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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삶과 경제를 바꾼 표준]③ 한글 디지털화 이끈 ‘두벌식 자판’과 ‘유니코드’

조선비즈 세종=이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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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작년 출시한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부터 기본 자판을 ‘쿼티(QWERTY)’로 바꿨다. 그동안 직접 개발한 ‘천지인’을 기본으로 하다가, 쿼티가 친숙하고 편리하다는 Z세대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사람들이 쿼티에 친숙함을 느끼는 것은 국가 표준인 두벌식 컴퓨터 자판과 배열이 같기 때문이다. 미국이 쿼티를 1800년대 개발해 전세계로 확산시켰다. 이어 한국 정부가 1982년 한글 자판 표준으로 두벌식을 채택했다. 두벌식은 왼손은 자음, 오른손은 모음을 입력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쿼티와 비슷하다. 또 숫자·기호 배열도 거의 유사하다.

두벌식 키보드 자판. / 산업통상부 국가기술표준원 제공.

두벌식 키보드 자판. / 산업통상부 국가기술표준원 제공.



국내에서 한글 자판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 것은 타자기 보급이 확산된 1950년대다. 영어는 알파벳들이 일렬로 이어지며 단어가 되고 문장을 만든다. 반면 한글은 초성, 중성, 종성이 모여 하나의 음절글자를 만드는 ‘모아쓰기’ 방식이다. 또 글자 수도 영어 알파벳은 26자이지만 한글은 ㅃ·ㄲ·ㅆ 같은 쌍자음과 ㅟ·ㅘ 등 여러 모음이 합쳐서 만들어지는 모음까지 합하면 입력할 수 있어야 하는 음절 수가 1만자가 넘는다.

두벌식 자판은 쿼티 위에 한글 자음과 모음을 얹은 형태다. 그렇다보니 영어보다 많은 수의 한국어 음절을 표현하기 위해 새로운 방식이 도입됐다. 가령 쌍자음을 입력하려면 자음과 시프트(Shift)를 같이 눌러야 하는 식이다. 여러 모음이 합쳐진 모음의 경우에도 모음을 하나씩 눌러 입력한다.

또 두벌식 자판은 사용빈도가 높은 글자를 둘째 줄에 모아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자음 중 많이 쓰는 ㅁ,ㄴ,ㅇ,ㄹ,ㅎ가 왼쪽 둘째 줄에, 모음 중에서는 ㅗ,ㅓ,ㅏ,ㅣ가 오른쪽 둘째 줄에 모여있다. 손가락을 멀리 이동하지 않아도 되도록 중간에 배치한 것이다.

제조사마다 달랐던 자판 배열이 통일되면서 사람들은 어떤 컴퓨터를 사도 자판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 자판 표준화가 컴퓨터 보급과 전산화 속도를 높인 것이다.


한편, 컴퓨터가 대중화된 1990년대에는 전자문서에 저장된 한글이 깨지는 현상이 문제가 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 모든 문자를 표준화된 코드로 관리하는 ‘유니코드’ 표준 개발이 추진됐다. 한국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해 현대 한글 1만1172자를 개별 문자로 인식하는 코드를 국가표준으로 정하고 국제표준에도 반영했다. 이후 옛 한글과 방언 표기까지 포함시켰다.

세종=이현승 기자(nalh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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