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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기술수출 20조’ 넘어 ‘자체 블록버스터’로…관건은 ‘규제 시차’

헤럴드경제 최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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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톱3 수준 ‘콘텐츠’ 확보…자강 모델 안착
글로벌 자본 한국으로…낡은 상장 규제가 ‘걸림돌’
벤처 생태계 붕괴 경고등…“2026년은 규제 혁신 골든타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다가올 2026년, 대한민국 바이오 산업은 ‘기술 수출국’을 넘어 ‘신약 보유국’으로 가는 중대한 변곡점에 설 전망이다.

이미 연간 기술 수출 규모가 20조원을 돌파하며 ‘K-바이오’의 연구개발(R&D) 역량은 글로벌 무대에서 검증을 마쳤다. 이제 업계의 시선은 단순한 ‘라이선스 아웃(기술 이전)’을 넘어, 자체적으로 글로벌 임상을 완주하고 판매망을 구축해 수익을 내는 ‘블록버스터의 탄생’으로 향하고 있다.

다만 화려한 성과 뒤에 가려진 ‘초기 생태계 붕괴’와 ‘규제 지체(Lag)’ 현상을 해결하지 못하면 성장은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 글로벌 톱3 콘텐츠 공급처”…기술 수출의 질적 진화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2026년 바이오 전망에 대해 “한국은 이미 글로벌 빅파마에 기술을 공급하는 ‘톱3’ 국가 반열에 올랐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초기 연구(Early Stage)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외부 파이프라인 도입을 늘리는 추세다. 이들에게 한국 바이오 기업들의 신약 후보물질(컴파운드) 기술과 임상 데이터가 매력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와 같이 자체 개발 신약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받고 직접 판매해 수익을 내는 모델이 안착하면서, 2026년에는 제2, 제3의 독자 생존 모델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 이전료로 연명하던 시대를 지나, 자생적인 현금 흐름(Cash Flow)을 창출하는 단계로 진입하는 셈이다.

세노바메이트. [SK바이오팜 제공]

세노바메이트. [SK바이오팜 제공]



‘모더나 산실’ 플래그십의 한국행…주목받는 K-바이오
K-바이오의 달라진 위상은 외부의 움직임에서 더 명확히 드러난다. 모더나를 창업한 세계적 바이오 투자사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Flagship Pioneering)’은 최근 이병건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바이오벤처특별위원회 위원장을 특별고문으로 선임하고 본격적인 K-바이오와의 협력을 예고하고 있다.


플래그십은 지난해에는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벤처투자 등 삼성 4사로부터 72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플래그십과 같은 글로벌 ‘큰손’들이 한국을 찾는다는 것은 우리 바이오 기술의 가치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한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단순한 재무적 투자를 넘어, 한국의 유망 기술을 직접 인큐베이팅해 글로벌 시장에 내놓으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는 한국 시장이 ‘변방’에서 ‘혁신의 중심’으로 이동했음을 시사한다.

[챗gpt를 이용해 제작함]

[챗gpt를 이용해 제작함]



혁신은 ‘스피드’인데 규제는 ‘과거’…‘법차손’의 역설

문제는 글로벌 자본과 기술이 한국으로 몰려오는데, 이를 담아낼 제도가 여전히 제조업 시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뇌관은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 규정으로 꼽힌다.

현행 코스닥 규정은 법차손이 자기자본의 50%를 넘는 상황이 지속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거나 상장 적격성을 심사한다. 혁신 신약을 개발하려면 R&D 투자를 대폭 늘려야 하는데, 투자를 늘릴수록 회계상 손실이 잡혀 시장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처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이 부회장은 “외국 투자자들은 R&D 비용을 ‘미래 가치를 위한 투자’로 보는데, 한국 규제는 이를 ‘부실의 징후’로 해석한다”며 “이러한 제도적 불확실성이 글로벌 펀드의 본격적인 유입을 가로막는 결정적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대주주 지분율에 대한 경직된 시각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시장은 기술과 경영을 분리해 보지만, 한국은 여전히 창업자의 지분율 하락을 경영 위기로 해석해 과감한 투자 유치를 주저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화려한 상장사들의 실적 아래서 말라가는 ‘뿌리’도 우려스럽다. 고금리와 투자 한파로 초기 바이오 벤처들의 생존율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 같은 스타 기업들도 과거 튼튼한 벤처 생태계가 있었기에 탄생할 수 있었다.

이 부회장은 “지금 초기 벤처들이 무너지면 당장은 티가 안 나겠지만, 2~3년 뒤에는 기술 수출할 파이프라인 자체가 사라지게 된다”며 정부가 산업적 관점에서 ‘생태계 복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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