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포르투갈전에서 파울루 벤투 당시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직전 경기 퇴장에 따라 그를 대신해 벤치에서 작전을 지휘했던 세르지우 코스타 전 한국 축구대표팀 수석코치가 K리그 지휘봉을 잡는다.
올해 극도의 부진 속에서도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수원 삼성을 잡아 K리그1(1부) 잔류에 성공한 제주SK가 코스타를 감독으로 데려온다.
제주 구단은 24일 "한국 선수와 K리그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코스타 감독을 새로 영입했다"라며 "계약기간은 상호 합의에 따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코스타 감독은 이미 한국 축구팬들에게 잘 알려진 인물이다.
지난 2018년 가을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해 4년 4개월간 지휘봉을 잡고 한국 축구사 두 번째로 월드컵 원정 대회 16강 진출을 일궈낸 벤투 감독 휘하의 수석코치로 몸 담았기 때문이다.
코스타 감독은 벤투 감독의 오른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그와 오랜 기간 동고동락했다.
코스타 감독은 2007~2010년 포르투갈 3대 명문 중 하나인 스포르팅 리스본에서 스카우트와 전력분석관(2007~2010년)을 하면서 벤투 감독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벤투 감독 따라 포르투갈 대표팀 수석코치를 했고,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포르투갈이 조별리그 탈락하며 벤투 감독이 물러난 뒤엔 대표팀 전력분석관을 역임했다.
2016년 다시 벤투 감독을 따라 브라질 크루제이루 EC 수석코치를 했다. 벤투 감독이 조기 경질된 뒤 부임했던 그리스 명문 구단인 올림피아코스에서도 수석코치(2016~2017년)를 맡았으며 중국 충칭 당다이 리판 수석코치(2018년)를 거쳐 한국 축구대표팀 수석코치(2018~2022년)를 지냈다.
벤투 감독은 한국을 떠난 뒤 중동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대표팀을 지난 3월까지 지휘했는데 이 때도 코스타 감독이 수석코치로 보좌했다.
벤투 감독은 4년 넘게 태극전사들을 지도하면서 한국에 상주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따라 코스타 수석코치도 가족들과 함께 한국에서 오랜 기간 살았고, 자연스럽게 K리그 현장 곳곳을 누빌 수 있었다.
K리그와 한국 축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뜻이다.
한국 축구에 대한 좋은 추억도 갖고 있다. 코스타 감독은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가나전(2-3 패) 때 벤투 감독으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가 퇴장을 당해 다음 경기였던 조별리그 최종전 포르투갈전 벤치에 앉지 못하게 되면서 지휘봉을 잡아 90분간 전략, 전술을 이끌었다. 한국은 선제골을 내준 뒤에도 팀 밸런스를 유지한 끝에 후반 정규시간 종료 직전 손흥민의 단독 드리블과 패스에 이은 황희찬의 역전 결승포에 힘입어 2-1로 이기고 기적 같은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코스타 감독은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했던 황희찬을 포르투갈전에서 조기에 교체투입하는 등 괜찮은 용병술을 펼쳐 당시 한국 팬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긴 적이 있다.
제주 구단은 "코스타 감독은 전력분석관 출신답게 영상과 데이터 분석을 직접 정리하면서 자연스레 K리그의 전반적인 분석까지 마쳤다"라며 "2026시즌 새로운 비상을 꿈꾸는 구단의 입장에선 변화 및 혁신을 이끌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코스타 감독은 UAE 수석코치를 할 때 한국 유튜버를 만난 뒤 "한국의 후라이드 치킨 맛을 잊을 수가 없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제주 구단으로 오면서 다시 'K-치킨'을 맛 볼 수 있게 됐다.
제주는 코스타 감독 영입을 통해 사상 네 번째 외국인 사령탑 시대를 열어젖혔다.
제주는 지난 1995년부터 1998년까지 카메룬 축구의 1990 이탈리아 월드컵 8강 신화를 이끌었던 러시아 출신의 발레리 니폼니시 감독 아래서 K리그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윤정환, 조윤환, 최윤겸, 조성환, 남기일 등 니폼니시 감독 아래서 코치 혹은 선수였던 이들이 이후에도 그의 축구를 계승할 정도다.
이후 트나즈 트르판(튀르키예·2002~2003년), 알툴 베르날데스(브라질·2008~2009년)도 제주를 지휘봉을 잡았다.
서유럽 출신으론 처음으로 코스타가 제주 사령탑으로 오게 됐다.
오는 29일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새 시즌 구상을 직접 밝힐 예정인 코스타 감독은 구단을 통해 "2018년부터 시작한 한국에서의 삶은 정말 최고였다. 한국을 떠난 뒤 사람, 생활, 음식 모든 부분이 다 그리웠다"며 "2025시즌 제주가 힘든 시즌을 보냈던 만큼 책임감과 동기부여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제주SK 축구단/ 엑스포츠뉴스DB / 대한축구협회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