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 고리에 걸린 '호주 사망 1위' 독사…'침착함'이 목숨 구했다

[Reptile Relocation Sydney 제공]

호주에서 한 40대 여성이 맹독을 가진 이스턴 브라운 스네이크가 다리에 감기는 아찔한 사고를 겪고도 침착하게 대응해 목숨을 구했습니다.

뱀이 운동화 뒤쪽 고리에 걸려 위험한 상황에서도, 이 여성은 침착함을 유지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현지시간 23일 호주 ABC 방송에 따르면, 이 여성은 지난 20일 시드니 남서부 숲 지대에서 GPS 좌표를 이용해 보물을 찾는 게임인 '지오캐싱'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다리에 무언가가 스르르 감기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는 처음에는 큰 나뭇잎이라 생각하고 털어내려 했다가 다리 쪽을 내려다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나뭇잎이 아니라 뱀이었기 때문입니다.

여성의 다리로 접근한 이스턴 브라운 스네이크는 치명적인 독니를 가지고 있습니다.

15분 안에 사망에 이를 수도 있을 만큼 맹독으로, 호주에서는 가장 많은 사람을 숨지게 한 뱀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이 뱀이 운동화 뒤쪽에 있는 고리에 걸리면서 이 여성은 쉽사리 움직일 수도, 달아날 수도 없는 처지가 됐습니다.

[Reptile Relocation Sydney 제공]

하지만 여성은 위급한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당국에 신고했고, 구조대원이 조치할 때까지 침착함을 유지했습니다.

출동한 구조대는 뱀 머리를 제압한 뒤 여성의 신발을 벗겨 구조에 성공했습니다.

현장에 출동한 뱀 포획 전문가 코리 케레와로는 "지금까지 겪은 사건 중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례"라며 "뱀의 움직임이 제한돼 있어 피해자는 물론 구조대의 안전도 확보하기 어려웠다"고 말했습니다.

여성의 다리에는 뱀에게 물린 것인지 숲속에서 긁힌 것인지 모를 상처들이 있었지만, 구조대는 뱀에게 물린 것으로 간주하고 해독제를 투여하는 등의 조치를 했습니다.

다행히 이 여성에게는 별다른 건강상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케레와로는 "뱀을 만나면 이 여성처럼 가만히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뱀은 움직임에 반응하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을수록 안전하다. 이후 거리가 확보된다면 천천히 뒤로 물러나라"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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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흠(hum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