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명 사상’ 대만 흉기난동범 부모, 아들 대신 무릎꿇었다

대만에서 발생한 '묻지마 흉기 난동'의 범인 장원(張文·27·남)의 부모가 23일 카메라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지난 19일 대만 수도 타이베이에서 ‘묻지 마 흉기 난동’을 벌이고 숨진 용의자의 부모가 아들 대신 카메라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

23일 현지 매체 CNA에 따르면, 흉기 난동의 범인 장원(張文·27·남)의 부모는 이날 타이베이시 부검센터 앞에서 피해자들에게 사과하며 수사팀에 전폭적인 협조를 약속했다.

이들은 “아들이 저지른 끔찍한 범죄는 사회에 심각한 피해를 줬고,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와 고통을 안겼다”며 죽은 아들을 대신해 사과했다. 이들이 무릎 꿇는 모습은 대만 TV를 통해 생중계됐다.

다만 장원의 부모는 아들에게 건넨 돈이 무기 구입에 사용됐는지, 피해자에게 보상을 해줄지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19일 대만 타이베이 시내에서 장원이 연막탄을 피운 후 시민들에게 무차별 공격을 가하려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다. /스레드

장원은 지난 19일 지하철역인 타이베이역과 중산역 일대에서 무차별 공격을 이어가다가 경찰 추격 중 백화점 5층에서 뛰어내려 사망했다. 이번 사건으로 장원 외에 3명이 사망했고, 11명이 다쳤다.

장원은 2022년 음주 문제로 군에서 퇴출당한 이후 경비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군 퇴출 기록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스스로 회사를 떠났다. 최근에는 특별한 직업이 없던 장원은 가족들과 2년 넘게 연락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세상과 단절된 채 1년여에 걸쳐 범행을 계획했다. 작년 4월부터 가명으로 전술 장갑, 방독면, 방패 등을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구입했으며 올해 1월에는 개당 2000대만달러(약 9만원)인 M18 연막탄 24개를 사들였다. 지난달부터는 휘발유가 담긴 병 44개를 만들었다. 장원은 방독면을 쓰고 연막탄을 투척한 후 오토바이 운전자와 시민들을 향해 무차별로 흉기를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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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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