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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뷰] 역대급 ‘혹평’인데…‘대홍수’, K무비 최초 넷플릭스 72개국 1위...왜?

디지털데일리 조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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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과 SF결합한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 엉성한 스토리에 비난 봇물





‘콘텐츠뷰’는 OTT시리즈, 영화, 드라마 등 국내 플랫폼에서 서비스되는 다채로운 콘텐츠를 사회·문화적으로 해석하고 주관적인 시각으로 분석하는 코너입니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조은별기자] 그날도 평범한 아침이었다. 인공지능(AI) 개발자 안나(김다미 분)는 “바깥이 수영장이 돼 수영 연습을 했다”는 6살 아들 자인(권은성 분)의 칭얼거림을 잠결에 넘겨 듣는다.

아들의 유치원 등원을 위해 아침식사를 준비하던 안나는 발에 닿는 차가운 물의 감촉에 알 수 없는 두려움을 느낀다. 자인이가 화장실 수도꼭지를 잠그지 않은걸까. 거실 창문으로 3층까지 물이 차오른 걸 확인한 안나는 대피를 위해 허겁지겁 짐을 챙기던 중 의문의 전화 한통을 받는다. “일단 윗층으로 피하세요!”

19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는 제목처럼 거대 재난으로 출발하는 영화다. 소행성 충돌로 빙하가 녹아내려 지구 대부분이 물에 잠기는 대재앙이 발생하면서 안나가 사는 아파트도 물에 잠기기 시작했다. 아들 손을 잡고 고층으로 대피하려 하지만 계단도 아파트 주민들로 옴짝달싹 못하는 상황. 이때 안나가 근무하는 연구소 인력보안팀 손희조(박해수)가 구원투수처럼 등장해 그들을 구조하는 헬기가 옥상에 도착할 것이라며 길을 안내한다.




영화는 초반 전형적인 재난 영화의 공식을 따른다. 쓰나미처럼 밀려 들어오는 물 때문에 아파트 하층부가 완전히 잠긴 상황에서 누군가는 집안에서 최후를 준비하고 누군가는 약자와 어린이에게 자신의 집을 개방해 화장실과 물을 건넨다. 재앙이 닥쳐도 임산부는 출산하고, 파렴치한 누군가는 빈집을 약탈한다. 김병우 감독은 ‘더 테러: 라이브’(2013)처럼 좁은 공간에 갇힌 인간의 불안을 섬세하게 묘사한다.

뻔한 재난물일줄 알았던 영화는 후반부 SF물로 급선회한다. 안나는 대홍수로 인류가 멸망 위기에 처했기 때문에 자신이 새로운 인류에게 감정을 불어넣는 ‘이모션 엔진’ 개발 업무를 완수해야 한다는 사실을 전달받는다. 또 이 과정에서 아들 자인과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문제는 이후 ‘이모션 엔진’ 개발 과정을 표현하는 과정이 SF물이 아니라 흡사 게임같은 ‘퀘스트’의 무한 반복이라는 점이다. 사람의 감정을 프로그램밍화 해 반복적인 경험으로 AI 학습을 하는 과정은 안나가 임무완수를 위해 연속해서 퀘스트를 깨는 모습으로 표현된다.





안나 캐릭터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던 관객은 AI 개발자라는 안나의 직업과 그의 업무도 대사와 도돌이표처럼 되돌아 가는 화면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스토리텔링이 생략돼 극도로 불친절해진 영화는 안나의 티셔츠에 적힌 숫자를 통해 안나가 몇 번째 퀘스트를 깬다는 정보를 줄 뿐이다.

영화는 기후재난 위기, 인공지능을 이용한 신인류 대체, 타임루프 등 거대담론을 품었지만 중반 이후 길을 잃고 오로지 ‘모성애’라는 종착지를 향해 달려간다. VFX 기술력으로 구현된 넘실대는 물의 공포와 3년간 물속에서 사투를 벌이며 촬영한 배우들의 열연이 아까울 정도다.

‘대홍수’는 공개 후 국내에서 차가운 혹평을 받았다. 네이버 영화 평점 기준으로 ‘대홍수’의 관람객 평점은 3.85점(10점 만점, 22일 오후 8시 기준)에 머물고 있다. “역대급 망작”, “정체를 모르겠다”,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등 원색적인 비난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대홍수’는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K무비 최초로 글로벌 1위라는 반전을 선사했다. 22일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대홍수’는 공개 직후 넷플릭스 글로벌 영화 부문 시청 순위 1위에 올랐다. 영어·비영어권을 포함해 전세계 72개국에서 정상을 차지하며 넷플릭스 K무비 최대 성과를 거뒀다. 그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한국영화들 성적이 그다지 좋지 못했던 점을 상기한다면 더욱 경사다.

일반 관객과 달리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조심스러운 호평이 나오고 있다. 영화잡지 기자로 활동했던 허지웅 씨는 자신의 SNS에 “저는 ‘대홍수’가 그렇게 매도되어야 할 작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옹호의 글을 남겼다.

안나 역의 김다미는 22일 서울 종로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글로벌 1위에 오른건 ‘대홍수’라는 재난 소재가 많은 분들이 공감하는 소재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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