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74명 모인 성니콜라스 병원 아픈 아이들에게 산타처럼 되고파"

초대 성 니콜라스 어린이병원장 정낙균 소아청소년과 교수. 서울성모병원

산타클로스는 내년 크리스마스를 기약하며 떠났지만, 대한민국 어린이들에게 '최고의 병원'을 선물로 남겼다. 23일 서울성모병원 내에 개원한 '성 니콜라스 어린이병원'이다. 동네 소아과들이 줄줄이 폐업하고, 소아과 의사 지원자가 턱없이 모자란 현 의료시스템을 생각하면 이보다 소중할 수 없는 병원이다.

초대 병원장을 맡은 정낙균 가톨릭대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희귀·유전자 질환과 소아암, 감염 등 전 분야를 아우르는 중증 소아 진료체계를 갖춰나갈 것"이라면서 "기적 같은 치유의 경험을 선물하겠다는 의미로, 산타클로스 유래의 모델이 된 가톨릭 성인(聖人) 니콜라스의 이름을 땄다"고 설명했다.

기존 전문센터에서 전문병원으로 승격하면서 국내 최고 역량의 전문의 74명이 참여한다. 이 병원에는 소아청소년과 14개 세부 분과 전문의 51명과 15개 협력 전문과 전문의 23명이 포진해 있다. 초극소 미숙아 치료는 물론 선천성 질환과 소아암 등 고난도 중증질환도 다학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정 원장은 어린이병원의 목표를 세 가지 축으로 요약했다. 그는 "당연히 아이들이 질병을 극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최우선이고, 예방-조기진단-치료-사후 관리-복귀까지 아우르는 전인적 관점의 소아의료 모델 표준을 만드는 게 2차 목표"라고 했다.

특히 '미래 인재 육성'을 중대 과제로 꼽았다. 위기의 소아전문 의료시스템 생태계를 복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 원장은 "중증 희귀난치 질환자들은 우리 같은 상급종합병원에 몰릴 수밖에 없다"면서 "연구와 치료를 병행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역량 있는 미래 전문의들을 키우는 인큐베이터 역할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 병원은 국내에서 선천성 심장질환에 대한 소아 심장수술이 가능한 7개 의료기관 가운데 하나다. 2025년 수도권 유일의 권역 모자의료센터로 선정됐고, '우리아이안심병원'으로 지정돼 24시간 소아 응급 진료 체계를 운영 중이다.

정 원장은 "소아청소년센터 시절부터 축적해온 다학제 협진 및 교육 시스템과 연구 역량을 기반으로 아시아 대표 소아의료기관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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