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에 임한 신호진. 김영록 기자 |
사진제공=KOV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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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이제 우리팀 아포짓은 신호진이다. 다만 좀더 안정적인 꾸준함이 필요하다."
'트레블'을 이룬 디펜딩챔피언 팀에 합류했는데, 시즌초 연패에 빠졌다.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해도 적지 않은 마음고생을 겪었다.
이젠 훌훌 털어냈다. 팀도 제 궤도에 올라섰다.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의 신뢰도 회복했다. 24일 천안에서 만난 블랑 감독은 "신호진은 더 잘할 수 있는 선수다. 리시브는 정말 좋다. 다만 공격에도 더 참여해줘야한다"면서도 "신호진이 자리를 잡아준 덕분에 (아포짓 교체로 기용되던)바야르사이한을 미들블로커로 기용, 공격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현대캐피탈은 우리카드를 세트스코어 3대1로 격파, 2위 자리를 굳게 지키는 한편 1위 대한항공을 승점 5점 차이로 추격했다. 아직은 차이가 있지만, 이제 전반기 막바지임을 감안하면 추격권에서 멀어지지 않는게 중요하다. 이날 경기에선 3세트 이후 위기가 있었지만, 승점 3점을 지켜내는데 성공했다.
경기 후 만난 신호진은 "어려운 상황이 있었는데, 잘 풀어내는 걸 보면서 역시 우리팀은 강팀이구나 싶었다. 어수선했던 분위기를 잘 다잡고 승리해 기쁘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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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랑 감독은 신호진을 수시로 감독실로 불러 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감독실은 선수단 연습이 이뤄지는 체육관 안에 있어 소위 '진실의방' 분위기는 아니라고.
하지만 선수들의 입장은 다를 수밖에. 신호진은 "감독님과 1대1로 이야기하면 확실히 소통이 잘 된다. 경기 소감이나 내 속마음을 확실히 전달할 수 있는 기회"라면서도 "솔직히 처음 들어갈 때의 기분은 조금 주눅이 든다. 우리 감독님이 워낙 카리스마가 대단한 분이라, 혼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고"라며 웃었다.
"내게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요구하실 때는 주로 멘털을 잡아주려 노력하신다. 자신감 있게 덤볐는데 플레이가 잘 안됐을 때는 같이 영상을 분석하면서 '그땐 이렇게 하는게 좋다' 이런 이야기를 나눈다. 감독님이 가장 강조하시는 건 '벽에 들이박지 말고, 코트를 넓게 보면서 플레이하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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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 4세트에는 현대캐피탈 레오와 우리카드 알리의 신경전이 격화돼 다른 선수들까지 말려드는 상황이 있었다. 두 선수의 충돌은 처음이 아니다. 신호진은 "레오 형이 비예나(KB손해보험) 같은 선수와는 서로 리스펙트를 주고받던데…알리는 리액션이 크고, 코트에서 장난스러운 태도를 보이는게 싫은 것 같다. V리그에서 워낙 오래 뛰었고, 지기싫어하는 승부욕이 서로 강하다보니 그런 일이 생긴 것 같다"고 돌아봤다.
신호진은 3라운드 초반까지만 해도 '내가 더 잘해야하는데'라는 부담감을 가졌다고. 우승팀에 핵심 선수(전광인)와의 맞트레이드를 통해 합류했는데 오히려 성적이 떨어졌으니 스트레스를 느낄 수밖에 없다. '상대 수비를 흔들어만 주면 된다. 나머진 레오와 허수봉에게 맡겨라'라는 선배들의 격려에 힘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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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시빙 아포짓'이라는 남자배구에선 보기 힘든 역할에도 잘 적응하고 있다. 오기노 전 감독 시절 OK저축은행에선 한때 왼손잡이 아웃사이드히터로 테스트를 받기도 했던 그다.
"리시브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OK저축은행 시절에도 리시브는 괜찮았는데, 아무래도 왼손잡이다보니 공격이 쉽지 않았다. 지금은 오른쪽에서 뛰니 그런 어려움은 없다. 황승빈 형에게 맞춘 빠른 공격, 그리고 (리베로)박경민 형과 함께 동료들의 뒤를 든든하게 지켜주는 게 내 역할이다."
천안=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