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금불산입률 95%→'100%'
자회사 유보금 송금땐 비과세
정부 환율 대책 주요 내용/그래픽=임종철 |
정부가 쏟아낸 환율대책의 핵심 키워드는 '한시적'이다. 서학개미의 국내 복귀를 위한 세제혜택도, 금융기관의 외화유동성 규제완화도 모두 내년에만 적용된다. 외환당국이 최근의 외환시장 불안을 일시적 '수급 불균형' 탓으로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예외가 하나 있다. 국내 모기업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에 대한 익금불산입률 100% 확대 조치다. 여기엔 '한시적'이란 꼬리표가 달리지 않았다.
25일 외환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2022년 세제개편을 통해 해외 자회사의 배당금을 익금불산입해 세금부담을 줄여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익금불산입률은 95%다.
기업들이 해외 자회사 계좌에 쌓아둔 달러 유보금을 국내로 유입하기 위한 조치였다. 기업들의 해외 자회사 배당금에 대한 이중과세 문제를 해결해주는 취지도 담겼다. 기업들은 자회사 소재국에서 이미 세금을 내는데 국내로 들여오려면 국내 이익금에 합쳐 법인세 신고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제도는 2023년 배당분부터 적용됐고 효과는 확실했다. 2023년 배당소득 흑자규모는 244억2000만달러로 전년(122억1000만달러) 대비 2배 증가했다. 그만큼 국내에 달러가 유입됐다는 뜻이다. 정부는 내년 배당분부터 익금불산입률을 95%에서 100%로 상향한다. 해외 자회사 배당금 송금에 대한 사실상 비과세 조치다. 추가 5%포인트 혜택이 기업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게 정부의 판단이다.
정부가 이 카드에 집중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기업들의 '달러 잠그기'가 심상치 않아서다. 서학개미나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확대가 최근의 변수라면 기업들의 달러 보유성향은 수년간 누적된 상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해외 자회사가 보유한 유보금은 최소 1156억달러로 추정된다. 매달 한은이 발표하는 국제수지표상 자회사 이익유보금 순증감을 나타내는 재투자수익 수입을 1980년부터 올해 10월까지 합산한 규모다. 올해 들어서만 10월까지 78억3600만달러의 유보금이 증가했다.
국내에 있는 달러도 시장에 나오지 않는다. 3분기 기업 외화예금 잔액은 월평균 918억8000만달러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고환율 국면에서 달러를 보유하는 것만으로도 이익이 나는 만큼 기업의 '달러 쌓기' 전략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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