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수 인텔리빅스 대표·aSSIST 석학교수·CES2025·2026 혁신상 심사위원 |
공식 테마는 '혁신가들의 등장(Innovators Show Up)'이다. 이는 기술(AI)은 도구일 뿐 주인공은 사람이며 기술을 사용해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 실행가들의 세상이 도래했음을 알리는 선언이다.
이런 점에서 CES 2026이 던지는 화두는 조금 다르다. 기술의 진보를 넘어, 그 기술을 도구로 삼아 세상의 진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들, 즉 '실행가들의 혁신'을 조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과장된 기술 시연(Hype)'을 뛰어넘어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는 인공지능(AI), 즉시 가치와 수익을 만들어내는 기술을 통해 세상을 혁신하고 있다.
이는 '기술 중심의 혁신가'에서 '문제 해결 중심의 혁신 빌더(builders)'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들은 연구실 속의 AI를 공장·도시·농장·병원·가정에 내재된 인프라의 일부로 만들어 산업과 일상의 운용체계(OS)를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필자가 심사에 참여했던 'CES 2026 혁신상' 수상 제품들은 이 같은 핵심 트렌드 변화를 정확히 전하고 있다.
첫째, 피지컬 AI(Physical AI)의 전성시대다. AI가 모니터 속의 두뇌를 넘어 물리적 실체를 갖게됐다. 두산로보틱스의 '스캔앤고(Scan &Go)'나 고레로보틱스의 건설 로봇처럼, AI는 이제 공장과 건설 현장에서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일한다. 와이드마운트 다이나믹스의 AI 소방로봇은 연기가 자욱한 화재 현장에서 스스로 화원을 찾아 진압한다. AI가 가상공간을 넘어 현실세계(Real World)의 물리적 난제를 해결하는 파트너로 자리 잡은 것이다.
둘째, 에이전틱 AI(Agentic AI)가 일상을 지휘한다. 사용자가 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아도 AI가 의도를 파악하고 프로세스를 완결하는 '에이전트' 시대가 열렸다. 나노 바나나 프로(Nano Banana Pro)와 같은 기술은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것을 넘어, 복잡한 워크플로를 스스로 조율하고 실행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선보이는 '초연결 AI 홈'과 '공감지능' 역시 기기들이 알아서 집안 환경을 최적화하고 사용자를 배려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셋째, 산업 AI(Industrial AI)와 디지털 트윈이 결합이다. AI는 공장·도시·교통·에너지 시스템의 예측·시뮬레이션·실행 엔진이 된다. 여기에 디지털 트윈이 결합해 AI가 현실에 작동하기 전 문제점을 완벽하게 보완하는 '가상 실험실' 역할을 한다. 이는 산업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핵심 열쇠가 될 것이다.
넷째, 기술은 더 따뜻하고 포용적으로 변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완전 자율주행 안내 로봇 '베디비어(Bedivere)'나, 학원 없이도 아이들의 학습을 돕는 '멘토렌즈(MentorLens)', 수질 오염을 감시하는 드론 '하이드로 호크(Hydro Hawk)' 등이 그 예다. 이는 기술이 소외 계층과 환경 문제 해결에 얼마나 깊이 관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모두를 위한 혁신(Innovation for All)'이 단순한 구호가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다섯째, 공간 컴퓨팅(Spatial Computing)의 일상화다. 확장현실(XR)과 공간 컴퓨팅이 산업현장과 리테일, 교육, 훈련 영역으로 깊숙이 들어온다. 이제 '공간' 그 자체가 새로운 디지털 인터페이스가 된다.
여섯째, 디지털 헬스케어(Digital Healthcare)의 확장이다. 단순한 치료를 넘어 예방과 일상 관리(Wellness)로 영역을 확장하며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일곱째, 스마트 커뮤니티 기술이다. 인텔리빅스가 개발한 차세대 AI 카메라 센서 기술은 눈, 비, 안개, 야간 등 악천후 상황에서도 200m 떨어진 객체를 선명하게 탐지한다. 이는 기존 카메라의 한계를 극복하여 자율주행의 안전을 확보하고 GOP나 해안초소를 지키는 'AI 경계병'으로 '스마트 커뮤니티'를 구현해낸다.
여덟째, 온디바이스 AI가 제공하는 독립된 지능이다. 클라우드 연결 없이 기기 자체에 고성능 AI가 탑재돼 지능을 가진 '제품'들이 대거 등장한다.
CES 2026은 분명히 말한다. 혁신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기술을 실행으로 옮기는 사람에게서 나온다. AI는 더 이상 '보여주는 기술'이 아니라, 일을 대신하고, 결정을 돕고, 산업을 움직이는 시스템이다. 세상은 이제 문제를 해결하는 진짜 혁신가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다. 이런 점에서 당신은 혁신가인가?
최은수 인텔리빅스 대표·aSSIST 석학교수·CES2025·2026 혁신상 심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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