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 사회 맡으라'는 국회의장 요청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부의장, 끝내 거부
우 의장, 정회 검토하다 양당 만류에 접어
"국민 보기 부끄럽다"… 양당에 개선 요구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0시 10분 국회 본회의장. 전날 상정된 이른바 허위조작정보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해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11시간 48분간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마무리한 직후, 본회의장 전면 의장석에 서있던 우원식 의장이 무겁게 입을 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우 의장이 본회의 정회를 선포해 필리버스터를 중단시킬 수 있다고 보고 본회의장으로 속속 집결하고 있을 때다. 송언석 국민의힘 대표는 앞서 "국회의장이 불합리한 정회를 강행할 경우 공정한 본회의 진행을 위한 정당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긴급 문자를 보내 소속 의원 소집령을 내렸다. 이에 맞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본회의장으로 속속 모여들고 있었다.
우 의장은 어두운 표정으로 "주호영 부의장의 책무 불이행을 의장과 이학영 부의장이 대신 감당하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잘못된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주 부의장에게 책무 이행을 요구했으나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부의장, 끝내 거부
우 의장, 정회 검토하다 양당 만류에 접어
"국민 보기 부끄럽다"… 양당에 개선 요구
23일 국회에서 열린 제430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 수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는 가운데 우원식 국회의장이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뉴스1 |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0시 10분 국회 본회의장. 전날 상정된 이른바 허위조작정보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해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11시간 48분간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마무리한 직후, 본회의장 전면 의장석에 서있던 우원식 의장이 무겁게 입을 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우 의장이 본회의 정회를 선포해 필리버스터를 중단시킬 수 있다고 보고 본회의장으로 속속 집결하고 있을 때다. 송언석 국민의힘 대표는 앞서 "국회의장이 불합리한 정회를 강행할 경우 공정한 본회의 진행을 위한 정당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긴급 문자를 보내 소속 의원 소집령을 내렸다. 이에 맞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본회의장으로 속속 모여들고 있었다.
우 의장은 어두운 표정으로 "주호영 부의장의 책무 불이행을 의장과 이학영 부의장이 대신 감당하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잘못된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주 부의장에게 책무 이행을 요구했으나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우 의장은 정회를 선포하는 대신 의장석을 지키는 선택을 했다. 그는 "그럼에도 양 교섭단체로부터 합의된 의사일정을 지켜달라는 요구가 있어 이를 수용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제한 토론의 정상적 운영에 책임을 다하라는 국회법과 의장의 요구를 거부한 주 부의장의 태도는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며 "마음에 들면 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책임을 저버리는 태도는 국회의 운영을 가로막는 반의회주의일 뿐이고, 책임회피, 책임방기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이런 비정상적인 무제한 토론은 없어야 한다"며 "양 교섭단체 대표께서 방안을 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장동혁(가운데)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1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12·3 윤석열 비상계엄 등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제보자 보호 등에 관한 특별법에 대한 반대토론으로 역대 최장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위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 기록을 세운 뒤 주호영(왼쪽) 국회부의장 등 동료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의장 239시간 사회 볼 동안 주호영 부의장은 '33시간 사회'
앞서 우 의장은 전날 허위조작정보근절법 필리버스터 시작하며 '본회의 정회' 가능성을 경고했다. 국민의힘 소속 주 부의장이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고 작심하고 비판하면서다. 우 의장은 주 부의장이 23일 오후 11시부터 24일 오전 6시까지 사회를 맡아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거부할 경우 '필리버스터를 정회할 수 있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정전 등 불가피한 사유로 무제한 토론을 실시할 수 없을 경우 정회할 수 있다'는 국회법 규정을 들면서다.
우 의장에 따르면 22대 국회 개원 이후 총 10회에 걸쳐 약 509시간의 필리버스터가 있었는데 의장이 239시간, 이 부의장이 238시간 사회를 봤다. 반면 주 부의장은 7회 사회를 거부했고, 33시간의 사회만을 맡았다. 이 때문에 우 의장과 이 부의장이 심각한 체력 부담을 느끼고 있고, 이런 상황은 국회 운영에도 차질을 주고 있다.
우 의장이 언급한 오후 11시가 점점 가까워지자 본회의장엔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윽고 11시가 됐지만 주 부의장은 나타나지 않았다. 주 부의장은 "늘 언론의 자유를 외치던 민주당이 역행하는 악법을 만드는 데 협조할 수 없다"는 글만 페이스북에 남겼다. 우 의장 측은 정회를 심각하게 검토했지만, 민주당·국민의힘 원내지도부에 대책을 찾아달라는 '특별 과제'를 주고 결국 '밤샘 사회'를 이어가기를 택했다.
23일 국회에서 열린 제430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 수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는 가운데 김병기(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태년(왼쪽) 의원이 의장석으로 가 우원식(오른쪽) 국회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뉴스1 |
민주당, '필피버스터 제대로법' 처리 계획 다시 만지작
민주당 원내지도부에선 이날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는 반응이 나왔다. 우 의장이 필리버스터 의사봉을 놓아버리면 여당이 밀어붙이는 쟁점법안 처리가 지연될 수밖에 없어서다. 민주당은 지난 16일 주 부의장에 대한 사퇴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며 주 부의장을 압박하고 있지만 통하지 않는 상황이다.
여당 지도부는 "극심한 체력 부담에도 의장이 양보한 만큼 특단의 대책을 찾아야 한다"는 기류다. 이른바 '필리버스터 제대로 법'이라 이름 붙인 국회법 개정안부터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필리버스터 진행 시 국회 본회의장에 재석 의원이 60명 미만일 경우 필리버스터를 즉각 중단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민주당은 이미 국회법 개정안을 지난 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단독으로 의결했다. 다만 이달 본회의에서 처리하려던 방침은 보류했다. 조국혁신당이 반대하면서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필리버스터가 소수당 의견 표출을 보장하는 제도라는 것을 충분히 인식한다"면서도 "왜 이런 법이 발의됐는지, 왜 통과돼야 하는지 국민의힘이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개정안이 빨리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재추진 방침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 안팎에선 이르면 30일 본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이 처리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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