶이 바뀌었다는 이메일을 보내준다면 그게 가장 큰 보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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