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손흥민(33, LAFC)이 떠난 뒤 토트넘 홋스퍼가 맞닥뜨린 가장 큰 공백은 단순한 전력 손실이 아니었다. 주장 완장을 이어받은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리더십 리스크가 연이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은 25일(한국시간) FA가 로메로를 공식 기소했다고 전했다. FA는 로메로가 리버풀전에서 퇴장을 당한 직후 존 브룩스 주심을 향해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고 판단했다. 로메로는 내년 1월 2일까지 소명 답변을 제출해야 하며, 결과에 따라 추가 징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건의 출발점은 지난 21일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6시즌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리버풀전이었다. 토트넘은 전반 30분 사비 시몬스의 퇴장으로 일찌감치 수적 열세에 몰렸다. 그럼에도 후반 38분 히샬리송의 추격골이 터지며 홈 팬들은 마지막 반전을 기대했다.
그러나 그 기대를 스스로 끊어낸 인물이 주장이었다. 후반 추가시간 로메로는 이브라히마 코나테와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넘어지자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다. 이미 경고가 있었음에도 보복성으로 다리를 드는 행동을 했고, 심판 바로 앞에서 저지른 명백한 반칙은 두 번째 옐로카드로 이어졌다. 9명이 남은 토트넘은 그대로 무너졌고, 경기는 1-2 패배로 끝났다.
FA의 시선은 퇴장 이후에도 이어졌다. 로메로가 경기 종료 과정에서 보인 태도 역시 문제로 판단되며 기소 절차까지 진행됐다. 단순한 퇴장이 아니라 주장으로서의 품격과 책임감이 도마 위에 오른 셈이다.
경기 내용 역시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로메로는 선제 실점 과정에서 직접적인 빌미를 제공했고, 추가 실점 장면에서도 상대와의 경합에서 밀렸다. 거친 플레이와 감정적인 반응이 반복됐고, 결정적인 순간마다 팀을 더 어렵게 만드는 선택을 했다. 주장에게 요구되는 안정감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현지 평가는 냉혹했다. 토트넘 소식을 다루는 ‘스퍼스 웹’은 로메로에게 10점 만점에 1점이라는 혹독한 평점을 매겼다. 매체는 “팀을 크게 해친 베테랑”이라며 “실점 장면마다 관여했고, 동점골을 노리던 상황에서 퇴장까지 당하며 팀을 궁지로 몰았다”고 직격했다.
전문가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스카이 스포츠의 게리 네빌은 “심판이 바로 앞에 있는데 그런 행동을 한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고개를 저었고, 제이미 레드냅 역시 “아이 같은 행동”이라며 주장 자질에 의문을 제기했다.
자연스럽게 전임 주장 손흥민과의 비교가 뒤따른다. 손흥민은 위기 속에서도 감정을 절제하며 팀을 하나로 묶는 리더십을 보여줬다. 반면 로메로는 올 시즌 리그에서 최다 경고를 받은 선수 중 한 명으로, 거친 플레이와 카드
관리 문제를 반복하고 있다. 토트넘 입단 이후 143경기에서 경고 40장, 퇴장 5회라는 기록은 주장에게 결코 가볍지 않다.
이번 리버풀전은 그 문제점이 한꺼번에 폭발한 경기였다. 실점의 빌미, 감정 조절 실패, 퇴장, 그리고 FA 기소까지 이어지며 팀 분위기에 악영향을 끼쳤다. 추가 징계가 현실화될 경우 로메로의 결장은 더 길어질 수 있고, 토트넘은 수비진 운영과 리더십 공백이라는 이중 부담을 떠안게 된다.
손흥민이 떠난 자리를 아직 메우지 못한 토트넘. 주장 로메로를 둘러싼 불안 요소가 계속된다면, 문제는 한 경기의 패배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mcado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