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원 기자(lbs0675@naver.com)]
▲김광석 참빛교회 담임목사가 성탄절 예배에서 '낮은 곳으로 임하신 예수'란 주제의 설교를 하고 있다 ⓒ참빛교회 |
124가구, 200여 명이 모여 사는 작은 섬 보령 장고도. 대천항에서 뱃길로 45분을 달려야 닿는 이 외딴섬에도 어김없이 아기 예수의 탄생을 알리는 성탄의 기쁨이 찾아왔다.
25일 오전, 장고도에 위치한 대한예수교장로회 참빛교회(담임목사 김광석). 화려한 대형 트리나 오케스트라는 없었지만, 낡은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반주에 맞춰 ‘기쁘다 구주 오셨네’ 찬송가가 잔잔하게 울려 퍼졌다.
예배당 안에는 평생 바다를 터전으로 전복과 해삼을 일궈온 어르신 10여 명이 띄엄띄엄 앉아 있었다. 거친 바닷바람에 깊게 패인 주름 사이로 성탄을 축하하는 소박한 미소가 번졌다.
김광석 목사는 이날 ‘낮은 곳으로 임하신 예수’를 주제로 설교를 이어갔다. 김 목사는 "화려한 도시의 거대한 교회에도 예수님은 오셨지만, 이곳 가난하고 작으며 소외된 우리 장고도에도 주님은 찾아오셨다"며 "예수님이 처음 몸을 뉘으셨던 곳 역시 화려한 궁궐이 아닌 초라한 마구간이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목사는 "성탄의 진정한 의미는 가장 낮은 곳, 가장 외로운 곳에서 피어나는 사랑에 있다"며 "도시의 화려한 불빛에 가려진 소외된 어촌 마을과 이웃들을 되새기는 성탄절이 되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섬의 모양이 장구를 닮아 이름 붙여진 장고도는 매일 바닷길이 열리는 ‘모세의 기적’으로 유명하지만, 정작 이곳을 지키는 주민들에게 성탄은 떠들썩한 축제보다 차분한 감사의 시간이었다. 해삼과 멸치를 잡으며 한 해를 보낸 어민들은 서로의 손을 맞잡으며 평안을 기원했다.
화려한 조명은 없어도 진심 어린 기도가 가득했던 장고도의 크리스마스. 아기 예수는 오늘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한 이 작은 섬마을 마구간을 가장 먼저 찾았다.
[이상원 기자(lbs06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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