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타스통신 연합뉴스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끝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푸틴과 각별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환심을 얻으려 ‘다이어트약’까지 동원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 보도했다. 루카셴코는 1994년부터 지금까지 집권하고 있는 유럽 최장기 독재자로, 북한 김정은과 함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군사적으로 지원해왔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 출신인 존 콜 특사는 올해 2월부터 네 차례 벨라루스를 방문해 루카셴코를 만났다. 두 번째 방문이었던 지난 6월, 루카셴코가 콜이 눈에 띄게 체중을 감량한 것에 놀라며 비결을 물었다고 한다. 콜은 제약회사 일라이릴리의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를 복용했다고 밝히며 제품 안내 책자를 건넸다. 이후 미 정부 관계자들은 루카셴코가 개인적으로 젭바운드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조달 방안까지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목표대로 다이어트 약이 확보돼 루카셴코 측에 전달돼 실제 복용했는지 여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가 서방의 각종 제재로 ‘국제 왕따’ 신세였던 루카셴코에게 접근한 것은 그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25년 이상 친분을 유지해온 최측근이기 때문이다. 루카셴코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부터 공개적으로 러시아 편을 들어왔다. 이 때문에 벨라루스 인사와 기업들은 서방의 각종 제재를 받아 경제가 타격을 입었고, 벨라루스 스포츠 선수들은 러시아와 더불어 국가 대표 차원의 올림픽 참가가 금지됐다.
이런 동맹 관계를 활용해 트럼프가 루카셴코를 회유해 푸틴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WSJ는 “트럼프가 지난 8월 푸틴과의 회담을 위해 알래스카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도 루카셴코와 통화했다”고 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루카셴코의 환심을 사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했다. 미국 국적자를 포함한 정치범을 석방하는 대가로 벨라루스의 중요한 외화 벌이 수단인 염화칼륨에 대한 제재를 해제했다.
백악관은 또 보잉을 통해 벨라루스 국영 항공사인 ‘벨라비아’에 소프트웨어와 예비 부품을 전달했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제재 명단에 오른 바람에 부품 수급을 못 한 채 방치됐던 루카셴코의 전용기 수리까지 도와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루카셴코는 미국의 뒤통수를 쳤다. 루카셴코는 최근 “미국의 보잉 비행기는 필요 없다”며 “푸틴과 합의해 러시아산 항공기를 구매하기로 했다”고 했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원샷 국제뉴스 더보기
[김지원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