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 |
엔비디아가 추론 특화 인공지능(AI) 칩 전문 스타트업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AI 모델 훈련에 이어 급성장하는 추론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미국의 AI 칩 스타트업 그록(Groq)은 24일(현지시간) 자사 블로그를 통해 엔비디아와의 계약 소식을 알렸다. 그록 측은 “그록의 추론 기술에 대해 엔비디아와 비독점적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며 “계약에 따라 그록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조너선 로스를 포함한 다수의 엔지니어 인력이 엔비디아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2016년 설립된 그록은 언어처리장치(LPU)라고 불리는 AI 칩을 설계해왔다. LPU는 거대언어모델(LLM)의 추론 작업 속도를 높이는 데 사용된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AI 모델 학습·훈련과 추론 모두에 쓰이는 범용 칩이라면 LPU는 추론에 특화돼 있다. 고비용·고전력인 GPU보다 저렴하고 전력 효율도 좋아 실제 AI 서비스 단계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양측은 계약 금액 등 재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같은 날 현지 경제 매체 CNBC가 ‘엔비디아가 그록을 현금 200억달러(약 29조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보도하며 인수설도 돌았으나,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사내 메모를 통해 “인수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록 역시 독립적인 회사로서 계속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선 라이선스 체결 형식인 양사의 이번 계약이 사실상 인수·합병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거래는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유망 스타트업과 대규모 계약을 체결해 기술과 핵심 인재는 확보하되 공식 인수는 피하는 전형적인 패턴을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어크하이어’(Acqui-hire)라고 불리는 이 방식은 빅테크 기업이 반독점법을 피하면서 기술·인재를 확보하고 경쟁자를 제거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지난 6월 메타가 데이터 스케일링 스타트업 스케일AI에 143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하면서 알렉산더 왕 CEO 등 주요 임원을 영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번에 엔비디아로 합류한 그록 창업자 로스 CEO는 최근 AI 업계를 뒤흔든 구글 텐서프로세싱유닛(TPU)의 개발자 중 한 명이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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