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 빌딩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
김건희 여사 일가에게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를 준 혐의로 기소된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7월14일 돌연 휴대전화를 교체한 것으로 확인됐다. 민중기 특검팀이 관련 의혹을 수사하면서 국토교통부와 용역업체 2곳 등을 압수수색한 날이다. 특검팀은 김 의원이 자신에 대한 수사에 대비해 증거를 인멸했다고 의심한다. 특검팀은 또 김 의원이 양평군수로 일하던 2013년 당시 여주지청장인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식사한 사실도 파악했다.
25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김 의원은 지난 7월1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 중 국회를 나가 인근 대리점에서 휴대전화를 교체했다. 이날 특검팀은 양평 공흥지구 특혜 개발 의혹과 양평고속도로 종점변경 의혹과 관련해 수사 개시 12일 만에 첫 압수수색에 나섰다. 당시 김 의원은 두 의혹 모두에서 핵심 피의자로 지목됐다. 김 의원의 국회 사무실과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은 같은 달 25일에 진행됐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부동산 개발업체 ESI&D는 김 의원이 양평군수로 있던 2011~2016년 공흥지구 일대를 개발해 800억원의 수익을 내고도 개발부담금을 내지 않았다. 김 의원은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인 2022년 8월 국회 국토교통위 전체회의에서 원희룡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김 여사 일가의 땅이 있는 강상면으로 양평고속도로 종점을 변경해달라고 요구했다.
특검은 지난달 26일 김 의원을 소환해 휴대전화 교체 경위를 캐물었다. 특검이 양평 특혜 개발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에 나섰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급하게 증거를 인멸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김 의원은 “휴대전화를 당일 아침에 잃어버렸었다”면서 “압수수색이 있는지 몰랐다. 고의로 증거를 인멸한 게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다만 어디서 어떻게 잃어버렸는지에 대해선 설명하지 못했다고 한다.
특검은 김 의원이 2013년 10월 윤 전 대통령을 양평의 한 식당에서 만나 저녁 식사를 한 사실도 확인했다. 당시 여주지청장이던 윤 전 대통령이 먼저 전화를 걸어와 식사를 제안했고, 계산도 윤 전 대통령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2022년 3월 양평군수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여해 윤 전 대통령과 친분을 과시하며 “내가 허가를 잘 내줬다”, “장모님 일로 (윤석열 당시 대통령 당선인이) 미안해했다”고 발언했다.
김 의원은 특검 조사에서 김 여사 모친 최은순씨와 오빠 김진우씨를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들이 윤 전 대통령의 가족인지는 몰랐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을 만난 것도 “기관장끼리의 통상적 만남이었다”고 말했다. 개발사업과 관련한 논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검은 김 의원이 양평군수 시절부터 윤 전 대통령과 관계를 맺고 김 여사에게 개발 특혜를 줬다고 의심해 수사해왔지만, 이들 부부와 김 의원의 직접적인 연결고리는 찾지 못했다. 특검은 지난 24일 공흥지구 개발사업과 관련해 김 의원과 김씨, 최씨 등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특검의 수사기한이 오는 28일 만료되는 만큼 양평고속도로 종점변경 의혹은 경찰에 이첩될 것으로 보인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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