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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한미 핵잠협정, 오커스보다 수월… 연료 공급 호주보다 빠를 것”

동아일보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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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잠 도발] 트럼프 2기초 NSC 정책 실무… 앨릭스 웡 한화 글로벌 CSO 인터뷰

“핵잠 합의, 한미 모두에 이익”

韓 핵잠 한국서, 美 핵잠 필리서… 병행 건조 방안 충분히 가능

“트럼프 행정부, 韓조선업 높게 평가”

마스가 협력, 中과 패권 경쟁 고려… 美전투함까지 건조하는 날 올 것

“한미 간 핵추진 잠수함(핵잠) 합의는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모델과 완전히 같진 않겠지만 여러 측면에서 더 수월할 것이다.”

앨릭스 웡 한화그룹 글로벌 최고전략책임자(CSO)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미 간엔 일치하는 정치적 방향과 정책적 의지가 존재하고, 이해관계 역시 맞아떨어진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호주는 ‘오커스 협정’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핵잠을 공급받기로 한 뒤 별도 협정을 맺고 군용 특수 핵물질 이전을 허용받았다. 한국도 최근 미국과 핵잠 도입을 위한 별도 협정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는데, 웡 CSO는 한국이 호주보다 더 신속하게 핵잠 연료 공급 등 주요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고 전망한 것이다.

웡 CSO는 이른바 ‘한미 병행 핵잠 건조 방안’에 대해선 “충분히 가능한 접근”이라며 “한화는 한미 정부가 그렇게 결정한다면 실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 방안은 한국 핵잠은 국내에서 건조하고, 미국 핵잠은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 펀드를 활용해 한화 필리조선소 등에서 건조하는 시나리오다.

웡 CSO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초기에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을 지내며 국가안보 정책 조율을 실무적으로 총괄했다. 트럼프 1기 땐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 부대표로 활동했다. 특히 2019년 북-미 판문점 정상 회동을 비롯해 2018∼2019년 북-미 대화에 깊숙이 관여했다. 인터뷰는 미 동부 시간 기준 18일과 24일 각각 화상과 서면으로 진행됐다.

● “韓 핵잠, 동북아에서 한국이 강력한 억지력 갖는 데 기여”

22일(현지 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화 ‘필리 조선소’ 모습. 한화는 지난해 12월 1억 달러(약 1450억 원)를 들여 이 조선소를 인수했다. 필라델피아=뉴스1

22일(현지 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화 ‘필리 조선소’ 모습. 한화는 지난해 12월 1억 달러(약 1450억 원)를 들여 이 조선소를 인수했다. 필라델피아=뉴스1


웡 CSO는 “국제관계 (합의)에서 가장 강력한 구속력은 그 행동이 양국 모두의 이익에 부합할 때 나온다”며 “핵잠 합의는 한미 모두에 이익을 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은 핵잠 보유로 군사 역량을 강화하고 침략에 대한 억지력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또 미국 관점에선 한국의 핵잠 도입이 “동맹국 역량을 강화해 동북아 지역 평화·번영 유지에 도움을 주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한국이 핵잠을 보유하는 게 중국 해군력 견제 등을 위해서도 좋다고 판단해 트럼프 정부가 승인했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최근 공개한 국가안보전략(NSS)에서도 핵심 안보 목표 중 하나를 제1도련선(島鏈線·First Island Chain·일본 규슈∼오키나와∼대만∼필리핀)과 대만을 중국으로부터 방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한 한국 핵잠 건조를 구체화하기 위해 “한미 당국 간 세부적 이행 방안을 두고 외교적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한미 간 핵잠 합의는 앞서 호주 사례보단 더 수월하게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핵잠 도입 과정에서) 역시 핵심 과제는 핵연료 농축 사이클, 즉 원자로 연료를 어떻게 확보하느냐”라며 “한미 정부는 지금 그 이행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그는 한미가 별도 협정을 맺는 대신 현재의 한미 원자력협정을 개정하는 방안에 대해선 “국가 간 협상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전 세계 핵 비확산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협정과 관련된 사안이라면 더욱 그렇다”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봤다.


웡 CSO는 미국에 있어 조선 산업 부활은 ‘안보·전략적 효과’가 크게 반영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지난 70년 동안 세계 최강의 해군을 유지하길 원했다”며 “미국은 한국 일본 등 동맹국들과 함께 국가 역량 요소들을 강화해 평화를 유지하고자 한다”고 했다. 한미 조선 협력이 미국에 경제·산업적 측면은 물론이고, 중국과의 패권 경쟁 등까지 고려한 국가안보와 직결된 사안이란 의미로 풀이된다.

● “한국서 美 전투함 건조까지 선택지 있을 것”

웡 CSO는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첨단 제조 기술, 시간 엄수, 생산 효율성 측면에서 한국 조선 산업을 매우 높게 평가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화를 포함해 한국 조선소들은 이미 미 해군 함정의 유지·보수·정비(MRO)에 참여하고 있다”며 “나아가 비전투함 생산이나 공동 생산, 장기적으론 전투함 건조까지 여러 선택지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미국 군함의 해외 건조를 금지한 ‘번스-톨레프슨법’ 등 미 현행법상 제약에 대해선 “현재 미 정부와 국가안보 커뮤니티, 의회 등 전반에선 ‘그 (법적 제약의) 선을 어디에 그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우회적인 해결책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22일 ‘황금함대’ 건조 계획을 발표하며 프리깃함 생산을 한화와 협력하겠다고 콕 집어 밝힌 것을 두곤 “한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황금함대 구상과 관련해 미 해군을 위해 필요한 어떤 전력 요소든 건조할 수 있는 전문성과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자평했다.

앨릭스 웡(45)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하버드대 로스쿨
△2017∼2018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부차관보
△2018∼2021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 부대표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실무 준비
△2019년 6월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실무 준비
△2025년 1∼6월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
△2025년 9월∼현재 한화그룹 글로벌 CSO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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