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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환율에 들썩이는 물가, 서민 생계 짓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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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은행 내년 물가전망 잇단 상향
구두개입 환율 안정은 단기책 불과


정부의 외환 수급대책 발표 이후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가운데 25일 서울 중구 명동의 환전소 전광판에 환율 정보가 나타나있다. /사진=뉴시스

정부의 외환 수급대책 발표 이후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가운데 25일 서울 중구 명동의 환전소 전광판에 환율 정보가 나타나있다. /사진=뉴시스


고환율에 물가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투자은행들은 한국의 내년 물가 전망치를 잇달아 높이고 있다. 물가가 요동치면 서민과 영세업체들이 직격탄을 맞는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기관 37곳 중 14곳이 내년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노무라가 1.9%에서 2.1%로, BNP파리바가 2.0%에서 2.1%로, 피치가 2.0%에서 2.2%로 올렸다. 해외 기관들은 유가 하락으로 국내 물가상승률이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었으나 속속 철회하고 있는 것이다. JP모건은 환율이 추가로 상승할 경우 물가 상방 압력 위험이 있다는 보고서도 발표했다.

체감물가는 인건비, 임대료, 공공요금이 오르면서 하반기 들어 불안한 추세를 보였다. 여기에 고환율까지 겹쳐 상승세가 더 확대된 것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소비자 선호 외식메뉴 8개 평균가격은 1년 새 3~5%대로 뛰었다. 김밥과 칼국수, 김치찌개 백반 등 서민이 즐겨 찾는 메뉴의 가격의 오름폭이 상대적으로 더 컸다.

김밥은 평균가격이 1년 전 3500원이었으나 지난달 3700원으로 5.7%나 올랐고, 칼국수도 5% 가까이 올라 평균가격 1만원 돌파를 눈앞에 두게 됐다. 김치찌개 백반과 삼계탕 상승률도 4%를 훌쩍 넘는다. 삼계탕은 기본가격이 이미 2만원을 넘긴 곳도 적지 않다고 한다. 외식비뿐 아니라 세탁비, 미용비, 숙박비, 목욕비 등 서비스 요금도 일제히 올랐다. 서민들의 삶이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

국내 시장은 원자재, 에너지, 식량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여서 환율 상승은 물가에 바로 반영된다. 향후 식료품과 각종 공과금의 상승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고환율에 고물가가 장기화되면 내수도 다시 얼어붙고 성장에도 빨간불이 켜진다. 정부가 24일 외환시장에 고강도 구두개입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정부 당국자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 정책 실행 능력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강한 수위의 발언을 내놨다. 더불어 서학개미의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1년간 비과세 등을 골자로 한 '국내 투자·외환 안정 세제지원 방안'도 발표했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1483원으로 연고점이자 금융위기 뒤 최고치였던 지난 4월 9일 이후 8개월여 만에 가장 높았다. 환율은 정부 개입 후 급락해 안정세를 찾았지만 근본 개선책이 수반되지 않으면 다시 뜀박질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환율 진정을 위해 정부의 구두개입과 '서학개미' 세제 유인책은 물론 의미가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단기대응에 불과한 조치다. 기업의 달러 환전을 압박하는 방식도 큰 도움이 못된다. 달러가 부족한 근본적 이유는 경제체력이 충분히 강하지 않기 때문이다.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장기 저성장, 약해진 기업경쟁력, 무분별한 재정 확장 등을 바로잡는 종합처방이 필요하다. 인내와 끈기로 지속가능한 환율 안정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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