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5.12.15 ⓒ 로이터=뉴스1 ⓒ News1 김경민 기자 |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지난 1월 백악관에 복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열성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은 올해 일련의 사건을 거치며 1기 행정부 때보다 분열이 더 심해졌다.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23일(현지시간) 올해 마가 진영의 분열을 불러일으킨 5가지 순간이 있었다며 이들이 "보수주의의 미래를 둘러싼 존재론적 전쟁에 갇힌 채 2025년을 마무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첫 번째 순간은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지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비벡 라마스와미 DOGE 고문을 위시한 실리콘밸리의 친(親)트럼프 진영과 '미국 우선주의' 진영 사이의 충돌이다.
라마스와미는 미국 문화가 "탁월함보다 평범함을 숭배해 왔다"며 미국이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세계 최고 인재들을 영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머스크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반(反)이민 정책을 비판하며 외국인 인재 영입에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이는 반이민 성향이 짙은 마가 진영의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과 거칠게 충돌한 뒤 DOGE 수장에서 물러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일론 머스크(오른쪽) 테슬라 최고경영자와 대화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
두 번째 순간은 지난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습이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은 12일 만에 종결됐으나 이는 마가 진영의 고립주의 성향 지지층의 반발을 샀다. 특히 반이스라엘·반유대주의 성향 지지자의 목소리가 커지는 계기가 됐다.
세 번째 순간은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을 둘러싼 논란이다. 지난 7월 미국 법무부는 엡스타인이 2019년 교도소에서 자살했으며 그의 '고객 명단'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엡스타인이 외국의 정보기관 요원이었으며 교도소에서 살해당한 것이라고 주장해 온 마가 진영 일각은 법무부의 발표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미국 의회는 지난달 엡스타인 관련 기록을 공개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과정에서 엡스타인 문제에 가장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온 마조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거친 설전을 벌인 뒤 의원직을 사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이 과거에 함께 찍은 사진이 이른바 '엡스타인 파일' 공개를 앞두고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내셔널몰에 전시됐다. 2025.12.15 ⓒ 로이터=뉴스1 ⓒ News1 김경민 기자 |
네 번째 순간은 지난 9월 발생한 미국 청년 보수 단체인 터닝포인트 USA(TPUSA)의 창립자인 찰리 커크 암살 사건이다. 커크는 보수진영 내의 다양한 파벌에 목소리를 낼 장을 마련하면서 분쟁을 조정해 왔다. 그러나 그의 암살 사건 이후 우파 논객인 캔디스 오언스가 배후에 이스라엘이 있으며 TPUSA가 은폐에 가담했다고 주장하면서 커크의 죽음을 둘러싼 새로운 논쟁을 촉발했다.
마지막으로는 지난 10월 말 우파 논객 터커 칼슨이 극우·백인우월주의·반유대주의 성향의 논객인 닉 푸엔테스와 인터뷰한 사건이 있다. 68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한 인터뷰 영상에 대해 유대계 보수 논객 벤 샤피로는 "도덕적으로 저능하다"고 비난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의 케빈 로버츠 회장은 칼슨을 옹호하자 이에 대한 반발로 이사회 구성원 3명이 사임했고, 직원 15명은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주도하는 싱크탱크 '미국 자유 증진'(AAF)으로 이직하기도 했다.
폭스뉴스 출신 보수 논객 터커 칼슨이 18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미국 청년 보수 단체인 터닝포인트 USA의 연례 행사 '아메리카페스트'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12.18.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정환 기자 |
이러한 분열상은 지난 18~21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TPUSA의 연례행사 '아메리카 페스트'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이 행사에서 칼슨, 샤피로는 서로에 대한 비난을 주고받았다.
차기 유력 대권 후보로 떠오른 JD 밴스 부통령은 "서로를 배제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이 있다"며 자제와 단결을 촉구했다. 그러나 그 또한 친이스라엘 성향 보수 진영에서 반이스라엘 진영과 선을 긋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푸엔테스를 위시한 극우 진영에서는 밴스 부통령이 인도계 이민자인 우샤 밴스 여사와 결혼하고 빅테크 기업을 우대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다.
악시오스는 "아메리카 페스트는 마가 내 분열을 해소하기는커녕, 이 운동이 얼마나 분열되었는지, 그리고 양측 모두 타협할 의지가 얼마나 부족한지를 부각했다"고 분석했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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