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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로 3200만원 번 투자자···'국장' 복귀 땐 600만원 稅면제

서울경제 유현욱 기자,박신원 기자,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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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과세 혜택 시뮬레이션]
매매차익 아닌 매도금액으로 혜택
수익 많이낸 종목 먼저 파는게 유리
1분기 100%·2분기 80%·3분기 50%
얼리버드 설계로 복귀 빠를수록 이득
환헤지 상품 투자땐 500만원 소득공제
정부 '채찍'보단 '당근책' 꺼냈지만
단타 위주 국내서 약발 먹힐지 미지수


정부가 24일 내놓은 서학개미 유턴 정책의 핵심은 개인투자자들에 대한 대규모 세금 감면 정책으로 볼 수 있다. 당초 시장에서는 서학개미들이 내는 해외 주식양도세의 세율을 올리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정부가 꺼내든 것은 ‘채찍’이 아닌 ‘당근’이었던 셈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한국을 떠난 서학개미를 다시 돌아오게 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매각 대금 5000만 원 한도 내에서 확정적인 세금 혜택을 거둘 수 있어 투자금 전액은 아니더라도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일정 금액을 빼낼 충분한 유인이 된다는 점에서다. 자산운용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양도세 20% 감면은 투자자 입장에서 매력적인 수치”라며 “가장 수익을 많이 낸 미국 주식을 5000만 원어치 팔아 절세 효과를 극대화하는 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가령 1750만 원의 투자 원금으로 미국 엔비디아 주식을 산 A 씨가 주가 상승으로 5000만 원에 이 주식을 팔아 3250만 원의 매매 차익을 거뒀다고 가정하면 현행 제도 하에서는 기본공제 250만 원을 뺀 과세표준 3000만 원에 20%의 양도소득세(지방세 제외) 세율을 적용해 600만 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A 씨가 이번에 신설되는 ‘국내시장 복귀 계좌(RIA)’를 통해 한국으로 돌아와 1년 동안 한국 주식에 투자할 경우 600만 원의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 원금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수익률 34%포인트가 가산되는 것이다. 이번 세제 혜택은 매매 차익이 아닌 매도 금액을 기준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같은 금액이더라도 수익을 많이 낸 종목을 먼저 파는 게 더 유리하다. RIA 계좌 내에서는 국내 주식 종목을 자유롭게 갈아타도 절세 혜택이 유지된다.

한국에 빨리 돌아올수록 더 많은 혜택을 주는 ‘얼리버드’ 방식으로 제도를 설계한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감면율은 내년 1분기에 복귀하면 100%가 적용되고 2분기에는 80%, 하반기에는 50%로 점차 낮아진다. A 씨가 내년 1분기 내에 돌아온다면 600만 원의 세 혜택을 볼 수 있지만 하반기에 온다면 300만 원으로 줄어드는 방식이다.

최지영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은 “내국인 해외투자에서 개인 비중이 2020년 이전에는 10% 미만이었는데 현재는 30%를 넘어섰다”며 “개인 해외투자자의 국내 복귀를 돕고 외환시장 안정화와 자본시장 활성화를 동시에 이루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을 위한 국회 논의와 전산 시스템 구축 등에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해 늦어도 내년 2월 초 시행에 나선다는 목표다.

현재 개인투자자의 해외 주식 보유량은 약 1800억 달러로 추정되는데 이 중 10%만 복귀하더라도 외환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추산이다. 이는 외환시장에서 거래되는 일평균 현물환(100억 달러)의 두 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정부는 아울러 주요 증권사들이 개인투자자용 선물환 매도 상품을 출시하고 환헤지 시 양도소득세를 공제해주기로 했다. 개인별 연평균 잔액 기준 1억 원 한도 내에서 환헤지 상품 매입액의 일정 비율(5%)을 소득공제로 인정하는 방식이다. 개인이 환헤지 상품에 투자하기만 해도 최대 500만 원의 소득공제 혜택을 받게 되는 셈이다. 외환시장에서는 개인이 특정 환율에 선물환을 매도하면 이를 사들인 은행은 달러 매도 매입 포지션을 맞추기 위해 달러 현물을 시장에 팔아야 한다. 결과적으로 외환시장에 달러 공급이 늘어나는 구조다. 최 관리관은 “환율 변동 위험에 노출돼 있는 개인투자자가 해외 자산 매각 없이 높은 환율로 환차익을 확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대책의 요건이 까다로워 투자자들의 참여 여부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도 있다. 아무래도 단타 투자자 비중이 높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1년 동안 최대 5000만 원을 묶어두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주식에 장기로 돈을 묻어두려면 결국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같은 우량주 중심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국내 투자 금액을 최소 얼마까지 채워야 혜택이 인정되는지에 대한 세부 기준이 아직 불확실한 만큼 향후 정책의 디테일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유현욱 기자 abc@sedaily.com박신원 기자 shin@sedaily.com이정훈 기자 enoug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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