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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브해 병력 늘린 미국, 군에 "베네수 원유 봉쇄에 집중" 지시

머니투데이 이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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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10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해안에서 유조선 나포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뉴스1(팸 본디 법무장관실 제공)

미군이 10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해안에서 유조선 나포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뉴스1(팸 본디 법무장관실 제공)



미국 백악관이 군에 향후 최소 두 달 동안 베네수엘라 원유 봉쇄에 집중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보도가 나왔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한 백악관 관계자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적 선택지는 여전히 유효하나, 백악관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우선 제재 집행으로 경제적 압박을 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로이터는 관계자의 설명을 두고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직접적인 군사 행동보다는 원유 수출 차단 등 경제적 수단을 활용하는 방안을 더 선호하고 있음을 나타낸다"며 "당분간 베네수엘라 지상 공격 가능성이 낮아졌음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앞서 미 정부가 이번 주 카리브해 지역에 특수작전 항공기와 병력, 장비 등을 대규모로 배치하면서 지상전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특수부대가 사용하는 CV-22 오스프리 수송기 최소 10대가 22일 밤 뉴멕시코주 캐넌 공군기지에서 출발해 카리브해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날 보도에 따르면 즉각적 지상전보다는 제재 대상 유조선을 나포하고 마약 밀매 의심선을 공격하는 현 수준의 해상 봉쇄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원유 봉쇄 집중 지시는 트럼프 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향해 압박을 강화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트럼프 정부는 마약 카르텔 소탕을 명분으로 베네수엘라 마약 밀매선을 폭격하고 베네수엘라 주변으로 F-35A 전투기 편대와 항공모함 등을 포함해 병력을 집결시키고 있다. 최근엔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합성마약 '펜타닐'을 대량살상무기(WMD)로 지정하고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에 쓰이는 유조선을 나포하면서 마두로 정권의 돈줄 차단에도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공격 명분으로 마약 밀매 차단을 내세웠지만, 일각에서는 마두로 정권 압박이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지난달 마두로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즉각 사임과 망명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2일에도 마두로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가 이전에 우리에게서 훔쳐 간 모든 석유, 토지, 기타 자산을 미국에 반환할 때까지" 미군의 압박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2007년 당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정권이 석유 산업 국유화 과정에서 엑손모빌, 코코노필립스 등 미국 기업의 석유개발사업 지분을 강제 몰수한 일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국제 중재 기관들은 베네수엘라 정부가 해당 기업들에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으나 배상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유엔에 서한을 보내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민간 선박 공격과 유조선 나포가 "사법 절차 없는 초법적 처형"이라며 유엔에 미국을 제재해줄 것을 요청했다. 사무엘 몬카다 주유엔 베네수엘라 대사는 이날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미국이 거의 400만 배럴의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할 권리가 대체 어디에 있느냐"며 "해상 봉쇄는 베네수엘라를 포위해 내부 혼란을 초래하려는 군사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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