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이미 천문학적 자본이 투입된 인공지능(AI) 산업은 성공 여부와 무관하게 멈출 수 없는 산업이 됐습니다.”
김학주 한동대 AI융합학부 교수는 “정보기술(IT) 붐이 아이디어의 경쟁이었다면, AI 붐은 설비 투자 전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데이터센터와 반도체에 이미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 상황에서 AI 성장의 ‘슬로우다운(둔화)’은 곧 부실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학주 교수는 AI·반도체·에너지 등 신기술 산업이 어떻게 서로 맞물려 성장하는지를 짚은 ‘탠배거 포트폴리오’를 최근 출간했다. 김 교수는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에든버러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센터장과 우리자산운용 CIO, 한국거래소 상장 심의위원을 지냈다.
김학주 한동대 AI융합학부 교수는 “정보기술(IT) 붐이 아이디어의 경쟁이었다면, AI 붐은 설비 투자 전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데이터센터와 반도체에 이미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 상황에서 AI 성장의 ‘슬로우다운(둔화)’은 곧 부실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학주 교수는 AI·반도체·에너지 등 신기술 산업이 어떻게 서로 맞물려 성장하는지를 짚은 ‘탠배거 포트폴리오’를 최근 출간했다. 김 교수는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에든버러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센터장과 우리자산운용 CIO, 한국거래소 상장 심의위원을 지냈다.
최근 서울 영등포구 파크원에서 가진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김 교수는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인공지능을 편하게 쓸 수 있는 인프라를 깔아주고, 데이터 활용과 산업별 적용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라며 “인구 감소와 성장 둔화로 기존 경제 운영 방식이 한계에 이른 만큼, 앞으로는 민간자율경제로 전환될 수밖에 없고 그 핵심 도구가 인공지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학주 한동대 AI융합학부 교수(사진=페이지2북스). |
“AI 신냉전의 본질은 계산능력”
오픈AI의 전 세계 가입자는 7억 명을 넘지만, 유료 구독자는 3500만 명 수준으로 아직 전체의 약 5%에 그친다. 이런 상황에서 AI 투자 속도를 늦출 경우 탈락 기업이 급증하고, 그 충격을 세계 경제가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게 김 교수의 분석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미·중 갈등은 결국 누가 더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계산하고 활용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AI는 생산성을 높여 물가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이자, 국가 간 힘의 균형을 바꾸는 전략 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미국의 반도체 통제 속에서 중국이 AI에 올인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제한된 자원으로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라며 “결국 패권이란 누가 지배적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이를 주변 국가에 확산시킬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AI의 연산 기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 반도체인 만큼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AI용 고성능 메모리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상황에서 주도권을 해외 기업들이 쥐게 되면 한국 반도체 산업은 뒤에서 따라가는 구조로 밀릴 수 있다. 김 교수는 “국내 기업들이 단기 실적이나 재무 판단에서 벗어나, 메모리(데이터 저장)와 비메모리(연산·제어)를 AI에 맞게 통합 설계하는 기술 중심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기술이 바꾸는 일상
계산과 실행의 한계를 넓히는 신기술 확산은 이미 우리의 삶을 바꾸고 있다. 김 교수는 양자컴퓨터를 인공지능과 결합될 때 비로소 위력이 드러나는 ‘궁극의 계산 도구’로 규정한다. 신약 개발이나 나노 소재 연구처럼 계산해야 할 경우가 방대한 분야에서는 양자컴퓨터가 수년 걸릴 계산을 단 몇 분으로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계산 능력이 승패를 가르는 군사·안보 영역에서도 양자컴퓨터는 정보 해킹과 적의 움직임 예측 등에서 판을 바꿀 잠재력을 지닌다. 다만 데이터 처리 분야에서는 인공지능이 더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양자컴퓨터는 특정 분야에 선택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그는 “인공지능이 계산의 ‘속도’를 높였다면, 양자컴퓨터는 계산의 ‘차원’을 바꾸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휴머노이드(인간과 유사한 형태의 로봇)는 산업 현장과 돌봄·위험 노동 등 사람이 하기 어려운 영역부터 빠르게 적용되고 있다. 실제로 이동형 로봇은 공장과 시설을 돌아다니며 데이터를 수집·점검하고, 치매 환자 돌봄이나 재난·해저·광산 작업처럼 인간의 접근이 어려운 현장에서 활용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김 교수는 “자원과 에너지 소모에 의존하던 성장 모델은 한계에 이르렀다”며 “앞으로 효율을 높이는 신기술이 해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