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서울 마포구 월드컵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6차전 FC서울과 멜버른 시티 경기 종료 후 진행된 환송행사에서 린가드가 팬들을 향해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
2년간 뛴 K리그 무대를 떠난 제시 린가드(33)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생활을 언급했다.
지난 22일(한국 시각) 린가드는 영국 매체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FC서울에서 주장으로 뛰면서) 나는 더 성숙해졌고, 더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라고 말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유스 출신인 린가드는 K리그 무대를 밟은 역대 외인 중 가장 화려한 커리어를 쌓았다. 그는 맨유 소속으로 EPL에서 149경기 20골을 포함해 공식전 232경기에서 35골을 터트렸으며, 잉글랜드 국가대표로도 2018 러시아 월드컵 4강을 포함해 2021년까지 A매치 32경기에서 6골을 넣었다.
2023년 FC서울에 전격 입단한 린가드는 데뷔 시즌 26경기 6골 3도움을 올렸다. 2025 시즌에는 주장 완장까지 찼다. 이번 시즌에는 리그 34경기에 출전해 10골 4도움을 올리며 커리어 처음으로 단일 시즌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다.
두 시즌 동안 K리그1 60경기에서 16골 7도움의 성적표를 남긴 린가드는 계약 연장 옵션을 발동하지 않고, 지난 10일 멜버른 시티(호주)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6차전서 고별전을 치르고 작별했다.
제시 린가드 /사진=FC서울 SNS |
현재 린가드는 다음 행선지를 찾고 있다. 친정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접촉했으나 영입 추진까진 이어지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생활에 대해 린가드는 "한국음식은 분명히 달랐다. 산낙지도 먹어봤다"며 "다들 '오!' 하며 놀라고는 '린가드, 린가드' 하면서 다가와 사진을 찍어달라고 한다"고 말했다.
축구장에서 겪었던 충격을 회상하기도 했다. 린가드는 "팬들이 경기가 끝난 뒤 경기장 밖에서 한 시간 동안 버스를 막았다. 그리고 감독이 직접 나가서 대화했다. 정말 미쳤다고 느꼈다. 서울은 한국에서 가장 큰 클럽이기 때문이다. 난 항상 서울을 맨유에 빗댄다. 항상 이겨야 한다는 기대가 있다"라며 일명 '버막' 사태를 경험한 소감을 전했다.
서울 이적 이유에 대해 린가드는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힘든 시기에 서울의 제안을 받았다"며 "처음엔 아무것도 몰랐다. 생각해 보니 맨체스터의 소음과 방해에서 벗어나 리셋할 기회라고 생각했다. 축구에만 집중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린가드는 "눈이 오거나 얼면 훈련을 못 한다. 그냥 헬스장에서 운동하거나 인조 잔디에서 달려야 한다. 작년엔 경기장 왼쪽 절반이 완전히 얼어붙은 상태에서 뛰기도 했다. 오른쪽에서 플레이해야 했다"라고 아쉬운 점도 지적했다.
문화 차이에 대한 이야기도 언급했다. 린가드는 "한국 문화에선 항상 식탁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이 먼저 식사를 시작할 때까지 기다린다"라며 "내 음식은 아직 안 나왔고, 어린 선수들의 음식은 나왔는데 먹지 않고 있더라. 먼저 먹으라고 했는데 안 된다고 하더라. 그대로 내가 음식을 앞에 두고 손을 대지 않으면 그들은 손도 댈 수 없다. 내겐 정말 충격이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좋은 인연을 만났다며 통역사 기지용, 김기동 감독, 함선우 선수 등을 언급했다.
고별전에서 눈물을 흘리며 팬들과 작별한 린가드는 "맨유를 떠날 때도 울었다. 지난 2년간 선수들, 팬들과 깊은 유대를 쌓았다. 언제나 감동적 일 수밖에 없다. 난 내가 강한 유산을 남겼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마아라 기자 aradazz@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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