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역 경주마 초롱이' 저자 초롱이 엄마 영애씨 인터뷰
'퇴역 경주마 초롱이'의 저자인 '초롱이 엄마' 영애(63)씨는 19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승마가 고급 스포츠라는 인식 때문에 말 복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낮다"며 "대다수 말이 승마장, 경마장, 촬영 현장 등에서 방치되며 '이용 대상'으로 소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애씨가 말 산업과 복지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승마장에서 우연히 '초롱이'를 만나면서부터다. 당시 반려견을 떠나보낸 뒤 반려동물 상실 증후군(펫로스)에 빠져있던 그는 승마장을 찾았다가 다리가 아픈 초롱이를 보게 됐다. 그는 "승마장은 영업을 해야 하는 곳이어서 부상당한 말에게 많은 비용을 쓰기 어려운 구조라는 걸 알게 됐다"며 "차라리 내가 데려와 치료해주자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영애씨는 초롱이 입양을 결심하는 과정에서 승마장으로부터 초롱이의 과거를 알게 됐다. 초롱이는 뉴질랜드에서 태어나 1998년 한국으로 들어온 뒤 약 2년간 경주마로 활동하다 퇴역했다. 이후 여러 승마장을 전전하며 오랜 기간 사람을 태웠고, 이는 다리 부상으로 이어졌다.
초롱이 엄마 영애씨와 퇴역 경주마 초롱이. 책공장더불어 제공 |
"말들을 이용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생명으로 대해 주면 좋겠습니다. 이들도 끝까지 살아갈 권리가 있습니다."
'퇴역 경주마 초롱이'의 저자인 '초롱이 엄마' 영애(63)씨는 19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승마가 고급 스포츠라는 인식 때문에 말 복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낮다"며 "대다수 말이 승마장, 경마장, 촬영 현장 등에서 방치되며 '이용 대상'으로 소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애씨가 말 산업과 복지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승마장에서 우연히 '초롱이'를 만나면서부터다. 당시 반려견을 떠나보낸 뒤 반려동물 상실 증후군(펫로스)에 빠져있던 그는 승마장을 찾았다가 다리가 아픈 초롱이를 보게 됐다. 그는 "승마장은 영업을 해야 하는 곳이어서 부상당한 말에게 많은 비용을 쓰기 어려운 구조라는 걸 알게 됐다"며 "차라리 내가 데려와 치료해주자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초롱이 엄마 영애씨가 마방에 들어서자 초롱이가 영애씨에게 기대어 쉬고 있다. 초롱이 엄마 영애씨 제공 |
영애씨는 초롱이 입양을 결심하는 과정에서 승마장으로부터 초롱이의 과거를 알게 됐다. 초롱이는 뉴질랜드에서 태어나 1998년 한국으로 들어온 뒤 약 2년간 경주마로 활동하다 퇴역했다. 이후 여러 승마장을 전전하며 오랜 기간 사람을 태웠고, 이는 다리 부상으로 이어졌다.
영애씨는 승마장을 다니며 말 산업의 이면을 목격할 수 있었다. "10여 년 전 당시 말 한 마리가 하루에 먹는 사료와 건초 비용은 1만 원도 채 되지 않았어요. 그런데도 일부 승마장에서는 그마저 아끼려고 가장 싼 사료, 심지어 소 사료를 주는 경우도 봤어요."
말은 되새김질을 하지 못해 소 사료를 먹으면 심각한 소화 장애를 겪을 수 있다. 그는 "치료하면 살 수 있는 말들도 상당히 많지만 결국 비용과 시간을 이유로 도축장으로 보내는 현실이 너무나 가슴 아팠다"고 말했다.
'초롱이 엄마' 영애씨가 입양한 퇴역 경주마 '초롱이'를 쓰다듬고 있다. 초롱이 엄마 영애씨 제공 |
이러한 경험은 영애씨가 책을 쓰게 된 계기가 됐다. 초롱이를 떠나보낸 뒤 블로그에 기록을 남기다 "초롱이의 삶이 글로 남아 (퇴역 경주마의 실상이) 세상에 전해진다면 사람들이 놀라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말은 사람의 서열도 파악하고, 감정을 표현하며 사람과 교감할 정도로 매우 똑똑하다"며 "초롱이의 많은 매력을 보고, 또 초롱이로부터 사랑을 받았기에 이를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KBS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도중 숨진 퇴역 경주마 마리아주(까미)와 지난해 충남 공주시에서 발생한 말 학대사건 등을 통해 말 복지 문제가 부각된 바 있다. 이후 말이 처한 환경은 달라졌을까. 영애씨는 말 복지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봤다. "기사로 접하면 '불쌍하다'고 하지만 거기까지입니다. 제도도, 현장도 크게 변하지 않았어요."
초롱이 엄마 영애씨가 쓴 '퇴역 경주마 초롱이' 표지. 책공장더불어 제공 |
퇴역 경주마 초롱이는 다리가 아팠지만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다 초롱이 엄마 영애씨에게 입양된 뒤 새 삶을 살았다. 책공장더불어 제공 |
영애씨는 퇴역 경주마와 승용마를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로 말을 위한 공공 보호시설(생크추어리) 설립을 꼽았다. "사육곰을 위한 곰 생크추어리는 시민들의 피나는 노력으로 겨우 만들어졌습니다. 한국마사회는 말을 통해 많은 수익을 내고 있어요. 그 돈의 일부만이라도 말들의 노후를 위해 쓰였으면 합니다."
영애씨는 초롱이에 이어 승용마 '위드'를 입양해 떠나보냈고, 지금은 '코드'를 입양해 치료하며 돌보고 있다. 그는 마지막으로 경주마가 아닌 일반 말들도 경마장 내 병원을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마주가 살리고자 해도 병원이 부족해 말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경마장 내 병원을 이용할 수 있다면 말을 치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