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화재 때 ‘연둣빛 방향’ 대피하세요…“일정 수준 이상 가시 효과”

구룡터널 내 안전빛색을 적용한 터널안전경관등을 설치한 모습. 서울시 제공

앞으로 터널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연두색 빛을 따라 대피하면 된다.

서울시는 연기나 불길 속에서도 시인성이 뛰어난 ‘안전빛색’ 터널안전경관등을 홍지문·정릉·구룡터널 등 3곳에 설치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24일 밝혔다. 안전빛색은 노란색과 초록색을 섞은 연둣빛이다.

터널에는 화재 등이 발생하면 피난연결통로를 통해 다른 방향의 터널로 대피할 수 있는데, 그동안은 터널 내부가 연기로 가득 차면 피난유도등이나 대피시설을 식별하기 어려웠다.

이에 서울시는 안전빛색을 전국 최초로 개발해, 피난연결통로 입구(홍지문터널 3곳, 정릉터널 2곳, 구룡터널 1곳)의 천장과 벽면에 띠 형태로 안전경관등을 설치한다. 앞으로는 유사시, 연두색 빛이 보이는 방향으로 이동하면 비교적 수월하게 대피할 수 있다.

서울시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실증 실험 결과를 통해서도 암전이나 연기가 발생했을 때 일정 수준 이상 가시성이 확보돼 대피에 도움을 주는 효과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시범 운영을 진행한 뒤 향후 다른 터널과 지하차도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터널 입구부터의 거리 등이 표시된 ‘위치 표지’도 개선한다. 어두운 상황에서도 경찰이나 소방에 정확한 위치를 알릴 수 있도록 빛을 저장했다가 발광하는 ‘축광 시트’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해당 표지는 최대 1시간 동안 빛을 낼 수 있다. 서울시는 구룡터널 내 기존 위치표지 46곳을 축광식으로 교체했다.

한병용 서울시 재난안전실장은 “각종 위험 상황을 다각적으로 시뮬레이션하고 개선 방안을 검토해 시민과 작업자 안전을 강화할 수 있는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

윤석열? 김건희? 내란사태 최악의 빌런은 누구 ▶

내란 종식 그날까지, 다시 빛의 혁명 ▶스토리 보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