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수수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는 경찰이 통일교 내부 문건 ‘TM(True Mother·참어머니) 특별보고’를 확보해 관련자의 혐의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재소환 카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경찰청 특별전담수사팀은 이번 금품 수수 의혹의 ‘키맨’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 통일교 간부들이 교단 내부 현안을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게 보고하기 위해 작성한 ‘TM 특별보고’ 문건을 입수해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 ‘TM’은 통일교 내부에서 ‘참어머니’로 불리는 한 총재를 뜻한다. 해당 문건은 2017년 8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원고지 기준 1만 8360장에 달하며 경찰은 그 안에 정치권 인사와 관련한 각종 로비 정황이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
TM 문건에는 2018~2020년 사이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가리 시계와 수천만 원 상당의 현금을 받았다는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오른 전 전 장관과 임종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 등이 다수 언급된 것으로 파악됐다.
전 전 장관의 경우 7차례, 임 전 의원은 19차례, 김 전 의원은 29차례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언급된 부분에는 다른 정치권 인사들의 이름도 거론됐으며 ‘문재인 대통령 심복 중 심복’ 등 주관적인 평가 또한 들어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통일교 관련 행사의 구체적인 일시와 장소를 언급하며 특정 인물의 축사나 구두 협조 여부 등도 보고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경찰은 2019년 1월 7일 오후 2시 ‘TM 일정:전재수 국회의원’이라고 보고된 부분을 주목하고 있다.
임 전 의원과 관련한 언급도 다수 발견됐다. 통일교와 정치권 인사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입건돼 전날 경찰에 출석해 14시간의 고강도 조사를 받은 송광석 전 천주평화연합(UPF) 회장이 2017년 10월 보고에서 임 전 의원을 언급한 정황도 포착됐다. 송 전 회장은 당시 대만에서 임 전 의원을 만났다고 하며 “참부모님의 활동 소개와 비전을 교육받는 시간을 가졌다”고 보고했다. 임 전 의원이 당시 국토건설교통위원회 소속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천원단지(천원궁) 건설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러나 의혹 당사자들은 해당 문건이 한 총재에게 ‘충성 경쟁’을 벌이기 위해 과장된 내용을 담고 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전 전 장관은 이달 19일 경찰에 출석하면서 “통일교로부터 그 어떤 불법적인 금품 수수가 결단코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임 전 의원 또한 통일교 관계자들이 성과를 부풀리기 위해 과장된 내용을 포함시켰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채민석 기자 vegemin@sedaily.com이유진 기자 re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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