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홍수 [넷플릭스] |
[헤럴드경제=박영훈 기자] “재난영화인 줄 알았더니, 짜집기한 SF?”
지난 19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를 놓고 혹평이 빗발치고 있다. “30분 보다 말았다” “완전 속았다” 등 최근 넷플릭스가 선보인 작품 가운데 시청자들의 호불호가 가장 크게 갈리고 있다.
‘대홍수’는 소행성 충돌로 전 세계에 대홍수가 덮치고, 인공지능(AI) 연구원 구안나(김다미)가 아들과 함께 침수된 아파트에서 사투를 벌이는 영화다.
공개 이후 반응은 처참했다. 네이버 평점은 최저점(1점)과 최고점(10점)으로 양분됐고, 온라인에서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시간 낭비다”는 혹평이 줄을 잇고 있다.
뭇매가 쏟아지면서 유명 번역가 황석희 씨는 “관객들의 평이 과도하게 짜다”는 평까지 내놨다.
영화가 난타를 당하자 넷플릭스는 실제 성적표를 공개했다. 혹평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대홍수 [넷플릭스] |
넷플릭스는 25일 ‘대홍수’가 글로벌 톱(Top)10 영화 비영어 부문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지난 19일 공개된 이후 3일 만에 시청 수 2790만회를 기록했다. 넷플릭스가 공개하는 시청 수는 시청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이다.
대홍수는 한국을 포함해 스페인·브라질·카타르·태국 등 총 54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다. 톱10에 진입한 국가를 포함하면 총 93개국에 이른다. 시청 수를 기준으로 보면 영어 부문 영화 1위를 달리는 ‘나이브스 아웃: 웨이크 업 데드 맨’(2090만회)을 넘어섰다.
해외 관객들은 “신선한 설정의 아포칼립스 스릴러”, “김다미와 박해수의 연기가 압도적”이라며 호평을 내놓고 있다.
대홍수 [넷플릭스] |
그럼에도 한국에서 유독 난타당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영화 공개 전, 넷플릭스와 제작사가 배포한 포스터와 예고편은 물에 잠긴 아파트, 사투를 벌이는 주인공 등을 강조하며 전형적인 ‘K-재난 생존물’의 외피를 입고 있었다. 관객들은 ‘해운대’나 ‘터널’, ‘엑시트’처럼 재난 상황에서의 인간애와 탈출 과정을 그린 영화를 기대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대홍수’의 실체는 난해한 ‘타임루프 SF’였다. 중반 이후 인공지능(AI)과 시뮬레이션 설정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직관적인 재난물을 기대했던 관객들은 당혹감을 넘어 ‘속았다’는 배신감을 느끼게 된 것이다.
실제로 “재난 영화인 줄 알았다” “속았다”라는 리뷰가 쇄도하고 있다.
중반부터 SF 영화로 급격히 방향을 뜨는 과정도 짜임새가 탄탄하지 못했다. 시청자들이 극에 몰입하기 어렵고, 허점만 도드라졌다는 지적이다. 넷플릭스의 홍보, 마케팅에 문제가 있었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