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권수연 기자) 빙속에도 이상화 이후 김민선(의정부시청)이라는 새로운 여제가 탄생했듯이, 포켓볼에도 LPBA 김가영 이후 새로운 여왕이 탄생했다.
자그마치 13년 만이다.
서서아(전남당구연맹)는 지난 2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열린 2025 세계 여자 9볼 선수권대회 결승에서 크리스티나 트카흐(러시아)를 세트스코어 3-2로 꺾고 우승했다.
서서아는 앞서 4강에서 앨리슨 피셔(미국)를 꺾고 결승에 안착, 트카흐에게 지난해 당한 10볼 세계선수권 패배를 고스란히 설욕했다.
쉽지 않은 결승이었다. 1세트를 가져왔지만 2, 3세트를 상대에게 연달아 내주며 패색이 매우 짙었다. 그러나 서서아는 4세트를 극적으로 가져온 후 5세트까지 밀어붙이며 승부치기까지 게임을 몰고갔다. 승리의 여신은 서서아의 손을 들어줬다.
9볼 세계선수권에서 대한민국 챔피언이 탄생한 것은 김가영 이후 13년 만이었다.
서서아는 김가영 아카데미에서 지도받은 애제자 중 한 명이기도 하다.
동시에 김가영의 계보를 이어 포켓볼 여왕의 타이틀을 얻기 손색이 없을만큼 뚜렷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현재는 스승 김가영이 3쿠션으로 전향했기에 포켓볼 부문에서 서서아의 행보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서서아는 올해 인도네시아 10볼 오픈과 스페인 10볼 오픈 정상에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왔다. 이번 세계선수권 우승으로 국제대회 3회 우승을 기록하며 2025년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서서아 시대의 본격 개막을 선언한 우승이라는 평가다.
우승 직후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지난해 준우승을 한 이후 몇 개월이나 트라우마에 시달렸었다"며 "스스로도 죽을 맛이었는데 너무 아쉽다고, 다 이긴걸 졌다고 했고, 그 이야기를 (이번) 세계선수권 우승하기 전까지 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속이 울렁거렸다. 근데 더 이상 듣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난 이제 진짜 챔피언"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시합 내내 컨디션이 안 좋아서 힘들었고, 결승에서도 정말 힘들었다. 어느순간부터 테이블에는 크리스티나와 나만 있는 기분이었다. 크리스티나는 정말 멋지게 플레이했고 너와 함께 2번의 멋진 결승 무대를 만든 것은 내게도 행운이었고 진심으로 크리스티나에게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대회를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서서아는 "작년에 아쉽게 우승을 못해서 (그때는) 너무 속상했었다. 1년 만에 다시 우승을 거두게 되어 기쁘고 13년 만이라는 기록이 큰 의미가 있어 기분이 좋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하 2025 세계 여자 9볼 선수권대회 우승자 서서아 일문일답
- 대한민국 선수로 13년 만에 세계선수권 우승, 소감은?
일단 작년에 아쉽게 우승을 못해서 너무 속상했다. 1년 만에 다시 우승하게 돼서 기쁘고 13년만이라는 기록이 큰 의미가 있어서 기분이 좋다.
- 슛아웃까지 간 치열했던 결승전, 고비는 언제였는지?
사실 모든 순간이 고비였던 것 같다. 1세트를 딴 이후에 2, 3은 계속 상대가 너무 잘쳤다. 저는 그 기세에 눌려있었다 어려운 경기였는데 마지막에 운이 좋아서 우승 찬스를 얻을 수 있었다.
- 슛아웃 5번째 샷에서 상대(크리스티나)가 놓쳤을 때, 기분은 어땠는지?
사실 저는 이미 졌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친구도 저만큼 긴장을 많이 했었던것 같다. 그 선수의 경기력을 인정하고 저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 우승 후에 큐를 던지고 눈물을 흘렸는데, 당시 심정은?
큐를 던지고 싶어서 던진건 아니었다. 그 순간 너무 흥분했었다(웃음) 눈물은 작년에 우승을 못했던 기억이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 작년 세계여자10볼선수권 준우승 후 시련과 역경이 있었는데, 어떻게 극복했는지?
솔직히 말하면 딱 결승에서 지고 난 후에는 엄청 큰 충격이었다. 당구도 치기 싫었고 그게 오래갔다. 한 6개월 정도? 근데 그 기간 동안 제가 할 일 꾸준히 하고 제가 못했던 부분을 보완하려고 노력했다.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 현재 가장 보고싶은 사람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계속 시합이 많아서 부모님을 못 뵌지 좀 됐는데 많이 보고싶고 항상 감사드린다. 사랑한다.
- 남자친구(로비 카피토, 당구선수)에게 메세지?
로비, 시합기간동안 많이 도와줘서 고맙다. 맛있는거 먹으러 가자(웃음)
- 이제 향후 국가대표로서의 각오는?
일단은 한 고비를 넘었다. 10볼 선수권대회도 있고 아시안게임도 있다. 더 훌륭한 선수가 되겠다.
- 한국오픈을 앞두고 있는데, 각오 한 마디
한국오픈도 한국에서 가장 큰 시합 중 하나다. 제가 1등을 한다기보단 세계선수권 때처럼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려고 한다. 대전에서 만나요!
사진=SOOP, 대한당구연맹, 서서아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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