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상담하는 저희도 당혹스러워요. 10억원대였던 아파트 국평이 토지거래허가제 이후엔 호가가 15억원이 됐어요. (온라인에서) 거래가 찍히는 거 보고 집주인이 가격을 지르는 거죠. 그런데 근거 있는 호가인지 수요자는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
높아진 규제 장벽에…실거래가 정보 ‘수면 아래로’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에 지역에 대한 토지거래허가제가 시행된 지 두 달이 지난 가운데 규제로 인해 발생하는 ‘시차’가 부동산 시장의 뉴노멀(새 기준)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매수·매도인들이 거래 정보가 제한되면서, 업계에서는 시장 내 가격 왜곡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전례 없는 토지거래허가제 확대 적용으로 현재 서울아파트는 거래의 실시간 검증이 불가능해졌다. 계약과 거래 통계와의 간극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토지거래허가는 영업일 기준 15일 이내 처리기간이 필요해 3주 내외가 소요된다. 지자체의 승인 후 본계약을 언제까지 체결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어 이 단계에서도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
여기에 본계약 후 거래 신고는 계약 체결일로부터 30일 이내까지 가능하다. 실거래가 등록은 최대 두 달 가까이 지연될 수 있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12월24일 토지거래허가신고를 접수했다면 공휴일 등이 반영돼 1월15일 전후 허가가 나온다. 이후 바로 계약을 해도 거래 신고를 늦게 할 경우 12월에 합의한 가격은 2월 중순에야 수면 위로 드러나는 셈이다.
시차로 인한 ‘통계 착시’는 실제 전체 아파트매매 건수에서도 드러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거래 건수는 서울 전역 토지거래허가제가 본격화한 11월 3183건에서 12월(1~23일 기준) 1608건으로 50% 가까이 줄었다. 이마저도 11월 말 이후 1달간 신고되지 않은 거래는 반영되지 않은 숫자다.
이와 비교해 토지거래허가신청 건수의 추이를 보면 감소 폭의 차이가 크다. 헤럴드경제가 새올 전자민원창구에 올라온 서울 자치구별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12월(1~23일 기준) 접수 건수는 4272건으로 11월(4669건) 대비 8.5% 감소했다. 토지거래허가 대상에 비아파트도 포함된다는 점을 감안해도 격차가 5배를 초과하는 셈이다. 아파트 거래 비중이 그게 달라지지 않았다면 실제 거래 수요가 급감했다기보다 허가·신고 절차로 인해 거래가 통계상 뒤로 밀려났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락도 상승도 확인 어려워…“호가 높이기 쉬운 구조”
이런 상황에서는 하락 거래가 발생해도 실거래 반영이 늦어 거래에 영향을 주기 어렵다. 토허제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실수요자들은 객관적 정보가 아닌 일부 중개업소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기본으로 의사결정을 해야하는 상황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도 이 같은 부작용에 대해서 우려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매도인이든 매수인이든 중개사의 입만 믿고 거액을 거래하는 정보의 비대칭이 커지고 있다”라면서 “집주인도 적정가 판단이 어려워 무조건 높게만 부르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좋은 구조”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실거래와 통계 사이의 간극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거래 당사자들이 이전보다 더 복합적인 가격 검증을 시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현 상황에서는 거래 건수나 가격 해석도 착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거래 대상 단지의 호가, 매물 수 추이, 실거래가, 복수의 중개업소를 통한 수면 아래 거래를 재확인하는 절차를 가지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