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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불호 갈린 '대홍수' 감독 "실패이든 성공이든…새 시도 지속해야" [N인터뷰]

뉴스1 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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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우 감독/ 넷플릭스 제공

김병우 감독/ 넷플릭스 제공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에 대한 엇갈린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일단 지난 19일 공개된 이후 작품이 낸 성적 자체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지난 23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현재 이 영화는 글로벌 톱 10 영화(비영어) 부문 1위에 올랐다. 더불어 대한민국, 스페인, 브라질, 카타르, 태국을 포함한 총 54개 국가에서 1위를 차지했고, 93개 국가에서 톱 10 리스트에 랭크됐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혹평의 비중도 적지 않은 편이다. 재난물과 SF가 교차하는 장르의 변주라든가, SF적인 설정에 대한 친절하지 않은 설명, 모성애를 강조하는 듯한 내용 등에 대해 비판하는 관객들이 꽤 있다.

최근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병우 감독은 영화가 얻고 있는 여러 종류의 반응에 대한 소감을 묻자 "올여름부터 댓글을 안 보기 시작해서 잘 모르겠다"는 농담 반, 진담 반을 섞은 답변을 전했다. (김 감독은 지난 여름 개봉한 블록버스터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을 연출하기도 했다. '전지적 독자 시점'은 원작과 다른 일부 설정으로 인해 원작 팬들에게 아쉽다는 평을 받은 바 있다.)

"저는 그러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목이 '대홍수'인데 대홍수가 왜 반밖에 안 나오나 하실 수 있죠. 만 명이면 만 명의 생각이 다 다르겠죠."

'대홍수'는 대홍수가 덮친 지구의 마지막 날,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을 건 이들이 물에 잠겨가는 아파트 속에서 벌이는 사투를 그린 SF 재난 블록버스터. 최초의 발상이 영화로 만들어지기까지, 약 10년이 걸렸다. "내가 할 일은 완전히 끝났다"고 말하는 김병우 감독의 표정은 그의 표현대로 홀가분해 보였다.

김병우 감독/ 넷플릭스 제공

김병우 감독/ 넷플릭스 제공


영화의 시작은 갓 태어난 조카를 안은 누나의 모습이었다.

"친누나의 출산 후에 누나의 집에 밥을 먹으러 갔었어요. 그때 현관에서 누나가 조카를 안은 모습을 보고 두고두고 놀림 받을 수 있을 만큼의 실수를 할 뻔했죠. 눈시울이 촉촉해졌거든요.(웃음) '이게 뭐지? 한 번도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었는데.' 어느새인가 엄마의 모습 같은 게 보이면서 '이게 뭘까?' 하는 모순과 그 당시 제가 갖고 있던 적응되지 않던 키워드들이 머릿속에서 시간이 흐르며 정리가 됐었죠."


김병우 감독의 말에 따르면 '대홍수'는 누나를 보고 느꼈던, 당시에는 설명하기 어려웠던 감정들과 함께 성경의 노아 이야기 속 대홍수, 진화에 대한 생각들을 담아 만들었다.

일부 관객들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안나(김다미 분)의 아들 자인(권은성 분)이 '빌런'이라며 답답함을 표하기도 한다. 계속해서 엄마의 시야를 벗어나는 아들로 인해 이 모든 상황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이 같은 설정이 비판받고 있는 것에 대해 언급하자 "엄마가 하는 아이의 육아에 대한 이해가 많은 분들은 훨씬 공감하실 것"이라며 영화 속 설정이 현실에 기반한 것임을 강조했다.

"실제 엄마가 아이를 키우는 모습을 유심히 관찰하면 '저 엄마는 저 아이를 어떻게 키우고 있지?' 싶어요. 하루 웬종일웬종일 아이랑 붙어있는 사람은 정말 대단해요. 아이들은 상당히 고약하거든요. 매일이 고역이죠. 마치 엄마를 괴롭히기 위해 태어난 존재인가 싶을 정도로요. 드라마나 영화에서 아역을 보여줄 때 도구적으로 활용하는 부분이 있어요. 집에 오면 있는 토끼같이 귀여운 딸, '어유 귀엽네' 한 신하고 끝나요. 그런데 '대홍수'에서 이 인물은 그럴 수 없었어요. 하루하루 엄마가 육아에 얼마나 치이는지를 보여줘야 했어요."


김병우 감독/ 넷플릭스 제공

김병우 감독/ 넷플릭스 제공


그간 김 감독은 '전지적 독자 시점'(2025), 'PMC: 더 벙커'(2018), '더 테러 라이브'(2013) 등 스펙터클은 장르의 작품들을 선보여왔다. 매 작품이 기술적으로 난이도가 있고, 도전적인 작품들이었다. 평가는 다양했지만, 결국 그가 했던 것은 늘 새로운 도전이었다.

"저는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어떤 방식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다만 이전처럼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현재 우리의 시장 상황과 연관해 생각해 봐도 그렇고요. 전부터 뭔가 만들 때 바꿔보려고 하던 게 있었어요. 특히나 지금은 더 그래요. 한 번의 시도가 실패일 수도 성공일 수도 있지만 그것에 그칠 게 아니라 계속, 지속적으로 다른 시도들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움츠러들 때 더욱."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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