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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할 때쯤 알아서 마사지···제네시스 '쉴 맛' 난다 [모빌리티 리포트]

서울경제 유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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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로 보는 고급 시트의 세계
차값 20% 차지하는 시트 엔진 다음 비싸
제네시스 '에고모션 시트'에 첨단 기술 녹여
일정 시간 지나면 공기주머니가 스트레칭
충돌 위험 감지 땐 '안전한 자세'로 변환
도로 위 '퍼스트 클래스'로 만족도 1위도



시트는 내연기관차에서 엔진, 전기차에서 배터리 다음으로 비싼 부품이다. 가죽과 마그네슘 합금 등 기본 소재 자체가 비싸고 가죽의 재단·가공·봉제 과정에서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품이 많이 든다. 많게는 차값의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완성차업체들은 시트가 탑승자의 몸에 직접 닿는 부분이고 차량 승차감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개선과 혁신에 사활을 건다. 특히 럭셔리를 자처하는 고급 차량은 시트와 관련한 특별한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크다. 시트의 소재와 형상, 구조적 특징 등 조합에 따라 탑승자가 느끼는 감성은 크게 달라지는데 고급스러움은 첫 인상에서부터 결정난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투톤의 색상, 최고급 소가죽, 마사지나 인포테인먼트 같은 편의 기능까지 시트에 바라는 고객들의 요구도 한층 까다로워지고 있다.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일수록 시트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유다.

현대차(005380)그룹의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도 시트에 많은 공을 들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독일 척추 건강협회(AGR)의 인증을 받은 ‘모던 에르고 시트’, 주행 중 일정 시간이 지나면 시트 내부의 공기주머니를 부풀려 스트레칭 모드를 작동시키는 ‘에르고 모션 시트’ 등이 수천시간의 연구 끝에 탄생했다.

제네시스의 시트는 현대트랜시스가 맡아 완성한다. 2008년 출시된 현대차 제네시스 BH를 시작으로 현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모델인 G90에 이르기까지 모두 현대트랜시스의 손을 거쳤다. 현대트랜시스는 2004년 본격적으로 자동차 시트 사업에 뛰어든 뒤 20년간 기술력을 쌓아 왔다. 지난해에 이어 올 해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가 발표하는 '시트 품질 만족도 조사'에서 일반 브랜드 부문 중대형차 시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2008년 제네시스 브랜드의 시작을 알린 제네시스 BH는 주행 성능 및 연비 향상을 위해 경량화 소재 중 하나인 마그네슘을 활용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운전석 및 조수석 시트 프레임의 바닥과 등 부위에 마그네슘 소재를 써서 시트 하나당 무게를 3.5kg으로 경량화했다. 제네시스 BH는 2009년 국산차 최초로 ‘북미 올 해의 차’에 선정되며 국제 무대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2013년 출시된 2세대 제네시스 DH는 시트 등받이 및 쿠션의 기울기, 헤드레스트 조절, 운전자의 신체에 맞춰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사이드 볼스터(시트 등받이 양옆에 볼록하게 튀어나온 부분)를 적용해 주행 안정성과 측면 지지성을 높여 호평을 받았다. 시트는 편안함과 안전성을 동시에 잡기 위해 너무 푹신하지도 너무 딱딱하지도 않게 만드는 게 핵심인데 이 부분에 주력했다.





나파 가죽과 슬라브 소재를 열로 융착하는 공법을 통해 장기간 사용시 가죽이 들뜨고 주름이 생기는 단점도 보완했다. 제네시스 DH는 2014년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가 실시한 충돌 테스트에서 승용차 부문 최초로 전 항목 만점을 받아 최고 등급인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를 획득했다.

2015년 등장한 EQ900(현 G90)은 제네시스의 브랜드 독립 이후 나온 첫 모델로 에쿠스의 헤리티지를 이어받은 플래그십 세단이다. 현대트랜시스는 당대의 기술을 총동원해 모던 에르고 시트를 개발했다. 모던 에르고 시트는 잡아당기는 힘을 견디는 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인 고장력강 구조를 적용해 시트 프레임의 떨림을 개선하고 운전자의 몸에 닿는 부위별 패드를 최적화해 승차감을 높였다. 22개 방향의 시트 전동 조절 기능을 담아 세밀한 포지션 조정도 가능케 했다.

뒷좌석은 따로 항공기 일등석과 세계적인 명품 소파의 특징을 분석해 개발했다. 시트 형상을 반영한 시트 조작 스위치를 적용해 조작 방향과 실제 작동이 일치하도록 설계했고 버튼 하나만 누르면 릴렉스, 독서, 영상 시청 등 다양한 모드로 바꿀 수 있는 기능을 담았다.







2020년 출시된 GV80은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 후 4년 만에 처음으로 선보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승차감 향상을 위해 에르고 모션 시트를 개발해 적용했다. GV80의 운전석에 탑재된 에르고 모션 시트는 등(3개), 옆구리(좌우 1개), 엉덩이(2개) 부위에 배치한 7개의 공기 주머니를 개별로 제어해 최적의 착좌감을 찾는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탑승자가 원하는 정도의 쿠션감을 설정할 수 있는 기능과 주행 모드에 맞춰 운전 자세를 바꿔주는 기능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에르고 모션 시트는 이후 G80에도 탑재됐다.

2022년 탄생한 2세대 G90은 한 단계 더 진화한 시트 기술을 보여준다. 전 좌석의 등받이와 쿠션에 각각 10개와 2개의 공기주머니를 탑재해 전신, 허리, 골반, 상체 등 4가지 마사지 모드를 지원하는 ‘에르고 릴렉싱 시트’가 대표적이다. 뒷좌석 우측 시트의 경우 다리를 올려둘 수 있는 레그레스트와 풋레스트를 추가로 적용하고 풋레스트에 열선과 통풍 기능을 넣었다. G90 롱휠베이스 모델은 왼쪽 뒷좌석에도 레그 레스트를 지원한다.




좌우 시트가 개별적으로 작동하는 리클라이닝 기능은 일반 모델이 42도, 롱휠베이스 모델이 45도까지 젖혀진다. 이동 중 리클라이닝 모드를 사용하다가도 충돌 위험을 감지하면 빠르게 안전한 자세로 되돌려 피해를 최소화하는 PSS(프리액티브 세이프티 시트) 기술도 G90 시트의 기술적인 특징이다.


최근 제네시스의 시트는 천연가죽을 기반으로 자연스러운 질감을 살리면서 내구성을 위해 아주 얇은 보호 코팅을 입힌 '세미 아닐린' 가죽을 사용하고 있다. 격자무늬의 퀼팅과 아일랜드 타입 파이핑 마감(시트 마감 부위를 실선 형태로 두르며 디테일하게 마무리하는 공법)을 적용한다. 이는 시각적으로 안정된 느낌과 풍성함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죽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제네시스는 전동화 기반의 대형 SUV, 컨버터블, 쿠페 등 다양한 차종을 선보이며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트랜시스는 각 차종에 맞는 차세대 시트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유민환 기자 yoogiz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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