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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유원의 어쩌다 마주친 문장] [61] 자신에게 취하기

조선일보 황유원 시인·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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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취해 있어야 한다. (…) 저 시간의 무서운 짐을

느끼지 않으려면 끊임없이 취해 있어야 한다.

—보들레르의 산문시 ‘취해 있으라’ 중에서

한 평론가가 연말이면 늘 아내와 함께 발레 ‘호두까기 인형’을 보러 간다고 말한 적이 있다. 무용수들이 폴짝폴짝 뛰는 걸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그 말이 이상하게 기억에 오래 남아서 나도 연말이면 가끔 그 공연을 보러 가곤 한다. 어제는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을 보았다. 보는 내내 동화책을 읽던 어린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무용수들의 놀라운 몸동작도 감탄스러웠지만, 나로서는 자신의 동작에 취한 듯한 그들의 모습을 보는 게 더 흥미로웠다. 어느 정도 나이를 먹고 주제 파악이 되고 나면 자신에게 취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우리에게는 그런 취기가 너무 부족하다. 연말이다. 술도 좋지만, 술 아닌 무언가에라도 잠시 취해 있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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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유원 시인·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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