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얼음 위에서 눈을 질끈 감은 이 선수. 2600km 떨어진 전선에서 아버지가 보낸 노래 한곡에 이렇게 연기를 담아서 올림픽 출전권까지 따냈습니다.
우크라이나 마르사크의 올림픽 이야기를 이예원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주님, 제가 눈물에 지쳤다는 걸 알고 계시죠. 주님, 저를 좀 풀어주세요.'
스물한살 우크라이나 마르사크는 연기가 끝나자 눈을 질끈 감습니다.
4년 가까이 이어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일상이 무너졌던 그 오랜 시간이 이 순간 스쳐갔을 지 모릅니다.
마르사크의 삶도 비극의 연속이었습니다.
가족은 뿔뿔이 흩어졌고 지난해 아버지는 군에 징집됐습니다.
피겨 선수로 산다는 건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나마 핀란드에서 훈련이라도 할 수 있었던 게 다행이었는데, 어느 날, 아버지의 메시지가 날아왔습니다.
2600km 떨어진 전선의 참호에서 노래 한 곡을 보내왔습니다.
'밖으로 나서면, 공기 속에 스며든 너를 들이마시는 듯해. 네가 거기에 있다고 느껴.'
어릴적 처음으로 스케이트 끈을 묶었던 아이스링크도, 학교도, 마을도 다 부서져버린 현실 속에서 마르사크는 아버지가 보내온 노래에 연기를 담아 우크라이나에 올림픽 남자 싱글 출전권을 안겼습니다.
[경기 중계 (지난 9월) : 그렇게 깊은 감정 속에서도 이렇게 스케이트를 타는 것에 존경을 표합니다.]
어머니가 만들어준 피겨 의상엔 눈물이 맺힌 눈동자가 빛납니다.
마르사크는 "견뎌야 할 일이 너무 많아 지치지만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두 달도 남지 않은 올림픽의 시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화면출처 홈페이지 'olympics'·인스타그램 'kmarsak'·유튜브 'Skating ISU']
[영상편집 지윤정 영상자막 홍수정]
이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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