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 사상 최장' 필리버스터가 남긴 장면들[사진잇슈]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1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발언대 옆에 자료를 가득 쌓아둔 채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특별법 등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고 있다. 민경석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특별법 등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하기 위해 헌법학 책을 비롯한 자료를 들고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 민경석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오전 11시 40분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마쳤다. 장 대표는 지난 9월 같은 당 박수민 의원의 17시간 12분의 기록을 뛰어넘어 24시간 동안 본회의장을 지키며 제1야당 대표로 헌정사상 처음 필리버스터에 나서 사상 최장 기록을 세웠다.

1박2일 동안 이어진 이번 필리버스터에서 장 대표는 최장 기록 외에도 여러 재밌는 모습을 남겼다. 첫날 눈에 띈 것은 장 대표가 단상에 들고 올라간 ‘헌법학’ 책 등 수북이 쌓인 자료 더미였다. 국회의장과 여야 의원들을 향해 90도 인사를 한 그는 자정을 넘겨서까지 필리버스터를 이어갔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특별법 등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하던 중 여러 차례 물을 마시고 있다. 민경석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필리버스터를 하는 동안 굳은 몸을 풀고 있다. 민경석 기자

이튿날 오전 8시경. 필리버스터가 시작된지 20시간을 넘기자 장 대표는 입 안에 침이 말랐는지 연신 물을 들이켰다. 오랫동안 자리를 지켰던 우원식 국회의장 역시 잠시 일어나 어깨를 돌리며 굳은 몸을 풀기도 했다.

이날 본회의장 국무위원석에서 자리를 지킨던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피곤함에 잠깐 조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한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장시간 필리버스터로 인해 준비한 찬성토론을 할 기회가 없다며 너무 오랜 시간 발언대를 차지하고 있던 장 대표에게 항의하기도 했다.

정성호(왼쪽 위)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필리버스터를 하는 동안 졸고 있다. 민경석 기자

김병주(맨 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특별법 등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하는 도중 장 대표의 장시간 필리버스터로 인해 찬성토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며 항의하고 있다. 민경석 기자

필리버스터를 시작한지 24시간이 가까워지자 종결 투표를 위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속속 본회의장에 모였고, 24시간의 발언를 마친 장 대표는 같은 당 의원들의 격려 속에 본회의장을 나섰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4시간 동안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특별법 등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마친 뒤 의원들의 격려를 받고 있다. 민경석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4시간 동안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특별법 등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마친 뒤 의원들의 격려를 받고 있다. 민경석 기자

민경석 기자 newsmaker82@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