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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방 동료조차 경멸했다…갈비뼈 부러져 살해된 남자, 왜

중앙일보 김도영.선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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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범죄자와 가장 많이 만나는 직업, 교도관. 살인, 강간, 사기 등의 범죄자와 매일 대면하며, 그들의 악한 마음을 교정해야 하는 사람들. 교도관의 하루는 어떻게 흘러가고, 매일 무엇을 느낄까요? 더중앙플러스-나는 교도관입니다 (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246)에서 높은 담장 너머 속 진짜 교도소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일러스트= 김지윤 기자

일러스트= 김지윤 기자



오전 3시42분. 순찰 중이던 교도관이 3평 남짓한 감방 바닥에 쓰러진 한 남자를 발견했다. 202번 수용자가 숨진 채 쓰러져 있었다.

함께 방을 쓰던 김씨(37), 박씨(42), 최씨(45)에게 어떻게 된 것인지 물었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202번이 죽는 순간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 이 작은 방에서 일어난 일인데, 아무도 모를 수 있다는 게 가능할까.

" 국과수 부검 결과입니다. " 한 수사관이 탁자에 서류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서류엔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다.

‘늑골 3·5·7·9번 골절, 복부 광범위 타박상, 사인은 외상성 쇼크.’

" 결과를 보니, 명백한 타살이네요. " 일반인은 알지 못하는 교도소 내 부서가 하나 있다. 2023년 법무부가 출범시킨 특별사법경찰팀이다. 폐쇄된 교도소에서 벌어지는 형사사건만을 수사하는 독립 부서다. 서류를 내려놓던 수사관도 이 팀 소속이다.

" 아쉽지만 교도소 감방 내부엔 CCTV가 없습니다. 물리적 증거만으론 한계가 있어요. 서로 진술도 다르고요. " 답답함에 인상 쓰던 수사관이 나를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


" 심리상담 교도관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한 방에 같이 있던 세 명을 조사할 때, 함께 조사실에 동석해줄 수 있을까요? 그들의 프로파일 분석이 필요합니다. "



#세 명의 용의자, 진짜 범인은 누구





‍♂️용의자 1. 김씨(37, 스토킹)



조사실에 들어선 김씨는 계속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 저도 피해자예요. 202번은 오히려 저를 괴롭혔어요. " 나는 김씨의 심리검사 결과를 펼쳤다. ‘자기중심적 사고·피해의식·책임 회피 성향이 강함.’

수사관은 질문을 이어갔다.


" 어떻게 괴롭혔습니까? " " 욕하고, 때리고…. " 그의 손이 떨렸다.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사망한 202번은 사기범이다. 202번이 자신보다 훨씬 덩치가 큰 스토커 김씨를 괴롭혔다는 것이 쉽사리 믿기지 않았다. 과연 이 말은 진실일까?



‍♂️용의자 2. 박씨(42, 조직폭력)



그는 여유로운 걸음으로 들어와 의자에 앉았다. 수사관이 물었다.

" 202번과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 " 그놈이 자기 사건의 피해자 얘기를 했어요. " 박씨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 사기 쳐서 한 여자가 자살했대요. 그런데 킥킥대면서 ‘멍청한 년’이라고 하더라고요. "

잠시 침묵이 이어졌고, 순간 그가 들릴 듯 말 듯하게 말을 흘렸다.

" 그래서 몇 대 때렸습니다. " 자백일까. 강 수사관과 내가 동시에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 몇 대나 때렸습니까? " " 대충 열 대? 스무 대? 기억 안 나요. 벌써 두 달 전 일이기도 하고요. " 강 수사관이 나를 보았다. 나도 그를 보았다. 두 달 전이라. 국과수 부검 결과는 사건 당일 강한 압력으로 인한 부상이 사인이라고 했다. 그의 진술과 사망의 결정적 원인이 일치하지 않는다. 누가 202번을 죽인 걸까?



‍♂️용의자 3. 최씨(45, 강도)



" 사건 당일 밤, 최씨는 외부 병원에 입원해 있었습니다. " 수사관이 진료 기록을 보여줬다. 맹장염 수술. 최씨의 알리바이는 완벽했다.

" 어찌 됐든 조직폭력범 박씨는 202번을 때렸어요. 이건 자백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박씨를 주요 용의자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사건은 순탄하게 해결되는 듯했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교도소에 도착한 국과수의 추가 검사 결과는 우리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피해자 손톱 밑 혈흔: 김씨(스토커)의 DNA’





수사관의 얼굴이 굳었다. 박씨가 과거 폭행을 자백했지만 증거는 스토커 김씨를 가리키고 있었으니까. 증언과 증거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나는 세 명의 심리검사 결과를 다시 펼쳤다. 분명 뭔가 놓친 게 있다. 사망한 202번의 파일을 다시 펼쳤다.

(계속)

사망한 피해자의 파일엔 추악한 과거가 담겨 있었다.

교도소에서 가장 경멸하는 죄명이었다.

세 명은 모두 202번의 죄명을 알았을까. 그래서 참혹한 짓을 저지른 걸까.

이건 살인이었을까 아니면 교도소 안에서만 통용되는 또 다른 ‘처벌’이었을까.

※사망한 수감자가 저지른 역겨운 죄의 실체,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감방 동료조차 경멸했다…갈비뼈 부러져 살해된 남자, 왜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0148







“군대 가면 휴가때 집 가잖아요” 교도소 택한 20세 청년의 죽음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8295

女수감자들과 체모 교환했다…성범죄 그놈의 ‘감옥 플러팅’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6524

“내 스타일이네” 500원에 샀다, 교도소 유행한 충격 모녀사진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2707

“곧 죽을애가 웃더라, 재밌죠?” 10세 여아 살해 소름돋는 파일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08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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