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금융지주가 14대 전북은행장으로 단독 추천한 박춘원 JB우리캐피탈 대표. 사진 전북은행 |
━
박춘원 JB우리캐피탈 대표 단독 추천
전북 대표 ‘향토은행’으로 불리는 전북은행 차기 행장 선임 절차가 돌연 연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른바 ‘김건희 여사 집사 게이트’ 연루 의혹으로 특검 수사 대상에 오른 인물이 내정되자 수뇌부가 사법 리스크와 부정적 여론을 의식해 임명을 미룬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JB금융지주에 따르면 전북은행은 지난 16일 이사회와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박춘원 JB우리캐피탈 대표를 제14대 행장으로 선임할 계획이었다. 전북은행 대주주인 JB금융지주는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백종일 전북은행장 후임으로 박 대표를 단독 추천했다. 그러나 당일 갑자기 이사회 일정이 무기한 연기됐다. 임시주총도 함께 미뤄졌다. JB금융지주 계열사인 광주은행이 지난 17일 예정대로 임시주총을 열고 정일선 부행장을 제15대 행장으로 확정한 것과도 대비된다.
이례적인 일인데도 JB금융지주 측이 연기 사유와 향후 일정을 공개하지 않아 해석이 분분했다. 전북은행 안팎에선 “박 대표가 ‘김건희 여사 집사 게이트’로 불리는 IMS모빌리티 투자 의혹과 관련해 지난 7월 민중기 특검(김건희 특검) 조사를 받은 게 영향을 미쳤다”는 소문이 돌았다. 박 대표가 이끄는 JB우리캐피탈은 김 여사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씨가 설립에 관여한 IMS모빌리티에 2023년 10억원을 대 ‘청탁성 투자’ 의혹이 불거졌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왼쪽에서 여섯 번째)이 지난 10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박충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 이찬우 농협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황병우 iM금융지주 회장,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연합뉴스 |
━
‘청탁성 투자 의혹’ 7월 특검 조사받아
애초 차기 전북은행장 최종 후보군 2명에 백종일 현 행장도 포함됐다. 그러나 ‘이자 장사’ 등 논란 속에 연임 의사를 철회하고 중도 사퇴했다. “전북은행은 최고 수준의 예대(예금·대출) 마진을 남기고 있으면서 지역민을 상대로 고금리 이자 장사를 한다”(김성수 전북도의원)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전북은행은 지난 6월 기준 공시 대상 19개 은행 중 가계 예대 금리 차(정책서민금융 제외)가 5.94%p로 가장 높다. 일각에선 “공공성을 중시하는 현 정부의 포용 금융 기조와 백 행장 사퇴가 무관치 않다”는 시각도 있다.
박 대표 선임이 연기되자 전북은행 내부에선 “자행 출신을 발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969년 설립된 전북은행에서 자행 출신 은행장은 2021년 선임된 서한국 행장이 유일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 업무 보고에서 이찬진 금감원장에게 질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
━
전북은행 “자격 철저히 검증…12월 선임 마무리”
논란이 일자 전북은행은 지난 18일 성명을 내고 “박춘원 전북은행장 후보자는 일부 언론 보도에서 제기된 이슈를 포함해 자회사 CEO 후보추천위원회로부터 비전·전략·리더십·전문성·사회적 책임 등 자격 요건을 철저히 검증받아 최종 후보자로 추천됐다”며 “이사회에서 추가 검증이 필요한 사항이 있는지 재차 확인한 뒤 이달 말 이전에 은행장 선임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원한 전북은행 관계자는 “이사회 연기는 과거 ‘김건희 집사 게이트’ 관련 리스크를 한 번 더 필터링하는 차원이며, 금감원이 제동을 건 것”이라며 “여전히 박 대표 선임이 유력하다”고 했다. 이어 “회사 내부에선 백 행장 퇴임식이 오는 29일 정해져 있고, 내년 1월 2일 인사를 목표로 차기 행장 선임을 마무리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9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 업무 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왼쪽에서 여섯 번째)이 지난 10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박충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 이찬우 농협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황병우 iM금융지주 회장,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연합뉴스 |
━
전북은행 “행장 인선 대통령과 무관”
그러나 잡음은 여전하다. 전북은행장 선임 연기와 관련, 지역 정치권은 최근 금융권 지배 구조 문제와 인사 관행을 지적한 이재명 대통령의 ‘투서’ 발언에 주목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업무 보고에서 “무슨 은행에 행장을 뽑는다는데 ‘누구는 나쁜 사람이다’, ‘선발 절차에 문제가 있다’ 등 투서가 쏟아진다”며 “똑같은 사람들이 집단으로 이너서클 만들어 계속 해먹는다는 지적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치할 일은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근본적으로 이사회 기능과 독립성이 크게 미흡한 데서 비롯된 문제”라며 지배 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 출범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거론되는 금융지주사들에 대해서는 산하 금융회사 검사 착수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과 이 원장이 전북은행 이사회와 임시주총이 열리기 전 박 대표 선임을 콕 집어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금융권에선 적어도 금감원의 ‘검증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전북은행 측은 “행장 인선은 이사회 결정 사항으로 대통령 발언과 관련 없다”며 “JB금융지주는 그간 정치·외압보다 실력·실적을 중시해 CEO를 선임해 왔고, 이번에도 JB우리캐피탈의 실적 개선 성과와 수익성 제고, 사업 다각화 등 박 대표 능력을 보고 추천한 것으로 안다”고 선을 그었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시각 핫뉴스] 머스크 재산 1,105조 원…사상 초유 7천억 달러 돌파 外](/_next/image?url=https%3A%2F%2Fstatic.news.zumst.com%2Fimages%2F119%2F2025%2F12%2F22%2F778259_1766351158.jpg&w=384&q=100)

![[다다를 이야기] 가게 박살낸 람보르기니 우르스…운전자가 '3억' 슈퍼카 버린 이유는?](/_next/image?url=https%3A%2F%2Fstatic.news.zumst.com%2Fimages%2F119%2F2025%2F12%2F23%2F781929_1766455583.jpg&w=384&q=100)
![암 투병 박미선, 공구 논란에 "죄송합니다" [앵커리포트]](/_next/image?url=https%3A%2F%2Fstatic.news.zumst.com%2Fimages%2F4%2F2025%2F12%2F22%2F202512221442492994_t.jpg&w=384&q=1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